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는 방법
히라노 게이치로 / 문학동네 / 217쪽
(2015. 7. 17.)
보통 사람들은 책을 읽는 방법을 굳이 남에게서 배울 필요는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단순히 글을 읽는 행위와, 책이 라는 형식으로 정리된 글을 읽는 행위는 결코 같은 것이 아니다. 책을 읽기 위해서는 요리나 자동차 운전처럼 나름대로 기술이 필요하며, 조금만 아이디어를 짜내도 독서의 즐거움은 배가 된다.
(P.5)
독서란, 단순히 피상적인 지식으로 인간을 꾸며주는 것이 아니라, 내면에서부터 그 사람을 바꾸어 사려 깊고 현명하게 만들며 인간성에 깊이를 더해주는 것을 뜻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천천히 시간을 들이며 독서는 즐거워진다.
(P.10)
독서라는 행위는 책을 다 읽은 시점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어떻게 보면 독서는 책을 다 읽었을 때 비로소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페이지를 넘기며 자기 나름대로 생각하고 느낀 것을 앞으로 생활에서 어떻게 살려나갈 것인가?
(P.35)
한 권의 책을 읽는다는 체험이 누구에게나 같은 것은 아니다. 독선에 빠지지 않고 우선 작자의 의도를 정확하게 이해한 다음 자기 나름대로 생각을 많이 할 수 있다면, 독서는 그 사람만의 개성적인 체험이 된다.
(P.36)
지식을 심화하려면 귀찮아하지 말고 사전을 찾는 습관을 들이도록 하자. 나는 독서를 할 때만이 아니라 사람들과 대화하거나 텔레비전을 볼 때에도 모르는 단어가 나오면 반드시 나중에 사전을 찾는다. 그때마다 대화를 중단하고 사전을 찾을 수는 없지만, 기억해두었다가 집에 돌아온 뒤에 확인하는 스보간을 들이면 굳이 어휘력을 키우려고 노력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몸에 익힐 수 있다.
(P.57)
중요한 것은 읽는 것을 잠깐 멈추고 '왜?'라고 생각해 보는 것이다. 그런 의문을 갖는 순간, 책은 그 사람에게만 자신의 비밀을 살짝 알려주기 시작한다. 의문이 생기면 대충 넘어가지 말고, 혹은 일방적으로 책의 결함이라고 단정짓지 말고, 허심탄회하게 그 구절에 귀를 기울여보자. 설사 그때는 이해가 안 되더라도 그런 식으로 마음에 담아두면 책을 읽은 후에도 그 한 구절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 몇 년 후에 '아, 계속 궁금했었는데, 그게 바로 이런 것이었구나!'하고 이해될 때가 있다. 그때 비로소, 오랜 시간에 걸쳐 작자의 가장 깊은 곳에서 우러난 목소리가 독자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P.65)
모른는 것을 그대로 방치해두면 책을 계속 일어나가더라도 이해도는 반감된다. 기억이 아지 않는 부분은 무슨 내용이었는지 확실하게 확인하고 나서 다시 읽어나가는 게 좋다.
(P.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