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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자키스 지음, 박상은 옮김 / 문예춘추사 / 2024년 1월
평점 :
그리스인 조르바, 니코스 카잔차키스
<니코스 카잔차키스의 자전적 경험이 반영된 대표작>
<그리스인 조르바>는 크레타 섬을 배경으로 진정한 자유를 찾아 광산으로 떠난 두 남자의 모험담이다. 소문이 자자하고 읽지 않으면 안될것만 같았던 바로 이 작품. 드디어 당장 내일 죽을 것처럼 거침없이 사는 자유인 조르바와 만나게 되었다.
"자네 말이 맞네, 보스. 보는 관점에 따라 다 다르겠지. 현명한 솔로몬도 해결 못할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니니까.... 잘 듣게, 내가 어느날 작은 마을에 갔는데. 아흔 살쯤 된 할아버지가 끙끙대며 아몬드 나무를 심고 있었네! '아니 할아버지, 뭐하시는 겁니까!' 내가 소리쳤네. 아몬드 나무를 심으시다니요?' 그러자 그 할아버지가 꼬부라진 허리를 돌리더니 이렇게 말하더군. '젊은이, 나는 내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처럼 산다네.' 그래서 내가 워라고 한 줄 아는가?
'저는 지금 당장 죽을 것처럼 사는뎁쇼.' " p.54
‘나’는 크레타로 향하는 항구의 카페에서 우연히 만난 조르바에게 호감을 느끼고, 그를 갈탄 광산 감독으로 고용해 함께 크레타 섬으로 갔다. '나'는 깨달음을 얻기 위해 책을 읽고(단테의 신곡을 꺼내든다) 글을 쓰며 붓다는 떠올린다. 그런 '나'가 동포를 구하러 떠나는 친우에게서 책벌레라는 핀잔을 듣고 난 후, 크레타로 가서 종이 뭉치가 아닌 행동하는 삶으로 변하기로 결심한다. '나'는 혼자서 크레타로 갔다면 분명 아무것도 바뀌지 않고 그대로인 삶이었을 것이다. 조르바를 만났고 조르바와 함께 크레타로 갔기 때문에 '나'는 그전의 '나'가 아닌 새로운 '나'로 변할 수 있었다. 그렇게 순간의 행복에 서서히 눈을 뜨고 머리로만 생각하고 욕망과 감정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껏 발산할 때 진정한 자유를 만끽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깨닫는다.
조국이나 이념, 종교가 아닌 오직 나 자신을 믿는 조르바를 통해 진정한 자유와 행복이 무엇인 알려준다. 조르바는 마음껏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며 웃고 울면서 글이나 말이 아니라 몸으로 표현한다. 춤추고(그것이 춤이라고 할 수 있는지...) 바다에 뛰어들고 산투르(그리스 현악기)를 연주한다.
"아무것도 믿지 않네. 도대체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든겠나? 나는 그 무엇도, 그 누구도 믿지 않네. 오직 나, 조르바를 믿지. 조르바라는 인간이 다른 인간보다 더 나아서가 아닐세. 눈곱만큼도 나은 점이 없지! 다른 놈들과 똑같은 짐승인걸! 하지만 조르바만이 내가 지배할 수 있고 꿰뚫어볼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서 그렇다네. 나머지는 다 유령에 불과해. 나는 내 두 눈으로 보고, 두 귀로 듣고, 이 내장으로 소화하네. 그 외의 것은 다 유령이야. 내가 죽으면 다 같이 죽는 걸세. 이 조르바의 세계도 몽땅 가라앉는다고!!"
우리는 나 자신을 들여다보기보다 주변을, 다른 사람을, 사회의 흐름을 더 신경쓰며 비슷하게 흘러가면서 살아가길 원한다. 비둘기가 아닌데도 비둘기를 따라 걷느라 자신의 걸음걸이를 잃어버린 까마귀처럼 절뚝거리면서. 그러니 까마귀는 까마귀답게, 비둘기는 비둘기답게. 자신을 믿고 자신의 생각과 의지로 살아가자. 조르바처럼 호쾌하고 농탕한 자유인까지는 아니어도 어딘가에 얽메이지 않고 자신자신을 믿어야만 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는다.
"그게 그러니까, 그 까마귀라는 놈이 원래는 보기 좋게 잘 걸을 수 있었더란 말이지. 그냥 보통 까마귀처럼 말이야. 그런데 어느 날 비둘기처럼 쁨내며 걸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네. 그리고 그날부터 그 불쌍한 까마귀는 본래의 까마귀 걸음을 죽었다 깨어나도 못 걷게 되었지. 다 뒤죽박죽이 된 거야, 알겠나? 그냥 절뚝절뚝 걸어 다녔다고." p.100
조르바는 "나'와 같이 많이 배우거나 많은 책을 읽은 것은 아니다. 오직 신이 전부였던 당시 사람들과 달리 삶을 살아오면서 쌓아온 야생의 지식과 연륜으로 신이 아닌 스스로를 구원하는, 자신만을 믿는 조르바 자신을 만들어내다. 그런 조르바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에게 큰 충격과 감동을 주었고 책 속 인물인 줄만 알아던 조르바는 실존 인물로서 작가는 그를 힌두교도들의 ‘구루(사부)’와 수도승들의 ‘아버지’에 빗대었다고 한다.
조르바는 웃음을 터뜨렸다.
"다 마음먹기에 달렸다네."
그가 말했다.
"믿음이 있나? 그렇다면 붉은 문에서 떼어낸 나뭇조각도 성스러운 유물이 되지. 믿음이 없다면? 성스러운 십자가를 통째로 갖다 준대도 벌레 먹은 문설주만도 못할 걸세."
그토록 당당하고 대담무쌍하게 돌아가는 그의 정신과 닿는 곳마다 불꽃이 번쩍 타오르는 그의 영혼에 나는 감탄해 마지않았다. p.320
동서양을 막론하고 진리는 통하는 모양이다. 마음먹기에 달렸다는 사실, 내가 어떤 마음으로 보고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딸라 모든 것은 달라진다는 사실 말이다. 이제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는 나에게 달렸다. 나는 나를 믿지, 조르바를 믿지 않는다. 그게 조르바가 원하는 거겠지?
** 고전문학을 꼭 읽어야만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시대적 배경이나 사회 분위기, 사상과 고정관념, 그리고 여성에 대한 시각. 모든 것이 어렵고 불편했다. 특히 화냥X와 같은 여성비하의 단어들이 난무하고 바라보는 시각이 매우 불쾌해서 읽기가 힘들었다. 시대가 다르다는 이유로 당시의 분위기를 이해하고 넘어가는 게 쉽지 않았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았습니다✨
#도서협찬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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