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5개 정도의 토론 활동을 이어 온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언어 영역 능력을 기를 겸 논술 실력을 기르고자 4명의 친구와 함께 주제도서와 독서평설을 가지고 토론했던 시절. 첫 책을 어려웠던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로 선정하는 바람에 시작하자마자 좌초하는 줄 알았는데 어떻게든 이어나가 약 3년 동안 진행하였습니다. 결과적으로 같이 토론했던 친구들이 모두 좋은 학교로 갈 수 있었다는 자부심이 있습니다.
대학교에 들어와 군대를 마칠 무렵부터 2명의 고등학교 친구와 함께 시작한 영어 토론. 토종 한국인 3명이서 사회 이슈를 가지고 동네 카페에서 참 민폐끼치면서 토론했었습니다. 그래도 나름 찬반 논리를 준비하고 일주일에 에세이 한장씩 쓰며 영어실력과 논리력을 조금이나마 올릴 수 있었습니다.
그와 함께 복학한 학교에서 진행하는 독서모임에 참여하여 학교의 모르는 사람 4명과 독서토론을 진행하였습니다. 5명 전부가 모였던 적이 손에 꼽지만 그래도 나의 비슷한 사람들간의 여러 생각을 엿볼 수 있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사회에서 어느정도 조직되어있는 독서 모임에 참여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비록 한번이었지만 10명 이상이 참여하는 독서 모임이 어떠한 방식으로 돌아가는지와 그동안 나와 비슷한 동네 친구들과 대학친구들과는 차원이 다른 여러 분야의 사람들을 만났던 강렬했던 기억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요즘 들어 3명의 친구들과 다시 시작한 독서토론. 이전에는 매주 혹은 격주 책 한권을 모두 읽고 모여 토론을 했다면 이번에는 한챕터씩 깊게 읽으며 깊게 토론하는 자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허접한 경험들을 모아 생각해보니 토론이 참 좋았다는 생각뿐입니다. 나의 생각을 말하고 남의 생각을 듣는다는 것은 정말 큰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짧은 경험을 통해 느낀 나만의 이상적인 독서토론의 방식은 일단 사람은 5명 정도가 적당하다는 생각입니다. 현재 하고 있는 4명의 구조도 물론 좋지만 5명 일시 최대 2명이 부득이하게 불참하여도 3명이서 진행할 수 있으며 사회자 1과 2대2 구도나 2대3구도 혹은 각자의 생각을 돌아가며 말하기에도 적당한 것 같습니다. 성별은 섞여있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현재 하고 있는 토론이 남자 4명이서 하는 것인데 성에 관한 주제가 나올 경우 부득이하게 의견이 좁혀지는 경우가 발생한 것을 미루어 보아 만약 남녀가 적절하게 있다며 균형잡힌 시각을 공유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토론의 주제는 그냥 무겁지 않지만 깊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의 이슈인 노동개혁이니 북핵문제등 거시적인 것을 다루어도 좋지만 그냥 우리네 삶, 각자의 이야기를 말하며 스스로를 탐구(?)하는 구조가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책의 종류도 철학입문서나 유명한 문학작품과 같이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책들이 좋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같이 하는 사람들간의 유대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생각을 가감없이 털어놓을 수 있다면 최고의 모임이겠지만 아무래도 처음 만나는 사람들도 있는 만큼 스스로를 어느정도 방어할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빠른 회식과 같이 밥먹기를 통해 서로가 친해지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