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동화 - 프란츠 카프카 외 23인의
프란츠 카프카 외 23인 지음, 김재혁 옮김 / 하늘연못 / 200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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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니 환타지니 하는 장르의 독서엔 관심도 없는 사람이 이 책의 구입과 독서를
하게 된 건 순전히 배수아의 '올빼미의 없음'때문이다.

쿠르트 투홀스키-가 언급된 대목에서 그를 검색하게 됐고 국내엔 그의 번역물을
읽을수 없다는 데 실망하다가 그의 작품이 실린 본 도서를 알게 됐다.

여하튼, '골치아픈 소설'의 책읽기에서 벗어나 진도가 잘 나가주는 동화 읽기는 나름 휴식의 독서
가 되었다. 스물네 편의 길고 짧은 동화에서 촌철살인의 감동이나 이건 뭔가 싶은 결말에 벙 찌기
도 했다. 카프카의 '법 앞에서'는 얼음이 빠각 깨지는 것 같이 제대로 한 방 먹은것 같기도 했다.
기획의도는 좋은 도서임에 분명하다.

사족을 꼭 붙여할 마음 읽는 내내 들었는데,
2007년 1월 17일 초판 1쇄본이다. 만약 2쇄를 찍는다면 수정해야 할 곳이 한두 곳이 아닌것 같다.
도대체 교정교열을 어떻게 보고 오케이 사인이 났나 싶을 정도다 최소한 내가 보기에. 너무나 부
적절한 단어들로 번역한 곳도 많고 어색한 행갈이도 많다.

그렇기 때문에 너는 쫓기지만, 나는 아무도 건드리지 않아. 너와 네 종족들이 뿌리가 뽑히는 동안
우리는 이렇게 번창하고 있지. 적응만이 복지로 가는 길이야, 사랑하는 표범아!"
-p99 '카멜레온' 가운데

'복지'라는 부분에서 요즘말로 빵 터졌다. '환상동화'라는 책의 성격과 복지 라는 단어가 적절한가?
이런 경우를 일일이 나열하지는 않겠다. 옮긴이 김재혁의 학력을 떠나 감각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심장 피의 동화'에서는 주인공을 지칭 하는 데 한 페이지에서 2-3개를 번갈아 가며 썼다.

'그' '젊은이' '젊은 시인' '한스' 이러한 이름이 나오는데 원본이 어떤지는 알 수 없으나 번역자가 작품에

대한 고민을 조금이라도 했다면 마구잡이로 이름을 가져다 썼을까 싶다. 
 

일반적으로 어떤 문장이 행갈이를 해서 끝맺을 때, 가령 "~했다." 로 끝난다면 '다' 라는 말이 한 행으로
내려온다면 기본적으로 자간을 좁히거나 늘려 윗행으로 붙이거나 몇 자 더 붙여서 한 행을 더 늘린다.

지금까지 교정지를 보면서 그렇게 하지 않는 편집자를 단 한 번도 본적이 없다. 그러나 본 도서는 그런

경우가 허다하다. 얼마나 원고에 관심과 신경을 쓰지 않았나. 그런 원고의 책을 돈주고 사 봤다는데

화가 치민다 이 말이지. 식당을 가서 밥 한끼를 먹어도 아무렇게나 만들어 내는 밥은 딱 봐도 티가 나고

안 먹은거만 못하지 않은가 말이지.
 



쌩초보 편집자가 봐도 한눈에 지적하고 수정해야 할 편집상의 실수도 거르지 못하고 그대로 지나쳤다.
171p 하단 5-6째 행을 보면 초등학교 아이들도 눈에 보이는 실수가 있다.

이러저러한 문제들을 보면 참 성의 없이 뭔가에 쫓기는 듯 만든책이라는 느낌이다. 그렇다고 많은
책을 출간하는 출판사도 아니더라 검색해보니. 사장 하나에 모든 건 외주인 나홀로 출판사인가?

저작권료와 무관한 외국 작가들의 작품을 짜깁기 해서 출판하는 건 뭐라 못하는거지만 이렇게 무성의하게
'개판'으로 내는 출판사와 대충 날림 번역하는 번역자들, 아주 학을 뗀다.
본 도서를 출판하고 옮긴이의 도서는 두번 다시 읽지 않겠다 장담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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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빼미의 없음
배수아 지음 / 창비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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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속에서 거울을 들여다보는 것은 소름이~
우리들 자신이 마침내 껍질만 남은 나무풍뎅이의 화석으로 변할 때까지. -p72


'쿠르트 투홀스키'를 알게 되어 그를 검색해 보다

젊은 시절 항상 그는 자살한 사람들을 어느정도 질투하고 선망해왔다. 종종 강하고 날카로운~
그리하여 돌이킬 수 없는 어떤 병적 상태에 이르렀는지, 한때 곰곰이 생각해본 적이 있었다. -p81


겨우겨우 라고 해야 적절하겠다. 역시나 이번에도 배수아를 읽어내기엔 힘겹다는 생각이
역력했다. 읽다가 팽개친 때문에 앞서 읽은 두 편은 다시 펼쳐 봐도 내가 읽었던가 할 만큼
기억에 없다. 애써 다시 읽을 기력도 노력도 하지 않고 통과. 어거지로 일단 읽기 시작했으니
다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하는 독서라니...

이야기(서사)와 의식의 경계가 뚜렷하지 않다보니 어디가 어딘지 안개 속을 헤매는 독서다.
그렇듯 안개 속에서 안개가 들려주는 것만을 보자면 의미 있는 독서가 된다는 게 문제라면
문제랄까. 그것마저 없다면 정말로 다시는 배수아를 읽지 않았을 것인데 그 희미하면서도 
분명한 존재감이 배수아의 특기이자 장점이랄수 있겠다.  

