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문학동네 1996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을 파괴할 권리를 가지고 태어난다
스스로 태어날 선택권한이 없었으니 스스로 파괴할 권리는 주어져야 하는것은 아주 당연한 일

사람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권리들 중에 이 권리를 행세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어떠한 이들은 그들의 종요적 혹은 개인적 신념등의 문제로
이 권리를 인정하지 않기도 한다
어찌되었든 인정되든 그렇지 않든 엄연히 존재하는 권리이기는 하다

모든 사람이 이 권리를 행사하고자 강한 욕구를 느끼는건 아니다
그것의 요인을 밝혀내보고자 혹은 현상을 드러내 보고자 하는 연구자들과 기술서는 많다
그렇지만 그러한 연구사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권리행사를 하는 사람들은 줄지않고 있다
어떤때는 그것을 행사한 사람들이 동경의 대상이 되거나 미화되기도 하며 그 권리 행사의 일
자체를 하나의 수단으로 삼기도 한다

내게도 그 권리의 행사 한 표가 아직 유효하고 있다
물론 이것을 보는 당신들에게도 마찬가지
주머니에 오래 가지고 다니는 무엇처럼 그것은 쪼글쪼글해져 버렸는지도 모른다
가령 15층 아프트단지를 지나칠때면 그 꼭대기에서 부터 한층씩 세어 본다
이 책에서 언급하지 않은 방법이지만 한번쯤 상상해 본다
15층의 위치에너지와 중력에 따라 낙하 운동을 할 때 그 물체는 지면에 닿는 그 순간을 볼 수
있을까 그 고통을 느낄까 아니면 허방을 디딘 후 바로 의식을 잃어버릴까
이건 오로지 당사자만이 알아서 이야기해 줄수 없는 호기심일지도 모르겠다

권리 행사에 부담을 느낀다면 누군가 조력자가 있어줘도 괜찮을 법하지 않은가 말이다
그 조력자를 알아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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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 장정일 김영현 정찬 신경숙  자전소설 나의 나 문학동네 1996

최윤 - 개인적으로 그의 글들을 좋아한다 글밥을 먹고 살고 싶다면 한번쯤 그의 문장들을
필사해 보라고 권하고 싶기도 하다

장정일 - 이제는 소설가 이지만 그의 시를 더 좋아 한다 그가 펴내고 있는 '독서일기' 씨리즈
를 보며 따라 읽어 보아야겠다고 메모해둔 소설들 그 중에서 별로 읽어본 건 없지만 그가 결혼을
할 때 조건으로 내걸었다는 '아이 낳지 않기'의 이유에서 ...
그가 겪었던 그의 아버지와의 불화 결국 그것의 도피처였던 책읽기가 그를 있게한듯도 하다
만일 그가 그의 아이가 생긴다면 결국 그도 자신의 아버지 모습을 하게될 것이라는
가장 싫어하는 사람의 모습을 닮아감을 어느날 확인 한다는 것
나의 아버지에게 갖는 연민과 증오의 동시적 감정 모르겠다.

김영현 - 나는 얼마나 자신을 객관적으로 들여다 보고 써볼 수 있을까

정찬 - 저 멀리 있는 내가 나름대로 어린시절을 보냈을 골목들이 도시 돌아갈 수 있을까
이제는 이렇게 떠나와 버린 이곳이 그곳보다는 낯설지 않게만 되가는데

신경숙 - 그가 말하고 있는것처럼 누군가와 헤어진다는것에 익숙한 사람은 없을것이겠지
그런 '이별'과 맞딱뜨리지 않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누군가를 만나지 않으면 된다 누군가와 부딪치지
않고 살 수는 없는것 이지만 무심코 지나가는 사람으로 만들면 되고 '금' 안으로 안들이면 된다
그냥 가볍게 가볍게 스쳐지나가라고 하자 곁에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멀어지는것
그것이 너무 두렵고 힘겹다
타인이 그것을 치유해 줄수 있을까 아니 나는 절대 그럴수 없다고 절레절레 고개 흔든다
이상한 감정에 이상한 말을 같다붙여 행세하는것 그것이 가지는 휘발성
역겨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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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승자 - 어떤 나무들은 세계사 1995

최승자 시인의 시집 4권을 읽고 일기형태의 감상문을 써내야 하는 과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수필집 중 한권을 읽어봤다

수필 하면 가벼운 신변잡기라고 무시하듯 하는 시각도 있고 어느정도 수긍하기도 한다
쓰는 사람 나름 아닌가 싶다.

