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마블 위픽
이종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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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마블, 이종산

푸른과 구슬의 사랑이야기. 그래서 블루마블.

<캐치>라는 잡지회사에 일하는 푸른은 어느 날 갑자기 시계 안에 있던 뻐꾸기와 함께 ‘사랑의 러브 게임’이라는 게임을 미션완료해야 하는 마법에 빠져버렸다. 뻐꾸기라니, 신들이 만들어낸 게임이라니, 그것도 부루마블같은? 이런 판타지로맨스소설은 처음이다. 유치하지만 귀엽고 사랑에 서툰 이들의 로맨스게임이 흥미진진하다.

‘사랑의 러브 게임’은 주사위를 던져 나오는 미션을 성공해야만 한다. 요즘은 플러팅이라고 하지만 예전엔 속된 말로 뻐꾸기 날린다고 하는데 뻐꾸기가 주도하는 미션이라서 웃겼다. 푸른은 짝사랑 전문가인데다 좋아하는 구슬은 여자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생겨도 혼자 정리하는 일이 익숙한 푸른보다 어쩐지 뻐꾸기가 더 사랑을 잘 아는 것 같은데...?
“아니, 중요한 건 그 사람이 널 좋아하는지 아닌지에 달렸지. 여자인지 남자인지에 달린 게 아니야. 말도 안되는 핑계 대지 말고 얼른 전화해! 다시 말하지만 대단한 걸 하라는 게 아니고 전화만 하라니까?” p.28

푸른과 구슬은 함께 잡지 창간 10주년 보드게임을 만드는 일에 뽑히게 되면서(그때도 주사위를 던져서 뽑았지 아마?) 매일 야근하면서 함께 일해야 했다. 그래서 좀 더 미션을 성공하기가 쉬웠을지도 모르지만 여러 번의 미션을 함께하면서 깨닫게 된다. 자신이 정말로 사랑에 빠졌다는 것을.

처음에는 뻐꾸기의 강요였지만 점차 해피엔딩을 이루고 싶어지는 푸른. 푸른의 게임이, 사랑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끝까지 읽게 되었다.

다 읽고나니 이렇게 유쾌하게 읽었던 퀴어문학이 있었나 싶다. 작가의 말을 읽고 나니 알겠다. 모르는 사람들로 가득찬 세상을 사랑하는 능력을 가진 건 작가님이었구나. 멋있는 사람은 작가님 자신이었네요. 꿈꾸고 마는 것이 아닌 자신이 꿈꾸는 것이 무엇인지 세상에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말이 오래오래 기억에 남는다. 꿈꾸기만 한다고 꿈이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이런 멋진 작가들을 자주 만나고 싶다. 더불어 이종산 작가님의 다음 책도 기다려진다.

오랫동안 나는 ‘나’를 이입할 수 있는 로맨스, ‘남’과 ‘여’가 주인공이 아닌 로맨스가 세상에 훨씬 더 많아지기를 바라왔다. 그러나 앉아서 기다릴 수만은 없다. 나는 제자리에서 꿈꾸는 것보다 내가 꿈꾸는 것이 무엇인지 세상에 말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다.
사랑하는 능력은 초능력과 같다. 모르는 사람들로 가득찬 세상을 사랑하는 능력을 가진 초능력자들을 존경하고 응원하는 마음으로 이 소설을 썼다. 당신들이 이 세상이 망하지 않도록 떠받치고 있다고 진심으로 믿는다.
#작가의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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