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는 아무데나 가야겠다 - 우리가 가고 싶었던 우리나라 오지 마을 벨라루나 한뼘여행 시리즈 1
이원근 지음 / 벨라루나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읽기도 전에 떠오르는 풍경이 있다. 태백 구와우 마을, 비바람에 쓰러진 해바라기가 가득했던 그 곳이다. 그리고 해바라기를 따라 걸으며 보았던 야생화의 이름을 들려주던 이원근 팀장의 모습이 떠오른다. 그게 바로 작년 여름의 일이다.

 

비오는 여행길이었지만 빗물로 선명해진 초록의 숲이 어찌나 아름다웠는지 아직도 그 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여행사를 통해 가는 국내여행은 처음이었던 그 때 그를 보면서 ‘이 사람은 진짜 이 곳을 좋아하는구나! 좋아서 하는 여행이구나’ 란 생각을 잠시 했었다.(책은 강원도가 대부분이고, 강원도를 가장 좋아하는 것 같다.) 그런 그가 책을 냈다. ‘주말에는 아무데나 가야겠다’ 라며. 아무데나 간다니!! 얼마나 자유롭고 두근거리는 말인지 모르겠다. 17년간 국내여행만을 했던 사람이 들려주는 이야기. 기대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어릴 때 해외여행만을 꿈꾸던 시절이 있었다. 지금도 기회가 된다면 가보고 싶은 나라들이 많다. 국내는 언제든 갈 수 있기에. 그러나 삶의 대부분을 국내여행으로만 다녔던 저자의 책을 보니 참 안일한 생각이었다 싶다. 어떤 페이지를 펴더라도 너무나 아름다운 곳, 사진만으로도 충분히 아름다움이 전해지지만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만드는 그런 곳을 보여주고 있었다.

 

듣는 것만으로도 설렌다는 동강, 고개의 형상이 새가 날아가는 모습이라 붙여진 새비령, 비경의 호수와 아홉가지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곳이라는 비수구미, 골짜기를 뜻하는 강원도 말인 고라데이, 수레를 타고 넘었다는 수레너미재, 꽃이 많아 꽃꺼기재, 야생화의 천국인 곰배령. 이름만 들어도 그 아름다운이 느껴지는 듯하다.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곳은 모두 이 책에 모여 있다.

 

‘우리가 가고 싶었던 우리나라 오지 마을’이라는 부제에 맞게 정말 오지마을만을 소개하고 있다. 나는 이 책에서 처음 듣는 곳이 너무 많아 한 곳, 한 곳 여행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읽으면 읽을수록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졌다. 오지마을이기 때문에 교통편과 식사, 숙박이 쉽지 않다. 쉽게 그 모습을 보여주지 않으니 그 곳이 더 궁금하고 찾아갔을 때의 기쁨은 더욱 크지 않을까 싶다.

 

내 생애 이 곳들을 전부 볼 수 있을까. 이 아름다운 곳이 훼손되지 않길 바랐던 저자와 아버지의 바람처럼 언젠가 내가 그 곳을 찾아갔을 때 그 모습 그대로 남아있길 바래본다. 일단 가장 가까운 보곡마을로 떠나야겠다. 아무데나 가라고 떠밀지 않아도 나는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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