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겨진 편지는 고백하지 않는다 청춘문고 19
안리타 지음 / 디자인이음 / 2019년 4월
평점 :
절판





겨진 편지는 고백하지 않는다, 안리타


 



 


보내지 못한 편지를 씁니다.


다를 거라 믿고 싶었고, 확신하고 싶었습니다.

그것이 불안이 되어 이별로 가는 길인줄도 모르고 말이에요.

분명 서로가 서로에게 최선을 다했을거예요.

마음의 무늬가 달랐고, 마음을 전달하는 방식이 달랐고,

나의 사랑이, 당신의 사랑이 되지 못했던 것뿐입니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 사랑이 될 줄 알았으나

결핍과 결핍이 만나 서로를 채워줄 줄 알았으나

사랑을 모르는 두 사람이 만나 사랑을 잃게 되었습니다.

서로의 눈물이 달라서 우리는 몰래 울어야 했습니다.

우리의 눈물은 서로에게 가닿지 못했습니다.


우리는 서로를 몰랐던 그 때로 돌아가야 했습니다.

나는 몰랐던 날들을 잊었고 자주, 오래오래 아팠습니다.

얼마나 부서져야 그날이 올까요.


불면의 밤은 오래도록 나를 붙들고 있습니다.

잠이 오지 않는 밤, 당신을 생각합니다.

당신을 씁니다.

당신이 떠오르지 않을 때까지.


공허한 밤이, 그렇게 흘러가는 하루가 길었습니다.

외로운 밤이, 그렇게 흘러가는 날들이 많았습니다.

공허하고 외로운, 그래서 쓸쓸하고 슬픈 밤.


그렇게 하루하루가 닳고 닳았습니다.

그런 시간은 나만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우리의 밤이, 꺼지지 않는 별빛처럼 빛나던 시절이 있었는데 말이죠.

그 새벽이 참 행복했었는데 말이죠.


숱한 밤이 지나가고, 걷고 또 걸으며 당신을 떠나보냅니다.

이렇게 당신을 지나간다고 생각하니

조금 아프고, 슬프고, 이상합니다.


하지만 괜찮습니다.

나의 바다, 나의 밤, 나의 외로움, 나의 공허,

이 모든 나의 당신.

당신은 어디에도 있고, 당신은 어디에도 없으니까요.


 


작가님의 문장을 바탕으로 편지를 썼습니다.


























당신은 다를 거라 믿고 싶었던 거야.
사랑은 그러니까
당신만이 좋은 사람이라 믿고 싶었던 거지.
단지 믿고 싶었던 거고
확신하고 싶었던 거야.
내 마음이, 계속 그리 지시하는 거야.
그래,
그때부터
우리는 이미
이별이 시작되었지.
p.33

너도 나도 최선을 다해 마음을 다했을 것이다.
각자가 지닌 모양대로 마음대로 마음을 전했을 것이다.

서로가 가진 마음의 무늬가 달라 맞지 않았을 뿐
마음의 방식이 서로에게 적용이 되지 않았을 뿐.

마음을 나눈 사이란 어쩌면 상대가 지닌 마음의 생태와
모양까지도 그려해야 하는 일이다.

나의 사랑 하나로 너의 사랑이 될 수는 없더라. p.35

어리석은 밤.
서로의 마음을 감추느라 한참을 떠들고
집에 돌아오는 길. 이렇게 잡음만 쌓인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 사랑이 될 줄 알았는데,
상처와 상처가 만나 또 다른 상처가 되어간다.

우리는 결코 우리의 마음을 들키지 않기 위해
숱한 밤을 떠들고 밤새 열병을 앓을 것이다.

사랑할 줄 모르는 자들이 만나
사랑을 꿈꾸다가 사랑을 잃고,
또 아프다고 말하는 밤.

결핍과 결핍이 만나 결핍을 확인하는,
그것을 사랑이라 불러야 할까? P. 39

서로의 눈물과 눈물은 결코 만날 수 없어서,
단지 우리는 보이지 않게 울었겠지.
서로 섞일 수 없는 눈물을 지닌 탓에
자꾸만 몰래 울어야 했겠지.
p.41

이별 후에 이별이 있고 이별만 있어
매일매일 다짐해도 몇 번을 더 이별해야 할까.
그러니까 이별은 몇 번 만에 성사될 수 있을까.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기껏해야
우리를 모르는 처음으로 돌아가는 일뿐인데,
여기 남아 계속되는 마음은

당신을 잊기 위해
나는 또 한번 죽어야 하는 것이다.

나는 이제 어떤 방식으로 부서져야 하나. P. 43

잠이 오지 않는다.
당신을 쓴다. 당신을 지운다.
당신의 얼굴을 떠올린다.
떠오르지 않는다. p.65

당신을 오래오래 떠올렸다.

그렇게 흘러가는 공허가 많고 많았다.
그렇게 흘러가는 하루가 닳고 닳았다. P. 117


우리의 마음은
결코 꺼지지 않는 별빛이어서
세상이 잠든 새벽에도 밤새 빛났다. P. 140

먼 당신의 아주 작은 일부가
이곳을 스치고 있구나,
당신의 마음이 조용히 지나가는구나, 생각할 때면

조금은 아프고, 슬프고, 이상했다.

진짜
아프고
슬프고
이상했다. P. 141

네가 있는데, 네가 없어서
걷고 걸었다.
내가 떠나고 내가 돌아오는
긴 긴 새벽마다. P. 143


이 밤, 이 공허를, 이 침묵을
당신이라고 불러도 이상하지 않아.
당신은 어디에도 있고, 당신은 어디에도 없어서. p.151


댓글(0)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