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라의 바깥 창비시선 335
이혜미 지음 / 창비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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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라의 바깥, 이혜미





나로 살아가는 간다는 것은 무엇일까.

시를 쓰면서 다시 사람들 안으로 걸어들어가 그 빛으로 연명하는 법을 배웠다는 시인의 말이 애틋하다. 아름답다는 것이 나답다는 어원을 믿는다는 시인처럼 나도 아름다운 나를 만나고 싶다. 오롯이 혼자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빛이 되어준 당신의 곁에서. 빛으로부터 도망치고, 빛을 빛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구석 모퉁이 웅크리고 있던 나를 꺼낸다. 발밑으로 빛의 주검들이 흘러내리듯 나를 빛나게 해주는 당신을 오래오래 생각한다. 도망치지 말고 그 빛을 흡수하고 또 반사해야 했음을 깨닫는다.

시를 읽으면서 아름다워지자고, 작은 빛에도 눈부신 위로를 주고받자고, 그렇게 나다워지자고. 언제 또 절망과 우울의 구렁텅이가 빠져 허우적대더라도 이 마음을 잊지 말자고.






물렁한 어둠을 헤집어 사라진 얼굴을 찾는 동안, 고개를

돌리는 곳마다 시선의 알갱이들이 쏟아진다 산산이 뿌려진

눈빛들이 나를 통과하여 사라져갔다


나는 도망친다

빛으로부터


이제야 나는 이곳에 도착한 것이다

눈을 감고

몸 안을 떠다니는 흐린 점들을 바라본다

발밑으로 빛의 주검들이 흘러내렸다

#보라의바깥




시를 쓰면서, 다시 사람 안으로 걸어들어가 그 빛으로 연명하는 법을 배웠다. 사람은 홀로 있을 때 돌연 아름답지만 그 아름다움은 곁에 있음이 잠잳된 홀로임을 믿는다. 우리는 타인 안에서 자신의 빛나는 지점을 찾기 위해 온생을 바친다. 그렇게 나는 '아름다움'이 '아(我)다움'에서 비롯되었다는 어원을 믿는다. 나를 흡수하고 또 반사하며 빛을 보태준 인연들과 사랑하는 부모님, 부족한 첫시집을 믿고 힘을 쏟아주신 창비에 깊이 감사한다.

#시인의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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