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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의 빅퀘스천 - 우리 시대의 31가지 위대한 질문
김대식 지음 / 동아시아 / 2014년 12월
평점 :
- 인간에 대한 질문들에 대하여
매주 일요일마다 독서 토론을 하고 있다. 지금은 ‘미움 받을 용기’라는 책을 가지고 매주 한 챕터를 깊게 읽고 토의하는 것이다. 책은 심리학자 아들러와 관련된 이야기 이지만 우리는 가끔씩, 인간 존재의 이유, 대한민국 경제의 원인, 삶의 방향, 행복의 정의와 같이 추상적인 토론으로 나아가는 경우가 있다. 즉, 인간과 관련된 토론을 주로 하는데, 아직 내 생각이 완전치 못해 토론은 서로간의 가벼운 생각을 확인하는 정도에서 그치는 경우가 많다. 인간에 관한 질문은 참 어렵다. 우리는 왜 사는가, 생각은 왜 발생하는가 등등, 너무나 추상적이고 정의조차 내리기가 힘들어 질문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그래도 이런 토론을 함으로써 평소에는 절대 하지 못했을 생각들을 할 수 있는 것인데, 이 ‘빅 퀘스천’이라는 책을 통해서도 저자 김대식씨의 생각과 나의 생각을 비교할 수 있었다. 시간이란 무엇인가, 인간은 왜 필요한가, 정의란 것은 무엇인가 등등 다양한 질문들을 뇌공학자답게 기술과 연관시켜 흥미롭게 풀어놓았다. 그 동안 이런 인간과 관련된 질문들은 거의 철학 쪽에서 접할 수 있었기 때문에 철학적 용어나 이론들을 기초로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경우가 많았었다. 기술은 어떻게 보면 그런 과정에서의 예시나 폐해로 지적되는 경우가 많았을 뿐, 큰 연결점은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저자는 주로 기술과 인간적 질문을 연결하는 능력이 좋아서, 어떻게 보면 우리가 맞닥트리고 있는 기술적 현실, 금방 올 미래와 연결시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그 중 가장 맛깔 나게 읽었던 장은 마지막 장 ‘인간은 왜 필요한가’이었다. 인공지능이 마침내 개발되고 로봇이 탄생하여 생각을 하게 된다면 우리는 어떻게 그들에게 우리 존재의 타당성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인가가 핵심적인 내용이다. 엄청난 처리능력으로 인류의 역사, 지구의 역사를 파악한 인공지능이 지구의 보전, 발전을 위해 인간의 제거를 생각해 낼 수가 있는데 우리는 단지 로봇 3원칙을 가지고 그런 결과를 막을 수 있을까라는 것이 저자의 생각이다. 인간은 그냥 인간이니까 존재해야 한다는 것은 논리를 기본으로 하는 인공지능에게 있어는 어불성설일 것이다. 로봇이 미래에 우리에게 해올 질문에 대해 우리는 대답을 충분히 고민하고 있는 것 같지가 않다. 인간에 대한 깊은 생각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영화 ‘아이로봇’의 비키처럼 인류를 위해 인류를 없애는 것이 해결책이라는 결론을 내리는 인공지능이 반드시 나타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