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
조지 오웰 / 정희성 / 민음사 / 444쪽
(2013. 08. 28.)

 

 

조지 오웰은 이 소설 속에서 30년후인 1984년의 디스토피아를 묘사하고 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소설은 1984년으로부터 30년이 지난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현실과 아주 똑같은 것들을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에 더욱 놀랍다

 

 


  닫힌 창유리에 비친 바깥은 추워 보였다. 거리 저편에서 한 줄기 바람이 먼지와 종잇조각들을 흩날렸다. 태양은 빛나고 하늘은 더없이 푸르렀지만, 여기저기 붙어 있는 포스터 외에는 색채란 게 없어 보였다. 검은 수염의 얼굴이 관망하기좋은 구석구석 어디에서나 내려다보고 있었다. 포스터는 바로 맞은편 집 앞에도 붙어 있었다. 검은 눈이 윈스턴의 눈을 매섭게 노려보며 '빅 부라더가 당신을 주시하고 있다.'라고 을러댔다.
(p. 10)

 

 

  그들은 의식을 가질 때까지 절대로 반란을 일으키지 않을 것이며, 반란을 일으키게 될 때까지는 의식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p. 100)

 

 

  과거는 이미 변조되었고, 앞으로도 끊임없이 변조 될 것이다. 그를 악몽처럼 괴롭히는 것은 '왜' 그 같은 엄청난 사기 행위가 행해지고 있는지 분명하게 이해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물론 과거를 날조함으로써 즉각적으로 얻게 되는 이점이 무엇인지는 명백히 알 수 있었다. 그러나 그 궁극적인 동기가 무엇인지는 도무지 알 수 없었다. 그는 다시 펜을 들고 글씨를 썻다.

  나는 '방법'을 안다. 그러나 '이유'는 모른다.
(p. 112)

 

 

  당이 진실이라고 주장하는 건 무엇이든 다 진실일세. 당의 눈을 통해 보지 않고는 실재를 볼 수 없네. 윈스턴, 이것이 바로 자네가 다시 배워야 할 사실이네. 여기에는 자기 파괴의 행위, 즉 의지의 노력이 필요하지. 자네가 제정신으로 돌아오려면 먼저 스스로 겸손해여야 할 필요가 있네."
(p. 347)

 

 

  권력이란 곧 인간 위에 군림한다는 점일세. 권력은 인간의 육체도 그렇지만, 특히 그 정신을 지배하는 것이야 하네, 무질에 대한 권력, 자네 식으로 말하자면 외적인 실재에 대한 권력은 중요하지 않네. 사물에 대한 우리의 권력은 이미 절대적이니까 말일세."
(p. 369)

 

 

  "진정한 권력, 우리가 밤낮으로 추구해야 하는 권력은 물질에 대한 권력이 아니고 인간에 대한 권력이야."
  "윈스턴, 어떻게 하면 타인에게 자기의 권력을 행사할 수 있겠나?"
  윈스턴은 곰곰이 생각한 끝에 대답했다.
  "타인을 괴롭힘으로써 행사할 수 있을 겁니다."
  "맞았네, 권력은 타인을 괴롭힘으로써 행사할 수가 있지. 보종으로는 충분하지 않네, 괴롭히지 않고, 어떻게 권력자의 의사에 복종하는 지 안 하는지 알 수 있겠는가? 권력은 고통과 모욕을 주는 가운데 존재하는 걸세. 그리고 권력은 인간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서 권력자가 원하는 새로운 형태로 다시 뜯어 맞추는 거라네."
(p. 373)

 

 

  윈스턴은 빅 브라더의 거대한 얼굴을 올려다보았다. 그가 그 검은 콧수염 속에 숨겨진 미소의 의미를 알아내기까지 사십 년이란 세월이 걸렸다. 오. 잔인하고 불필요한 오해여! 오. 저 사랑이 가득한 품안을 떠나 스스로 고집을 부리며 택한 유형(流刑)이여! 그의 코 옆으로 진 냄새가 나는 두 줄기 눈물이 흘러내렸다. 그러나 모든 것이 잘 되었다. 싸움은 끝났다. 그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했다. 그는 빅 브라더를 사랑했다.
(p. 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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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6-03-07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드를 긁으면 어디서 무엇을 소비했는지 데이터베이스화됩니다. 정말, 현대는 빅브라더의 감시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숨막히는 시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