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시 보이스 - 0.001초의 약탈자들, 그들은 어떻게 월스트리트를 조종하는가
마이클 루이스 지음, 이제용 옮김, 곽수종 감수 / 비즈니스북스 / 2014년 10월
평점 :
품절



1.

시간은 정말로 정말로 정.말.로 금이었습니다. 금보다 더 귀한 것이었습니다. 하루 24시간이 금이다, 오전 3시간이 금이다 이런 기준이 아니라 1초, 0.000001초가 금이었습니다. 이 책을 읽고 처음에는 소설인줄 알았습니다. 왜냐면... 상상으로만 생각했던 일들을 적어놓았기 때문입니다. 


2.

전기는 눈 깜짝할 사이에 엄청난 거리를 이동한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미국도 눈깜짝할 사이에 가고 세계 어느 나라도 1초 안에 정말 눈을 깜짝이기 시작할 때 이전에 도달한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기의 속도에 대해 말할 때 거리는 보통 신경쓰지 않습니다. 100M 멀어봤자 우리가 인지하지 못할 정도의 아주 미세한 차이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주 미세한 차이도 차이이긴 합니다. 그리고 미국에서는 그 미세한 차이에 목숨을 건 자들이 있었습니다. 미국에서는 몇개의 주식거래소가 나라 곳곳에 퍼져있습니다. 어느 한 주식거래소에서 주식 주문을 넣으면 다른 주식거래소와 연결되어 주식을 팔거나 사는 시스템입니다. 그리고 주식 거래는 선착순입니다. 예를 들어 구글의 주식을 100달러에 사고싶은 사람들이 있다면 먼저 주문을 넣은 사람이 사게 되고 뒤늦게 온 사람은 그보다 약간 높은 100.01 달러에 자동으로 사게 되는 시스템이라고 합니다. 주문이 결정되면 반드시 사거나 팔아야 한다는 규정때문인데, 이 때문에 애초에 사고 싶은 가격보다 아주 미세하게 다른 가격에 결정되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었습니다. 그래서 먼저 주문을 넣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했습니다. 내가 만약 100달러에 구글 주식을 사서 100.01달러에 눈깜짝할 사이에 팔 수 있다면 0.01달러를 앉아서 벌 수 있게 되는 겁니다. 0.01달러라서 작아보일수 있지만 이게 구글주식 10만 주, 1000만 주 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각 주식거래소는 광케이블로 연결되어 있는데, 이 광케이블이 완전히 직선으로 연결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유지를 피하고, 단단한 암석을 돌아가느라 약간은 구불구불해진 모양입니다. 여기서 앞서 말한 미세한 차이에 목숨을 건 자들이 나섭니다. 우리가 1초 미만의 시간에는 아무런 생각도 가지고 있지 않을 때, 그들은 0.00001초의 중요함을 먼저 간파했습니다. 그래서 은밀하게 작업자들을 모아서 거래소간의 직선 광케이블을 만들어 냈습니다. 뚫리지 않는 암석을 만나면 엄청나게 비싼 돈을 들여서라도 반드시 뚫어버리고, 사유지를 만나면 그 사유지를 사 버렸습니다. 이런 식으로 기존의 광케이블보다 훨씬 직선에 가까운 사유재산의 광케이블이 만들어졌습니다. 그리고 이 광케이블을 이용하는 수수료를 엄청나게, 정말 엄청나게 챙깁니다. 이 직선 케이블을 이용해야 먼저 주문을 넣을 수 있고 수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0.00001초의 싸움, 애초에 있는지도 몰랐던 사실을 알아버려서 어안이 벙벙했습니다.


<빨간색이 기존의 광케이블, 파란색이 새로 만들어 낸 광케이블입니다>


3.

사실 이 책은 주인공이 거래를 처리하는 광케이블을 둘둘말아 시간을 지연시키는 방법으로 공정한 주식거래 환경을 구축하는 과정을 보여주며 정의로운 결말을 보여주고 있지만 시간의 중요성에 대해 오히려 느낀 점이 많습니다. 0.0001초를 가지고 다투는 사람들이 있는 와중에 나는 정말 나의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됩니다. 간단한 일을 하나 끝내면 유튜브 동영상을 한 10분 쯤 보았고,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한숨 돌리자 하고 또 10분 남짓 TV를 보고, 저는 사실 1분1초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오늘 제가 공부나 기타 하고자 하는일에 얼마나 집중했을까요? 6시간이라고 예상하지만 실상은 반도 안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수험준비나 고시를 준비하는 사람들은 스탑워치를 가지고 공부시간을 측정하는데, 9시간이라고 예상했던 사람들이 6시간도 안되는 결과를 보고 많이 반성한다고 합니다. 저도 스탑워치를 가지고 저의 집중 시간을 측정해 본다면....후....앞으로는 좀 더 치열하게 살아야겠습니다!


<황소처럼 묵직하게 그런 전기처럼 기민하게!>





<사진 참조>

미국 케이블 사진

https://sudapeople.wordpress.com/2016/03/29/초단타매매-완전-범죄의-탄생-플래시-보이스/

황소 사진

http://www.npr.org/2014/04/01/297686724/on-a-rigged-wall-street-milliseconds-make-all-the-differ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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