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투 원 - 스탠퍼드 대학교 스타트업 최고 명강의
피터 틸 & 블레이크 매스터스 지음, 이지연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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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리콘밸리에서 다양한 기업을 성공시킨 저자는 시간을 허투루 보내지 않았고 열심히 살았기에 당당하고 자신감이 넘친다. 확장적 진보(아이패드를 따라 태블릿을 만드는 것)가 아닌 수직적 진보(세상에 없던 아이패드를 만든 것)을 추구하라고 하며 경쟁이 아닌 독점을 당연하게 말한다. 요즘 파괴적 혁신이 경영계의 화두인데, 저자에게는 파괴적 혁신이 확장적 진보에 불과한 미봉책일 뿐이다. 기존의 것을 파괴하여 재배치할 뿐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또한 자본주의는 원래 독점을 추구하도록 만들어졌다며, 경쟁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이데올로기이며 건강한 것이 못된다는 그의 또다른 주장은 악의적으로 들리지 않는다.  0에서 1을 만들어냈다는 창조자, 선구자의 순수한 열의만 드러난다. 자연이 말해주지 않는 비밀들은 신대륙 개척처럼 거의 다 풀려가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말해주지 않은 비밀들을 풀어야 한다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등이 그런 비밀을 풀어낸 기업이라고 치켜세운다.

제로 투 원. 0에서 1. 0112, 13과는 차원이 다른 차이다. 존재하느냐 마느냐, 있느냐 없느냐의 개념이다. 그래서 저자가 이를 제목으로 선택하고 수직적 진보를 강조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적으로 확장적 진보의 나라다. 그동안의 제조업, 서비스업은 물론이고, 신생 기업마저 따라한다. 우버와 에어비앤비를 규제 위반이라고 쫓아내고는 한국형 우버, 한국형 에어비앤비를 가동한다고 외치는 모습에서는 확장적 진보가 아닌 퇴보가 보여진다. 수출입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높은 우리나라는 확장적 경제 생태계를 지향할지 모르나 이마저도 중국의 부상으로 위기에 봉착한 상황. 정부가 창조경제랍시고 저자의 제로 투 원 정신을 우리나라에 주입시키려고 시도 중인데, 돌아가는 모양을 보니, 기존의 대기업들에게 각 지역을 분배해 주는 역할로 보이는 창조경제혁신센터만 몇 군데에 설치해놓고 그 성과를 여기저기 알리고 다닌다. 마치 그런 센터를 세우면 수직적 진보가 저절로 이루어질 것처럼 행동하는데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어디서부터 꼬여버린 것일까. 잘못된 정책? 잘못된 리더? 잘못된 교육? 잘못된 세계 경제?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상태로는 결코 좋아질 수 없을 것 같다. 시간이 흐른다고 미래가 되지는 않는다.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어제보다 더 나은 오늘을 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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