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특이한 제목이다 . <나는 러브에 당했다> 타카다 유코의 단편 모음집으로 현재 2권까지 나왔다.

사랑 이야기라고 하길래 보통의 순정단편집처럼 예쁘고 두근거리고 사랑스러운 이야기인 줄 알았다. 한데, 예상과는 완전 틀린 얘기다. 사실 표지의 색깔부터 심상찮지 않은가..!!
제목 옆에 조그마한 글자로 따로 써 있다. <이상연애의존증 異常戀愛依存症>이라고...
그렇다!! 이 이야기들은 하나같이 집착과 의존에 빠진 여자와 남자의 이야기다. 그들의 사랑은 정상의 범주에서 벗어난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정신병이다.
남자친구가 식물인간인 상태로 3년째, 남들은 그녀를 불쌍하다고 하지만 그녀는 불행하지 않다. 남자친구는 눈물을 잘 흘렸다. 그가 흘리는 눈물방울을 보며 그녀는 그의 눈알을 핥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그를 계단에서 밀었다. 기절한 동안 눈알을 핥았다. 한데, 그가 깨어나질 않았다. 남들은 불쌍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녀에겐 해피엔드였다. 그가 잠든동안 마음껏 눈알을 핥을 수 있으니..
바람둥이를 사랑한 그녀는 그의 곁에 있기위해 그에게 다른 여자친구를 허용한다. 조만간 끝나는 놀이상대로 만족한다고 스스로에게 최면을 거는 동안에 정말로 그렇게 되어버렸다. 그와 헤어지고 난 뒤에도 그녀는 계속해서 놀이상대로만 끝나는 대상을 찾아다녔다. 그러던 중, 그녀를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는 남자를 만나고, 그와 결혼까지 약속한다. 지금까지는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남자를 못만났던 때문이었다고 자위하며... 그러나, 결국 그녀는 다시 첫사랑의 놀이상대가 되기위해 떠나버린다.
이 기묘하고 비틀린 사랑들을 읽으며 나는 또 왜 그리 빠져들었는지 모르겠다. 그림은 그다지 이쁘지 않다. 오히려 거친 편이라고 해야겠지.. 이야기들이 이쁘지도 않다. 오히려 변태스럽달까..
그러나, 그들에게서 나는 억눌린 인간을 본다. 참으로 묘하게 시선을 끄는 책이다. '15세 이상 가' 만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