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리뷰] 고요한 우연

고요한 우연 - 제13회 문학동네청소년문학상 대상 수상작 ㅣ 문학동네 청소년 63
김수빈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2월

유진와 유진부터 우리들의 스캔들, 프루스트 클럽, 아몬드, 훌훌까지 청소년문학이라 분류되었지만 마음울리는 책들이 있었다. 훌훌과 함께 산 고요한 우연을 읽고 평범하고 보통의 학창시절을 떠올렸다.

아주 보통의 아이, 이수현은 꿈에서 같은 반 친구인 우연을 만났다. 그것이 계기였다. 우연이 궁금해지기 시작한 것은. 그렇게 우연이를 자주 쳐다보게 되었다. 전에는 눈에 띄지도 않았던 우연이를 보면서 궁금해지고 알고싶어졌다.

수현이 좋아하는 건 정후, 친해지고 싶었던 건 고요. 작은 반짝인 하나가 없다던 수현에게 고요와 정후는 특별해보였을 것이다. 그래서 좋아하고 동경하기도 했겠지. 하지만 강인할 것 같은 고요도, 밝고 행복해보이는 정후도 알고보면 그 안에 슬픔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수현은 우연이와 고요, 정후를 통해 조금씩 변화해가고 있었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 그래서 도와주고 싶고 위로해주는 것, 관계의 거리를 좁혀나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수현이는 고요를 도와주고 싶어하지만 용기내지 못했다. 이유없이 미움받고 괴롭힘에 시달리는 고요를 보면서도 선뜻 나서지 못했다. 우연이의 sns를 찾다가 우연인줄 알았던 sns가 고요임을 알았지만 자신을 밝히지 못했다 그렇게 익명으로라도 소통하며 마음을 나누게 되면서 타이밍을 놓치게 된 것이다.

아이들이 sns를 통해 마음을 드러내고 소통하면서 위로받는 장면이 좋았다. 누구에게나 자신의 마음을 드러내고 위로받고 싶은 마음이 있다. 직접 만나서 해줄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도 있다. 교실이 아니어도 괜찮다. 마음을 다독여줄 수 있었으니까.

˝나는 안타까웠어. 할 수만 있다면 기준을 바꿔서라도 행성이라는 이름을 다시 붙여주고 싶었어. 그땐 미처 몰랐거든. 우리가 어떤 이름으로 부르든 명왕성이 별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는 걸. 꼭 행선일 필요는 없는 거야.˝

수현이는 스스로를 평범하고 재미없고 지루한 사람이라고 하지만 고요의 더러워진 책상을 일찍 등교해 치워주고 길고양이를 돌보고 사라진 친구를 찾아 달려가는 수현이는 이미 너무 특별하다. 수현이에게 이미 그 자체로도 빛나는 존재라고 말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