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조카가 요번에 중학교에 입학했다. 장난꾸러기에 능청스럽기 그지없는 아이이지만 새로운 학교에 간다는 설레임 때문인지 좀 긴장한 듯 했다. 교칙이 이러니 저러니 하면서 스스로 미용실에 가서 머리도 짧게 쳐 오고, 해도 되는 일 안되는 일을 체크하느라 정신이 없었다. (이런 현상이 얼마나 유지될지는 모르겠지만..ㅎㅎ)
입학식엘 참석하는건지 아닌지 몰라서 언니와 나는 중학교에 들어갈 당시를 생각해 보았지만, 도저히 생각이 나지 않았다. 결국 혼자 보냈다.(나중에 깍두기님이 해송이 입학식날 갔었다는 페이퍼를 읽고서는 가도 되는거였구나~ 라고 잠깐 생각했다..^^;;)
학교를 다녀왔는데, 조카 말로는 반에 여자아이들이 10여명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엄청난 소리를 했다. 남자 아이들은 30여명 정도라니까, 거의 3:1이 비율이 아닌가!!
우린 그날 저녁 심각하게 아이들 장가보내는 문제에 대해 의논했다.
"얘, 기범아.. 너 효주한테 잘 보여야 겠다.! 봤지? 여자아이들 적은거.. 이러다가 너네들 결혼하기는 다 글렀다.."
"효주야, 너 친구들 집으로 데리고 올때 잘 선별해서 데리고 와라.. 오빠 장가는 보내줘야지!!"
뿐만인가..! 본격적인 연상연하가 시작됨이 틀림없지 않은가... 특히, 우리집처럼 누나와 남동생으로 구성된 집은 아무래도 더하다.-.-;; 이래저래 우리는 그날 저녁을 여자의 희소성에 대해 얘기하느라 다 보냈다.
그.런.데... 그 다음날 조카는 반이 바뀌어 왔다. 학교에서 온 유인물에 의하면 컴퓨터 처리의 잘못으로 비율이 잘못되어 반이 나뉘었다나.. 새로 바뀐 반은 남녀 각각 반정도로 잘 나뉘어졌다.
이런 황당함이라니..ㅡ.ㅡ;
아무리 하루만에 잘못된 것을 고쳤다지만, 그 첫 날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데 이제와서 딴 반이라고.? 반편성 발표된 것이 지난 25일, 왜 그동안 아무도 착오를 몰랐을까? 컴퓨터에 찍혀나왔다고 확인 한번 안했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게.다.가. 우리 자매가 열나게 그 밤에 토론한 여자의 희소성은 도대체 어쩌란 말이냐!! 그 밤을 돌리도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