일전에 읽다가 멈춘 박솔뫼의 '을'이 자꾸만 오버랩된다. 배수아 '꽈'란 이야기가 되겠다.

표제작인 올빼미의 없음 에 대해 언급하자면,
없음 이라는 현상은 다름 아닌 '죽음'이다. 어떤 낱말을 쓰느냐에 따라 '현상'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누군가가 또는 뭔가가 없어진다는 것, 더이상 존재치 않다는 것에 대한 작가의 말들을 곳곳에서
읽을수 있다. 그것은 타자에 해당하는 것만은 아니다. 자신이 자기가 기억하고 판단하는 자신인지
아닌지 어느 순간 자신할수 없는 장면을 읽을수 있다. 타자와 나 모두의 없음에 대한 이야기들의
소설집이랄까 뭐 그런 느낌. 심히 공감하는 문장들이었다. 그러니 완전히 배수아를 배제할 수가 없다는
것도 골치다... 읽자니 힘들고 외면 하자니 궁금하고.

각 단편에 대한 이야기를 할 필요는 없을것 같다. 가 아니라 할 수가 없을 지경...이랄까.
서사가 희미하고 부실한 소설을 이렇게 써나가면 되는구나하고 한 방법을 알수 있다고나 할까.
물론 이런 소설은 어렵지 않게 찾아 읽을수 있긴 하다, 율리시스를 필두로 하여...

여하튼 소설 한 권을 참 힘들게 읽긴 했는데 읽긴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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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자 문학.판 시 14
박용하 지음 / 열림원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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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사람이 아니라 볼 수밖에 없는 사람의 속절없는 시집이라고 해두자


태어난 날은 알지만/죽을 날은 언제인지 모르는/알고 보면 누구나 시한부 인생/
알 것도 없이 죽을 병이 삶인데

근데 나를 놓아주는 일이/왜 이리 힘든 건가요

견딜 수 없는 것들만/삶이 되겠지요 (...) 나는 고통받는 자였던가요/고통하는 자였던가요 

삶도 죽음 앞에서 보내는 휴가 아닌가


세계를 보는 시선이 어떻게 형성되는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견자'에 담긴 세계가 결코
환상이거나 망상이 아니라는 것이며 그런 세계를 살고 있다는 자각은 고통일 수밖에 없다.
끔찍한 고통 아래 건전한 사고와 건강한 인간이 나올수는 없는 것. 하지만 많은 인간들은
쾌락이 고통이라는 것을 모르던가 외면하고 있다. '미래의 인간은 동물로 채워질 것이다'라는
랭보의 전언은 틀리지 않았고 현재가 된 랭보의 미래는 이제 현재에 주저앉아 더이상 저 앞에
나가지 않을 것이다. 이대로 망하거나 죽거나. 

나와 같은 독자 역시 시를 보기만 하는 또다른 견자로써 어찌할 바 없다는 것이 덤덤하기만 하다. 그만큼 이미 '뒤는 절벽이고/앞은 낭떠러지다'('입' 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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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사용법 - 한 편집자의 독서 분투기
정은숙 지음 / 마음산책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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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용된 좋은 문장들과 '책'에 관한 이러저러한 생각들과 그리고
'읽기'에 관한 이야기들이 주우욱 나열됐다. 

막연히, 건조하다는 느낌만 가득한 채 읽기를 마쳤다. 내겐 그다지 별로
와닿지 않는 말들만 풍성했다. 책에 있어 사용법이랄게 굳이 필요하기는 한가?

책이란 것과 읽기란 것을 강조하고 있지만 책이란 것도 필요한 사람만이 들여다보면
되지 않나 하는게 내 생각이다. 온 인류가 책을 읽는데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면 세상이
바뀔까?

책이 없던 시대나 책이 넘쳐나는 요즘이나 다를바 없다. 책에 관한 책들이 넘쳐나는 것도
그만큼 책의 유용함이 설득력이 없다는 반증이라면 미친소린가. 책이라고 다 책이 아니듯
굳이 이런 책까지 필요할까 싶다. 물론 이보다 더 못한 책들이 너무너무 많은 게 오늘날의
현실이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정말로 '아닌'책은 아니니 안읽고 판단하지는 말 것. 3쇄까지 찍힌것만 봐도 뭐.
161p의 한 문장은 3쇄까지도 수정이 안된 채 찍히고 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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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이아이스 문학동네 시집 81
송승환 지음 / 문학동네 / 200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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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의 자서에는 딱 한 문장 단 네 글자만 박혀있다  

그 말을 왜 서두에 했는가 차츰 책갈피를 넘겨가다보니 집힌다 

흑백 사진들을 한 장 한 장 들어올리며 한 장을 잘 감상하는 느낌이랄까 

한 문장 한 문장이 또렷하게 한 이미지를 그려내고 그런 문장들이 완전한 

한 이미지를 완성한다 물론 모호하고 알 수 없는 마치 안개에 휩싸인 시편들도 

있었지만 대체적으로 흑백의 선명한 대조가 잘 어우러진 사진으로 가득한 

시집이 아닌가 싶다 나 또한 시인의 자서처럼 '바라본다' 읽은게 아닌. 

보여지는 것들을 그대로 옮겨와 주니 관찰자의 축축한 감정이 스며들  

틈이 없다 드라이 아이스, 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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