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의 즐거움 -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수집 이야기
박균호 지음 / 두리반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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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의 대상에 대하여


    사실 살아오면서 무언가를 수집해 본 적이 없다. 가끔씩 신문이나 잡지에서 신기한 물건들을 수집해온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오면 나도 무언가를 수집해보고 싶다라고 생각만 할 뿐이었다. 만년필이나 시계, 넥타이등을 모아보고 싶기도 하였지만 모두 가격도 비쌀뿐더러 나의 끈기가 그만큼 깊지가 않았다. 그래서 수집을 하기 위해서는 돈에 대한 여유가 무엇보다 있어야 하고, 수집품에 대한 정보를 모을 정도로 시간적 여유가 많아야 한다고 편견을 가지고 있었다. 이 책을 펼치면서도 그런 생각이었다. 표지에서 보이는 비싸 보이는 조던 신발, 만년필, 화폐…


    하지만 수집은 돈의 문제가 아니었다. 돈이 1이라면 열정이 9인, 수집품에 대한 열정만이 그런 활동을 계속해서 이어나가게 하는 원동력이었다. 누구는 영화 피규어에 애착을 가지고, 누구는 코카콜라병을 모으고, 누구는 연필을 모은다. 각자가 각자의 이야기가 있고, 그런 이야기를 자신의 수집품에 담는다. 이야기가 담긴 물건들은 다른 공산품과는 다르다. 이제 수집품은 그 옆에 서있는 또 다른 이야기가 담긴 수집품과 하나의 연결체가 되며 그런 연결 속에서 수집품으로써의 가치가 생겨난다. 그래서 수집가들은 물건을 모으는 것이 아니라 이야기를 모은다는 느낌을 받았다. 몽당연필을 통해서 연필과의 추억을 되새기는 연필수집가, 어렵사리 구한 앤티크 가구에 대한 이야기를 줄줄 뽑아내는 수집가. 그들 모두는 이야기꾼이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돈이 문제라고 생각하던 내가 무안해질 정도로 돈이 문제라는 소리는 단 한번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나도 이제 무언가를 수집하고자 한다. 하지만 수집이 내가 수집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다고 해서 바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다. 일단 어떤 물건에 대해 애정이 생겨야 하는데, 일단 내 방에서 살펴본 바로 몇 개 모은 것이라 볼 수 있는 것은 양주, 모자, 목도리, 양말 따위이다. 이것들은 내가 수집의 의미를 부여하고 산 것들이 아니기에 아무런 의미가 없는 물건들이다. 나도 책들의 주인공들처럼 어떤 물건에 애정이 생기는 순간을 놓치지 말고, 돈이 없으면 없는대로 모아봐야겠다. 수집은 나만의 이야기를 모으는 것이라 생각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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