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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니까 청춘이다 - 인생 앞에 홀로 선 젊은 그대에게
김난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 독서토론에 대하여
이 책은 일주일마다 한번 하는 독서토론을 위해서 읽는다. 저자의 생각이 많이 드러나는 책을 선정하여 일주일에 한 파트씩 읽어서 비판과 토론을 하는 방식. 사실 이 책은 쉬운 내용이고 힐링용 책이기에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토론을 같이 하는 사람 중에 철학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서인지 토론의 깊이가 나름 있다. 존재에 대해서 이야기해보고, 이성이란 무엇인가, 한국의 교육제도, 인맥이란 무엇인가 등등 저자의 이야기를 비판하며 2시간 동안 이야기를 한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3명 중 나를 포함한 2명은 철학이 약하기에 중간에 번번히 논조가 끊기기 일쑤다. 그럼에도 그런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주일에 뇌에 주름이 하나씩 생기는 것만 같아 기분은 좋다.
- 청춘, 청춘, 청춘
25살에 인턴을 하면 부러움을 한 몸으로 받는다. 일하는 층에서 가장 나이가 어린 나는 처음 만난 분들에게 나이를 말할 때마다 벌써 시대가 이렇게 됐냐며 놀라며 부러워한다. 같은 팀 사람들도 25살이 가장 인생에서 좋을 때라고, 졸업하기 전에 더 놀고 즐기라고 한다. 근데 참 신기하다. 나 역시 친구와 술을 먹거나 나이 어린 친구를 만나면 그 나이때가 좋았지, 내가 21살이기만 했어도 정말 신나게 살았을 텐데라고 말한다. 25살의 찬란한 청춘이 20대 초반의 부러워하는 형국이다. 결국 시간이 부족하기에 그런 것은 아닐까. 나는 변하기에는 너무 늦어버렸어, 이미 나는 늙어버렸는걸 이라는 자조 섞인 말들 때문에 우리는 청춘을, 우리의 과거를 그리워한다. 따지고 보면 그렇게 말하고 있는 지금도 그다지 늦은 것은 아닐텐데 말이다. 지금 하지 못하는 것을 과거 탓으로 돌려 버리기 위해 결국 우리는 청춘을 그렇게 찬양하는 것이 아닐까.
근데 나는 지금 이 순간을 잘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내가 25살 1년 동안 휴학을 결정한 이유는 청춘의 절정에 큰 일을 하고자 이었기 때문이었다. 20대의 정 가운데에 위치한 나이로, 신체가 내 인생에서 가장 강할 때이고, 20살의 아무것도 모르는 청춘이 아닌, 대학교물도 웬만큼 먹은 가장 찬란한 시기라고 생각해서 휴학을 하였다. 일단 사회를 미리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에 인턴을 1,2월 달에 했었고, 막상 3월에는 뭔가 할게 없어서 책을 읽다가 뒤쳐진다는 불안감에 또 인턴을 해서 10월까지 인턴을 할 예정이다. 11월에는 한달동안 유럽을 여행할 예정이니, 사실상 25살도 예측가능한 선에서 끝날 거라 생각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할 수 있다는 패기, 무작정 해보고 싶다는 열정은 말 뿐이고, 허상이었고, 누구보다 열심히 현실에 맞추어 살고 있다. 매주 일요일 잠자리에 들 때마다 이렇게 살면 안되는데라고 되뇌이지만 돌아오고는 것은 다음주 똑 같은 침대, 똑 같은 시간에 다시 하는 자책이다. 사람들이 말하는 인생에서 가장 찬란한 시기를 덧없이 하루하루 보내고 있다는 점에서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있다. 그럼에도 변하지 않는다는 점. 변화해야지, 새로운 걸 해야지 하면서 실행하지 않고, 현재의 안정만을 추구한다. 망나니처럼 노는 것도 아니고, 죽을만큼 열심히 일하는 것도 아니고, 고민과 방황에 쌓여 그 속에서 떠다니기만 하는 존재. 청춘의 찬란한 하루가 이런 것이었더냐. 지금 이 순간 시작하면 되는데, 대체 무엇이 문제란 말이냐, 신체 건강하고, 보잘것없지만 뭐라도 해 볼 수 있는 돈도 있고, 시간도 있는데. 25살에 뭐라도 해야겠다. 정말 뭐라도.
청춘은 젊은 사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15살에 장래희망을 공무원9급이라 적는 아이에게 청춘은 결코 찾아오지 않는다. 노인이 되고 나서 치킨집을 시작한 KFC의 창업자의 청춘은 노인이 되고 나서 찾아왔다.청춘이라는 굴레에 너무 갇히지 말자. 나는 그냥 젊은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