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키 비즈니스
샌디 와이트 외 지음, 김근주 옮김 / 북카라반 / 2008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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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을 빌리기도 전에 제목을 보고 혼자만의 스토리를 상상했었습니다. 몽키비즈니스. 원숭이들이 사업을 하는 내용이겠구나, 인간을 탐욕적이고 아둔한 원숭이로 표현하여 현대 자본주의의 폐단을 지적하는 내용이겠구나, 조삼모사에 기뻐하듯이 당장 내눈앞의 이익을 추구하는 투자회사들과 같은 악덕기업들을 시원하게 비판하겠구나, 라는 혼자만의 착각. 읽고 나니 원숭이 이야기는 맞으나 스스로 사업을 시작해 정착하는 전형적인 자기계발서 같은 스토리를 짧게 다루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바나나 따는 회사에서 일을 엄청 잘하는 '리더'는 일을 정말 사랑해서 어떻게 하면 더 잘 팔까? 어떻게 하면 고객들이 더 좋아할까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리더와 같은 존재입니다. 그러면서 회사가 너무 안일하고 나태해졌다고 생각해 아내와 상의 후 자기만의 회사를 시작하게 됩니다. 원숭이들만 채용하려고 마음을 먹었었지만 바나나 세척에 뛰어난 코끼리, 배달에 능숙한 가젤 등 다른 종을 채용하여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첫 개시일에 문정성시를 이루며 이야기가 끝이 납니다.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은 구구절절 맞는 이야기입니다.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 '직원은 고객을 최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와 가치를 꿰뚫고 있어야 한다.','매일 직원들에게 당신을 퍼트려라' 등등. 옳은 이야기이지만 신문의 기사에서, 기업의 설명서에서, 하다못해 '손님이 왕'이라는 표어를 적어놓은 동네 고깃집에서도 볼 수 있는 흔한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큰 감흥은 느끼지 못하면서 읽었습니다. 




2.

그러다가 작지만 나만의 일을 시작해보니 그런 당연한 말들을 실행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우리가 얼마나 의식적으로만 알고 본질적으로 알지 못했나를 깨닫게 됩니다. 경영학과의 4학년으로 그동안 배운 수많은 경영학 과목들, 기업가 정신에 대한 이론들, 마케팅 전략들. 그래서 자신감을 가지고 시작했지만 너무나 많은 어려움과 복잡함에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입니다. 거대한 반도체 산업을 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구매대행을 대리해주는 일인데도 현실은 책의 이론과는 너무도 달랐습니다. 그러면서 이 책에서 읽은 주요 핵심들을 우리는 실행하고 있는지 돌이켜 보게 되었습니다. 고객을 최우선으로 하는 것은 잘 지키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응답은 친절하게 잘 해드리고 문제가 발생하면 손해를 약간 보더라도 고객 만족을 위해 처리합니다. 다만 고객들이 원하는 서비스와 가치를 꿰뚫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확신을 잃었습니다. 처음에 설정한 타겟과는 다른 분들이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데, 지금껏 쌓은 데이터를 분석해봐야 하는데 이런 일, 저런 일에 밀려 분석도 못하고 무작정 팔고만 있는 실정입니다. 광고를 집행하려고 해도 정밀한 타겟이 없으니 헛돈을 쓴게 한두번이 아닙니다. 그동안 배울대로 배운, 당연한 이치를 실행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닫고 또 깨닫습니다.


부록의 '원숭이 따라 하기'에서 생활에 유용한 원숭이 격언들이 수록되어있는데, 그중에 첫번째가 '원하라, 그러면 얻을 것이다'.입니다. 성공을 원하고 행복을 원하지만 아직 그것을 쟁취할만큼 원하고 있지 않고 나태해있는 것 같습니다. 현실에 한쪽 발을 내딛고 있는 지금, 학생이라는 신분에 위안을 삼지말고 경영자라는 위기의식을 가지고 조금 더 열정적으로 살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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