저자가 아이오와 라는 낯선 곳에서 약 5개월 동안 지내며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시인 소설가들과의
생활들과 거기서 엿볼 수 있는 그들의 처지와 저자가 바라보는 아이오와 나아가 미국의 당시의 문학계
의 일면들이 잘 그려져 있다

나름대로 저자의 의견이 피력된 부분들에서 간접적이나마 그곳의 풍경과 지구 반대쪽에서
글쓰고 있는 사람들의 낯선 모습들이 면면이 다가온다

곳곳에 김혜순 시인을 연관 시켜 관심을 배가시키기도 하고-담당과목 선생님이시니까-
수필다운 인간미 철철 넘치는 글귀들에서 혼자 키득거리게도 하고-몇번을 혼자 키들댔는지-

말미에 잠깐 언급한 한국문학이 영어권에 소개되지 못하는 문제점들과 저자 나름대로의
해겳방법들도 충분한 공감이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제일 재미있는 부분들은 저자의 별자리가 쌍동이자리인데 그것과 관련해서 언급하는 성격적 특성
일랄지 자신의 취향,성질 등등하는 극히 개인적인 이야기들을 꼽을수 있겠다.
왜냐하면 본인도 그 별저리인고로. 기타 저자가 말하는 개인적인 특질들이 자신과 비슷하다면
그 또한 재미난 일 아니겠는가.

누가 내게 일체의 경비를 대줄테니 외국여행을 가라고 한다고 해도 나는 가지않을거라고
종종 떠벌리곤 했는데 그만큼 낯선 환경과 말도 통하지 않는 소통부재의 상황에 막연한 두려움
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저자가 다녀온 것처럼 어떤 프로그램에 따라 어딘가를
방문하는것은 괜찮지 않을까도 생각하지만 여전히 언어의 문제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그리고 저자 또한 새롭게 인식한 사실가운데
'내가 반성하는것이 아니라 반성당하는 것이라는 사실, 끔찍한 사실' 을 저자는 간파했다는 것이다
사실, 개인적으로 반성하는 일들이 있을때 과연 그것이 진정 반성할 일인지
아니면 그렇게 하도록 프로그램화된 교육을 하는 사회에 살고있고 전혀 그 프로그램을 느끼지
못하고 살고 있다가 전혀 다른 사회에서 그것을 알게되었을때의 당혹감 혹은 이질감? 등등
그런것을 느껴보기위해서라도 다른 사회에 어느정도 살아보는것도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
특히 여성이라면.

수필을 읽고 이렇게 기분좋은 일은 없었을것 같다
얼마나 읽어봤겠느냐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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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숙만필 황인숙 마음산책 2003

사실 저자는 '한자맹' 이라고 스스로 실토하고 있다 본문에서
그래도 왠지 예스러운 그의 기품, 향기를 나타내 보고저 한자를 옮겨적어 봤다

수필을 읽는 맛은 그 수필을 쓴
사람을 쓰윽하고 들여다 보는 것 같다는 게 아닐지
혼자 이야기 하나씩을 넘기면서 키들키들 거리기도 하고
한참을 멍 하니 있는다
이 '사람'과 이 사람의 '詩'를 사랑하게
될 것 같다 아니, 현재 그러하고 있는 중이다

자신과 꽤나 비슷한 구석이 많은데에 대한 호감을 가지는 건 맞는것 같다
-이 책을 읽은 그 녀석은 비웃겠지만- 버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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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중-

아아 나는 잠들었는가, 깨어 있는가
누구,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가 없느냐
                                                             -윌리엄 셰익스피어 '리어왕' 1막 4장

예술은 생활의 궁극적인 목표이지 생활의 방편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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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렇치 예술이 생활을 해주진 않지
목표라는 것은 가 닿아야 한다는 생각의 집중
생활은 생각만으로 대체되어지지 않지 지긋지긋하도록 무서운 현실 이라는 괴물과 동격이지
예술은 현실에 있지 않지 늘 동떨어진 곳 갈 수 없는 곳 늘 허기진 곳에 그것이 있다고 하지
그러나 우리는 현실과 생활을 떠나선 존재할 수 없지
예술과 우리의 그 간극 거리
그 사이에서 얼마나 몸부림 치느냐 얼마나 칠 수 있을것 같아?

2.
내가 누구인지 말 해줄수 있는 사람이 있나
그렇다고 스스로 내가 누구인지 말할수 있는 사람은 있나
거울이 반사해 주는 내 얼굴이 진짜 내 얼굴이 맞나
거울을 믿나 어떻게?
눈을 감고 손으로 더듬어지는 얼굴 그것과 거울속 얼굴은 정말 같다고 자신할 수 있나
세상 모든 사람들이 나를 내가 믿는 '내'가 아니라고 손가락질 할때도 나를 '나'라고
확신할 수 있나 당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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