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이후, 인생길 - 독서 100권으로 찾는
한기호 / 다산초당 / 2014 / 272쪽
(2015. 03. 09.)
그동안 막연하게 책 속에서 찾고 있던 무엇인가를 일깨워준 책인것 같습니다.
과연 나는 지금 현재 나의 삶에 대해 만족하고 있는지...
이젠 꿈을 갖기엔 너무 늦은 나이인지...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는 하루하루 힘겨운 삶의 무게에 눌려 버티고만 있는 것은 아닌지...
고민하던 차에 인생의 오솔길이란 단어가 나의 가슴을 울리네요
=================
좋은 대학을 졸업하고, 석,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되도록 많으 스펙을 쌓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대학의 전문 과정에서 배우는 것과 스펙은 경쟁자가 많아 너무 빨리 진부해집니다. 무엇보다 극심한 시대 변화를 기술이 따라 갈 수 없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실력을 쌓아도 신흥국의 노동자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기 십상입니다
그런 한계에서 벗어나려면 우리는 '인문학'이라 부르는 '교양'을 쌓아야 합니다. 일반 교양은 원래 '리버럴 아트'(liberal arts), 즉 '인간을 자유롭게 하는 학문'이라고 부릅니다. 교양은 어떤 상황에서도 역경을 이겨낼 수 있는 보편적인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또 세상을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방법론을 담고 있기에 인간성이나 상상력을 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양질의 인맥을 형성하게 만듭니다. 좋은 지인, 좋은 친구가 늘어나면 이루지 못할 일이란 없는 법이 아닌가요?
(P.11)
우리가 '리버럴 아트'를 공부하는 것은 노예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살기 위함입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인간다운 삶을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누구나 달리고자 하는 '10차선 도로'를 버리고 나만이 평생 걸을 수 있는 '오솔길'부터 찾아야 합니다. 이제 어느 분야나 1등만 살아남는 구조로 변하고 잇습니다. 그리고 지금 잘 나가는 모든 직업이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나 자신이 평생 하고 싶고, 남보다 잘할 수 있고, 해서 즐거운 일으부터 선택해야 합니다. 남들이 한 번도 걷지 않은 미답의 길이면 더욱 좋습니다. 그게 바로 '오솔길'입니다.
오솔길을 정한다음에 그 분야에 대한 책을 입문서부터 전문서까지 100권을 골라 읽을 필요가 있습니다. 그리고 앞에서 말한 '교양'에 관한 책을 적어도 100권은 읽어야 합니다. 그걸 우리는 줄여서 고전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인문학은 밥이다>의 저자 김경집은 "고전은 인간의 삶, 그리고 세상에 대한 보편적 가치를 대가의 시선으로 해석하고 표현한 것이다. 그것은 텍스트로서의 답을 가르치지도 요구하지도 않는다. 읽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 자신의 삶과 세상을 읽어내는 시선을 보여줄 뿐이다. 하지만 그 안에는 수많은 진실과 가치가 깔려 있다. 그 힘은 우리의 삶을 관통하고 우리에게 인간의 가치와 삶의 의미에 대해 성찰하게 함으로써 자신을 키우고 버텨낼 수 있는 힘을 준다"고 고전이 지닌 중요성과 가치를 설명했습니다.
(P.12)
인간이 전문지식이나 스펙을 쌓는 속도에 비해 산업 구조의 속도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빠르게 변하다 보니 박사학위까지 따내며 힘겹게 축적한 전공지식과 스펙이 눈 깜짝할 사이에 무용지물이 되는 사태가 속축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최첨단 기술을 보유했다해도 향후 기술은 더욱 급격히 발전할 것이기 때문에 세상의 변화에 대처하기에는 힘겨울 수밖에 없습니다. 이런 세상에서 자라나는 세대가 평생 일할 안정된 직장을 구하기 위해 엑스퍼트가 되려 한다면 처음부터 인생을 포기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니 프로페셔널이 되어야 합니다. 프로페셔널이란 전문 분야에서 횡적인 지식과 경험를 갖추고 상대의 교우게 맞추어 이를 적절히 제공할 수 있는 능력입니다.
