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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의 그릇 - 돈을 다루는 능력을 키우는 법
이즈미 마사토 지음, 김윤수 옮김 / 다산북스 / 2015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첫문장 – 2014년 11월 11일 오후 4시
1.
항상 나 자신은 어느 정도의 그릇인가가 궁금하다. 평범한 가정에서 무탈하게 자랐으니 평범한 밥그릇일까, 겁 많고 쪼잔한 간장종지 같은 그릇일까, 혹은 나도 부자의 그릇을 가지고 있는가. 그릇의 크기를 알기 위해 약간 위험을 찾는 측면이 있다. 지금 하고 있는 작은 사업도 이게 내가 사업가의 기질이 있는 것인지, 담대하고 크게 행동할 수 있는지 확인하고 싶기 때문이다. 내가 사업가의 그릇이 아니라면 조직에 열심히 충성할 준비가 되어 있다. 확인과 더불어 그릇을 크게 키우고 싶기도 하다. 평범하게 사는 것이 세상에서 제일 어려운 일이라고 하지만 흔한 밥그릇은 되고 싶지 않아 보통의 친구들과는 조금 다른 길에 도전하고 있다.
근데 이 책은 그릇 측정 법 같은 것은 알려주지 않는 짧은 소설이다. ‘펄떡이는 물고기처럼’, ‘연금술사’, ‘꾸베씨의 행복여행’처럼 현대판 탈무드 같은 이야기이다. 친구와 주먹밥 장사를 하다가 망해버린 주인공이 벤치에서 쓸쓸히 자책하고 있을 때 갑자기 나타난 노인이 해결책을 슬며시 알려주는 구조이다. 돈에 대한 시각 자체를 바꾸는 것으로 부자의 그릇을 가질 수 있다는 내용도 좋지만 주인공의 사업의 망한 과정이 인상적이다. ‘행복한 가정의 사정은 다들 엇비슷하지만,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 다른 이유가 있다.’라는 안나 카레니나의 첫문장이자 명문장이 떠오를 정도로 망하는 방법도 참 가지가지라는 것을 느낀다. 무리한 확장, 좋지 않은 타이밍, 생각만큼 따라와주지 않는 동업자 등등. 주인공은 참 자연스럽게 망했다. 다행히 해피엔딩으로 끝났지만 새로운 사업으로의 확장을 꿈꾸는 상황에서 걱정이 많아지게 하는 실패기가 기억에 남는다.
2.
책에 고마운 점은 빚에 대한 관점을 조금 긍정적으로 바꿔 줬다는 것이다. 빚을 그냥 이유없이 싫어한다. 집에 빚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져본 적도 없지만 무언가 남에게 빚지는 것이 싫다. 그래서 사업을 시작할 때도 아주 소량이지만 내 전재산을 넣었지, 대출이나 빌려서 시작하지 않았다. 하지만 부채는 사업에 있어서 재료이며 회사가 굴러갈 수 있게 하는 일종의 보험이 될 수도 있다고 하니 관점에 따라 부채가 자산으로 보일 수도 있는 것이다. 하긴 진짜 사업 잘하는 사람은 빚을 잘 쓰는 사람이라고 하고 그 사람들은 요즘 같이 저금리 시대에 대출해서 투자하지 않는 것이 이상하다고 말한다. 맞는 말인 거 같기도 하고, 여전히 돈 빌려서 하기는 싫은 마음도 있고… 나중에 실제로 돈을 빌려서 사업을 키워보면 와 닿을 것이라 기대한다. 부자의 그릇은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에 안도하며 돈에 대한 관점을 바꾸어 나의 그릇을 키우도록 해야겠다.
<기억할 만한 문장>
p.51 – 돈은 그 사람을 비추는 거울이야. 돈은 사람을 행복하게도 하지만 불행하게도 만들어. 돈 자체에 색은 없지만 사람들은 거기에 색을 입히려 해.
p.73 – 부자가 두려워하는 건 ‘돈이 늘지 않는 리스크’라네.
p.96 – 사람들은 회사가 문을 닫거나 개인이 자기 파산하는 원인이 ‘빚 때문’이라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수중에 ‘돈이 없어지기 때문’이야.
p.197- 하지만 운이 언제까지나 나쁜 사람은 없어. 자네도 돈에 대해 올바르게 행동하면 언젠가 꼭 성공할 꺼야. 그러니까 배트를 휘두르는 것을 그만둬서는 안 되네.
p.212 – 나는 실패를 경험한 사람을 높이 산다네. 실패란, 결단을 내린 사람만이 얻을 수 있는 거니까.
<출처>
백자그릇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5ie6&articleno=15075181&categoryId=550263®dt=200901181333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