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독서광의 생산적 책읽기 50
안상헌 / 북포스 / 256쪽
(2015. 7. 16.)
에리히 프롬은 <소유냐 존재냐>에서 소유를 하면 할수록 그 양은 늘어가지만 그보다 더욱더 강한 소유욕이 발생하여, 얻고 나서 만족감이 생기기보다는 더 큰 허무감과 더 큰 소유욕이 생긴다고 말한다.그리고 그 소유욕은 끝이 없다고 한다. 그러므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찾기 위해 소유의 노예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충고한다.
(P.39)
머릿속에 있는 것을 버려야 새로운 것을 얻을 수 있다. 자신의 지식과 의견이 옳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쉽게 수용하지 않는다. 심지어는 자신의 의견이 틀렸음을 판명되었음에도 다른 이유를 찾아내려 안달한다. 자신이 틀렸음을 인정할 만큼 자존심이 성숙하지 않은 탓이다.
(P.52)
책을 읽다 보면 '정말 그렇구나'라고 탄식이 저절로 흘러나올 때가 있다. 그 후에는 완전히 글을 쓴 저자의 논리에 미쳐버려 도저히 그의 울타리에서 빠져나올 수가 없다.
이런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 질문이 필요하다. 책을 읽을 때는 항상 질문을 하여 읽어야 하는 것이다. 질문은 새로운 답을 위한 최적의 방법이다. 질문이 없으면 답도 없다. 질문 없이 책을 읽으면 저자의 생각을 따라가다 그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이런 경우 새로운 것을 얻기는 하겠지만 그것을 얻는 방법에 대해서는 배울 기회를 잃을 것이다.
(P.53)
태권도를 배울 때에도 단계가 있듯이 책읽기에도 단계가 있다.
첫 번째 단계는 많이 읽고 많이 기억하려는 단계이다. 이 단계를 투입과 산출의 비율로 이야기 하자면 산출보다는 투입이 월등한 비율을 차지하는 기간이라고 볼 수 있다.
두 번째 단계는 적게 읽고 많이 생각하는 단계이다. 첫 번째 단계에서 많이 읽고 느끼며 기억했던 것이 누적되었다면 이제는 첫 단계보다는 적게 읽고 많이 생각해야 한다. 첫 번째 단계가 책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고민하는 단계라면 두 번째 단계에서는 내용을 이햐하고 그 논리를 확장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세 번째 단계는 적게 읽고 많이 쓰는 단계이다.
글쓰기는 자체가 창조성을 내포하고 있다. 우리는 글을 쓰면서 지금까지 머릿속에 있던 내용들을 정리하고 새로운 분야로 확대 적용하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글쓰기는 우리의 두뇌를 자극하여 읽은 것과 생각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표출해낼 것인지를 고민하도록 한다.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사고를 확장히고 지금의 것과는 다른 완전히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 이 단계에서는 글쓰기가 생활화되어야 한다.
(P.62)
책을 일으면서 사람은 변해간다. 그래서 많이, 꾸준히 읽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손에서 책을 놓는 순간 우리의 변화는 방향을 잃고 허둥댄다. 많이 읽고 많이 생각하는 삶 속에서 몰입의 즐거움과 창의성을 향한 열정의 나무가 성숙하게 자라는 것이다.
(P.66)
책읽기가 지겨워지면 읽는 속도가 빨라진다. 속도가 빨라지면 이해하지 못하고 넘어가는 부분이 많아지고 그럴수록 책은 재미가 없어진다. 결국 이 책은 '나와는 맞지 않는 책'이라며 중도에 포기하고 만다.책읽기가 지겨울수록 천천히 읽어야 한다. 차근차근 천천히 읽어야 이해가 되고 이해가 되면 지겨움이 사라진다.
(P.82)
책을 읽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되지 않는 부분을 발견하면 골머리 앓지 말고 그냥 넘어가는 것도 훌륭한 방법이다.
한 번 읽고 두 번 읽었을 때 이해가 되지 않는 말은 아무리 노력해도 이해가 불가능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불가능한 것을 두고 미친 듯이 고민한들 소용없는 일이다. 일정한 시점이 되면 스스로 그 의미를 알게 되기 때문이다.
(P.91)
책에서 우리가 접하는 문장들에는 집단사고가 포함된 것들이 많다. 어떤 책에서 주장하는 말들은 글쓴이 자신만의 고유한 것들이라기보다는 그가 읽었던 책들과 들었던 이야기와 경험들이 조합된 것일 가능성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 우리는 책 속에서는 집단사고가 개입되었다는 것을 전제로 읽어야만 한다.
이때 목적의식적인 태도는 집단사고의 틀 속에서 우리를 구해 낼 수 있는 유용한 방법이다. 그래서 중요한 문장은 의문부호를 갖고 두 번, 세 번 읽어야 한다. 한번은 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 읽어야 하고 다른 한번는 그것이 옳은지 그른지를 생각하며 총체적인 관점에서 읽는 것이다. 그래야만 집단사고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P.108)
우리는 아버지 세대들보다 훨씬 많은 돈과 물품을 소유하고 잇지만 우리는 그때만큼 행복하지 못하다고 느길 때가 많다. 소유와 행복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우리는 소유에 목숨을 건다. 때문에 우리는 '행복'이 '소유'를 포기하라는 요구를 이해하지 못한다.
(P.126)
머릿속의 내용들이 정리되어야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 글을 써야 머릿속의 내용들이 정리된다. 우리는 지금까지 그와 반대로 생각해왔다. 이런 착각 때문에 글을 쓰지 못한 것이다. 아니 글을 쓸 생각을 못한 것이다. 지금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팬을 들고 아무 종이에나 한번 긁적여보는 것이다.
(P.19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