웬디 수녀의 나를 사로잡은 그림들
웬디 베케트 지음, 김현우 옮김 / 예담 / 2001년 6월
평점 :
절판


웬디 수녀의 미술관 기행 프로그램을 이전에 우연히 봤다.
이 수녀님, 얼굴을 반이나 가리는 안경에 약간의 돌출된 앞니 그리고 작기 않아 보이는 키에 그리고 바닥 까지 치렁 치렁 내려오는 수녀복에 외모만으로도 범상치 않았고, 설명은 아주 자세하고 마음에 많이 들었으나 꾸준히 보지는 못했다.

도서관에서 다른 책을 찾다가 우연히 보고는 집어 왔는데.
수녀님의 글들이 그림 공부가 아니라 인생공부다.

종교인으로써 삶에 대한 사색을 많이 하시기 때문인지, 깊이가 있는 성찰이 눈에 보인다.
때로는 이런 전문 종교인(?)을 통해서 우리 범인(凡人)들은 다시 한번 삶에 대해서 생각해볼 기회가 된다.

왜냐면 일반인들은 삶에 대해서 가만히 앉아 생각할 만큼의 여유가 없이 때문이라고 생각하다. 혹자는 확연히 제한된 삶을 살고 있는 종교인들이 과연 삶의 전선()에 있는 일반인에 비해 삶에 대해 무엇을 아느냐고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는 편이다.

웬디 수녀가 하는 말씀중에 내 마음에 와 닿았던 부분들을 옮겨본다.

"그렇다면 나는 16년동안 왜 그렇게 기도하는 삶이 오기를 학수고대 했을 까?

일반인들도 가끔은  고독한 생활을 동경하지도 모른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회사 업무, 세금 청구서, 집안의 걱정거리, 복잡한 인간 관계, 성인으로서의 책임감 등 자질구레한 일상들을 훌훌 벗어 던지고 말이다. 하지만 이는 어찌 보면 일종의 도피를 위한 고독일수도 있다.

경건하고 성스러운 삶은 다른 사람들과 함께 지내는 삶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사는 삶을 통해서 순결해지고, 사랑과 의무라는 이름 아래 이지기적이지 않은 삶을 배우게 되는 것이다.

나 또한 원치 않았던 교사 생활을 해야 했지만, 막중한 책임감 속에서 이기적이지 않은 사람이 되기 위한 배움의 과정을 마쳤다고 생각한다. "

"나는 종교에 대한 거부감이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불편해 할까봐 좀처럼 드러내놓고 신에 대해서 이야기 하지는 않지만 예술은 본질적으로 자기 자신의 진실로 이끌어주는 아름다움이며 그 진실과 아름다운이 있는 곳에 신히 항상 함께 하신다.  예술은 종종 내가 보지 못하고 있던 나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구에르치노  Guercino, 감옥에 갖힌 세례요한을 방문한 살로메.
"이것이 이 작품의 깊은 의미이다. 진정한 자유는 어디에 있는 가? 돌벽이나 창살보다 더 지독하게 우리를 가두는 것은 바로 스스로가 부여한 욕망의 감옥이 아닐까? ......그래서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성자와 어리석은 젊은 여인 둘다에 대해서 슬픔을 느끼게 된다."

파올로 우첼로 Paolo Uccello, 숲속의 사냥
"이 작품은 중심에 관한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우리 안에 있는 고요한 중심, 눈으로 확인 하고 거기에 도달할 수는 없지만 그런 것이 존재한다는 것은 인식하고 있는 그런 중심 말이다, 아마 우리 삶의 방향도 이런 소실점을 설정하고 그에 따라 조직할 수 있다면 이상적일 것이다.

나는 우첼로에 대해서 일종의 경외감 까지 느낄뻔 했다. 그의 인생은 자신에게 가장 중요한 한점을 향해 고정되어 있었던 것이다."

얀 호사르트 Jan Gossaert, 헤라클레스와 데이아네이라
"두사람은 서로를 꼭 껴안고 있지만 소유하고 있지는 않다. 서로 마음의 공간을 남겨두고 있는 것이다. 서로 얽혀 있는 다리와 팔은 그들의 일체감을 나타내지만, 그 사이에는 공간이 있어서 자신만의 자리를 가질수 있게 허락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이상적인 결혼이다. 사랑하는 사람이 서로 각자의 본모습에 충실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고 도와주는 것 말이다. 이들은 자신의 짝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하지 않는 다. 그저 서로를 받아들이고 사랑을 확신할 뿐이다."

엘 그레코 El Greco, 우화
"불꽃을 보고 혼자서 미소짓고 있는 넋이 나간 듯한 남자는 열정의 진중한 아름다움을 두려워하고 있고, 욕망에 푹빠져 있는 원숭이는 그 욕망을 현실에 맞게 조절할 줄을 모른다.

이 두가지 위험이 어둠속에서 위협적으로 버티고 있는 세상을 젊은이는 살아 할것이다. <우화>는 모든 인간들에게 중요하면서도 본능적인 열정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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