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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오쿠다 히데오 지음, 임희선 옮김 / 북스토리 / 2006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큰 병났다.
책을 보나 영화를 보다. 재밋다는 영화나 책도 다 종국에 가서는 슬프다는 생각이....
내가 이런 이야기를 하면 내 친구는 그런다.
"아까는 깔깔 웃어 놓고는 뭔소리야."
그래 웃었다. 하지만 결국은 사람 사는 것이 진짜 슬프던, 웃기던 종국에는 다 서럽더라 이거지.
이건 왠 신파 맨트냐?
공중 곡예사와 In the pool의 저저인 오쿠다 히데오의 책이다.
앞서의 두책보다는 좀 덜 유쾌하고 덜 웃기지만.
그래도 많은 30대 여성이 동의 할것이다.
1. 띠동갑
어찌 첫장부터 이리도 마음을 찔르는 지. 이제 나의 띠동갑들이 사회에서 어였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데. 난 뭘하고 싶었나 싶은 생각이 드는 데.
제목 부터 띠동갑이래. 뭔이야길까.
띠동갑 남자가 자신의 책임 아래 신입 사원으로 들어온 여자의 이야기다.
동시에 나보다 서너살 위의 남자는 너무 아저씨로 보이는 나.
2. 히로
히로는 내 남편의 이름이다. 난 남편보다 더 많이 벌고, 남자들이 아직도 우월감을 가진 사회에서 관리자가 되었다.
처음 관리자가 된사람들은 다 힘들겠지만 여자인 나에게는 한가지 문제가 더 있다.
바로 남자들이다.
남자가 우월하다고 생각하는 남자들. 파벌이나 형성하고 누구는 누구 줄이나 서로 인정하고 보살펴주고 피해가는 남자들. 수평적 관계보다는 수직적 관계에 익숙한 남자들.
이런 남자들 사이에서 힘든 나에게 한가지 위안이 되는 것은 나의 남편뿐.
이런 남자들도 생겨가고 있는 것이 어찌보면 다행이다. 그리고 그 남자가 내 남편이면 무엇보다 좋겠지.
3. 걸
여자 피터팬 병에 걸려있는 여자들. 이제는 더이상 걸이 아님을 인정해야만 하는 여자들. 하지만 아직도 우먼이기에는 진정한(?) 우먼의 반열에 드는 것은 아직은 결혼이라는 조건을 가지고 있는 사회에 살고 있는 걸은 아니나 아직 우먼으로 인정 받기에는 부족한 그런 어중띤 부류가 되어린 나.
4. 아파트
아하~
내가 가장 공감한 편.
친구가 아파트를 분양받았다. 갑자기 위기감이 온다. 나도 한채쯤 있어야 하는 것 아니야 하는 생각이 든다.
독신의 삶을 살고 나름 만족하지만 여즉 아파트를 살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왜냐면 마음 한구석에 내가 (여자인 내가) 아파트를 산다는 것은 평생 독신으로 지낼것 이라는 일종의 규약처럼 보이므로.
그런데 독신을 위한 집 구입 지침서가 말하듯이 "집을 산다는 것과 결혼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 다만 적절한 투자일 뿐이다.
(푸하하하 나의 경우는 조금 달랐지만 나의 경우는 집을 산다는 것은 이땅에 뿌리를 내린다는 의미로 생각되었다. 그래서 집을 사지 않으려고 했으나 어느날 역시 같은 이유 '이건 단지 투자일 뿐이야'로 마음을 고쳐먹었었지.)
아파트를 사고자 하자 집착이 커진다. 마음에 드는 아파트를 하나 봤다. 내 예산에 조금은 넘친다. 그런데 꼭 사고 싶다.
아파트를 사고자 하니 내 생활에서 달라지는 것이 있다.
이전에는 걸핏하면 "내일이라고 당장 때려 칠거야." 하던 직장이 무엇보다 지켜야 할것이 되었다. 아니면 그 부동산 융자금을 어찌 갚을 것인다.
그리고 주위를 둘러보니 무사안일하다고 비웃던 남자들이 달리보인다. 그들은 갚아야할 융자 먹여살여야할 가족들 때문에 치사하지만 그렇게 살고 있었던 거다. 나도 이제 그 반열에 드는 거다. 치사해도 참아야 한다.
5. 워킹맘
결혼을 하고 이혼을 하고 아이를 혼자 키우다 보니 원래 소속되었던 영업부에서 관리부로 옮겨 몇년을 지냈다. 이제 아이도 학교에 가고, 이제 내 자리를 찾아야 겠다.
난 열심히 하려는 데.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럽다. 나는 오히려 더 배려하려는 그 시선. 난 똑같이 대우받고 싶은 데.
직장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는 다름아닌 독신의 여자들이다. 그들은 아이엄마들에 대한 일종의 피해의식을 갖고 있다. 어쩌면 나도 그런지도 모른다.
내 주위에는 이 모든 과정을 거쳤을 여자들이 있다 그들이 읽으면 처음 부터 끝까지 너무나 똑같다고 생각할 것이다.
30대 직장 여성이면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것 같은 소설. 강추
30대 직장 남성중에 자원자있으면 한번 읽어보고 소감을 써주시길 간곡히 부탁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