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문학동네 1996

사람이라면 누구나 자신을 파괴할 권리를 가지고 태어난다
스스로 태어날 선택권한이 없었으니 스스로 파괴할 권리는 주어져야 하는것은 아주 당연한 일

사람들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권리들 중에 이 권리를 행세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권리가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어떠한 이들은 그들의 종요적 혹은 개인적 신념등의 문제로
이 권리를 인정하지 않기도 한다
어찌되었든 인정되든 그렇지 않든 엄연히 존재하는 권리이기는 하다

모든 사람이 이 권리를 행사하고자 강한 욕구를 느끼는건 아니다
그것의 요인을 밝혀내보고자 혹은 현상을 드러내 보고자 하는 연구자들과 기술서는 많다
그렇지만 그러한 연구사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권리행사를 하는 사람들은 줄지않고 있다
어떤때는 그것을 행사한 사람들이 동경의 대상이 되거나 미화되기도 하며 그 권리 행사의 일
자체를 하나의 수단으로 삼기도 한다

내게도 그 권리의 행사 한 표가 아직 유효하고 있다
물론 이것을 보는 당신들에게도 마찬가지
주머니에 오래 가지고 다니는 무엇처럼 그것은 쪼글쪼글해져 버렸는지도 모른다
가령 15층 아프트단지를 지나칠때면 그 꼭대기에서 부터 한층씩 세어 본다
이 책에서 언급하지 않은 방법이지만 한번쯤 상상해 본다
15층의 위치에너지와 중력에 따라 낙하 운동을 할 때 그 물체는 지면에 닿는 그 순간을 볼 수
있을까 그 고통을 느낄까 아니면 허방을 디딘 후 바로 의식을 잃어버릴까
이건 오로지 당사자만이 알아서 이야기해 줄수 없는 호기심일지도 모르겠다

권리 행사에 부담을 느낀다면 누군가 조력자가 있어줘도 괜찮을 법하지 않은가 말이다
그 조력자를 알아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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