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너였다면 이곳에 낭만적인 이름을 붙였을까 ㅣ 김소원 단상집 1
김소원 지음 / 별책부록 / 2020년 7월
평점 :
품절
#하리의서재 #하리그라피
#하리의책 #하리밑줄
#하리의책읽는시간
19.
우울을 고백하는 게 부끄럽냐고 물으면 그렇다고 대답할 것이다. 당신이 한 번 더 묻는다면 아니라고 대답할 것이다. 한 번 더 물어보는 사람에게는 뭐든 부끄럽지 않다. 그게 상처든 기억이든 뭐든.
그래서 괜찮냐는 말은 언제나 간격을 두고 두 번이어야 한다. 아니 어쩌면 세 번, 혹은 네 번.
51.
어떤 말들이 상처가 될 때가 있다. 내가 필요 이상으로 예민하다는 것도, 그 말을 한 사람이 악의가 없다는 것도 안다. 그러니까 그 사람을 탓할 수는 없는 건데, 그럴 수는 없는 건데, 그럴 수는 없는 거지만.... 그래 그럴 수는 없는 거니까. 그냥 웃고 넘어가면 될 일들. 아무렇지 않을 일들. 언제나 상처를 받은 사람은 있는데 상처를 준 사람은 없었다.
60.
나의 로망
˝예민하고 민감한 당신의 우울을 사랑해.˝
˝나랑 결혼할래?˝
#너였다면이곳에낭만적인이름을붙였을까 #김소원단상집
#김소원
#별책부록
어린 시절에는 어둡고 우울했던 날들이 많았다. 작가님의 스물 언저리의 단상집이라는 이 책을 보니 어린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 들었다. 젊은 날에는 유난히 더 감성에 젖어있었고 우울과 자기혐오에 빠져있었기 때문에 더 공감하면서 읽었는지도 모르겠다. 여전히 내 안에는 낮은 자존감과 우울, 자기혐오, 절망이 숨어있다. 언제든 튀어나와 나와 내 곁에 사람들을 힘들게 하고 공격하려고 한다. 가장 공격당하는 건 역시 나 자신. 좋은 사람과 형편없는 사람 사이에서 갈팡질팡하며 나를 일으켰다가 짓밟는 것도 나 자신.
밝고 건강하고 화사한 사람은 아니지만 조금은 나아가고 싶다. 늘 다짐만 하고 아무것도 이루지 못하는 나 자신에 대한 혐오까지 뒤범벅된 시간을 잘 견뎌내고 싶다. 가짜행복말고 온전히 내 마음을 보듬고 행복을 조금 채워나가면서 그저 이런 나라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