(P.74)
"전기드릴이 잘 팔리는 상황을 보고 '더욱 상황이 뛰어난 드릴을 팔자'라고 생각하는 것이 엑스퍼트라면 근본적인 것까지 고려해 '고객이 원하는 것은 드릴이 아니라 구멍을 뚫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피 프로페셔널"입니다.
프로세셔널이 되기 위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책을 읽으면서 통찰력을 키워야 합니다. 인간 세상을 정확히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그것을 편집력이라 부를 수 있습니다. 달리 말하면 컨셉력입니다. 주어진 상황에서 모든 정보를 활용해 즉각 판단을 내릴 수 있는 능력입니다. 이런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책을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어떤 책이냐가 중요합니다.
(P.75)
'자명등(自燈明)'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석가가 숨을 거두려 할 때의 일입니다. "앞으로 저희들은 누구를 의지하며 살아야 합니까?" 이렇게 말하며 슬퍼하는 제자에게 석가는 "내가 죽으면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정해라. 이를 위해 나는 모든 것을 가르쳤다", "너희들은 저마다 자신을 등불로 삼아야 하며 누군가 밝혀주는 등불을 의지해 어둠 속을 걷지 말고 스스로 등불이 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길에서 부처를 만나면 부처를 죽여라'라는 말이 있지요. 이 말은, 만약 무엇이든 알고 있는 부처(석가)를 만나면 그것은 진짜가 아니라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어 하는 자신의 약한 마음이 만든 환경이므로 곧바로 이런 마음을 비워야 한다는 뜻입니다.
(P.85)
지금 젊은이들에게는 "삶의 중요한 고비 때에는 참조할 만한 의견"을 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아버지는 꼰대같이 굽니다. 내 인생의 진로를 선택하는 데 차라리 없는 편이 낫습니다. 민주화를 소리 높여 외친 적은 있으나 삶의 문제는 해결하지 못하고 소주병이나 까면서 자식에게 독설이나 퍼붓는 부모를 좋아할 자식이 있을까요? 일찍이 김애란은 <달려라, 아비>(창비)에서 아버지는 사라졌다고 일갈했습니다. 아버지는 씨만 뿌려놓고 집을 나가서 지금도 달리고만 있습니다.
지난날 부모는 자식에세 스펙을 쌓으라고 강요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스펙은 '노예의 학문'입니다. 자기계발서를 열심히 읽어도 결국은 노예 신세에서 헤어나기 어렵습니다. 스카이가 아니라 하버드나 스탠퍼드를 나와도 세상에서 잘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이제 부모가 자식에게 할 말이 있을까요? 단군 이래 최고의 스펙을 쌓았다는 이케아 세대의 운명이 그러하니 다음 세대는 더더욱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닙니까?
(P.100)
퍼블리킹은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만들어진 책은 포트폴리오나 다름없습니다.책 한 권은 한 삶의 운명을 바꿉니다. 여러분도 책을 써보지 않겠습니까? 그런 책을 내고 나면 자신 있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자신이 잘할 수 있고, 정말 좋아하고, 해서 즐거운 분야를 찾아서 꾸준히 책 읽는 일부터 시작해보십시오. 어떤 분야든 입문서에서 전문서까지 100권만 읽으면 전문가 못지않은 안목을 갖출 수 있습니다. 아, 물론 학생들은 고전을 적어도 100권은 더 읽어야만 인간을 근본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200권 읽기는 대학 시절에 일주일에 한 권씩 읽으면 가능한 목표입니다.
(P.117)
자신이 평생 하고 싶었고, 가장 잘할 수 있고, 가장 즐겁게 할 수 있는 분야의 책 100권을. 입문서부터 전문서까지 모두 포함할 수 있어 이 책들만 읽으면 전문가 수준이 될 것입니다. 일주일에 2권씩 읽으면 1년이면 족합니다. 1차 베이비붐 세대라 해도,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환갑까지는 몇 년 남았습니다. 100세까지는 무려 40년 넘게 남았습니다. 그러니 인생을 새로 시작해 보는겁니다.
(P.2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