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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뻬 씨의 행복 여행
프랑수아 를로르 지음, 오유란 옮김, 베아트리체 리 그림 / 오래된미래 / 2004년 7월
평점 :
첫문장 – 자기 스스로에 대해 만족하지 못하는 꾸베라는 이름의 정신과 의사가 있었다.
- 행복에 대하여
행복. 행복이란 단어를 보기는 참 쉽다. 행복한 세상, 행복나눔, 행복한 여자… 우리 모두가 원하는 것이고 행복을 싫어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기에 행복에 대해선 모두가 비슷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행복이 무엇인지 속 시원히 정의가 내려진 적이 없다는 사실은 가끔씩 우리를 놀라게 한다. 행복은 정말 대체 무엇이란 말이더냐. 이 질문은 나도 가끔씩 얇게 생각하곤 했었다. 고등학교 시절 ‘독서평설’을 가지고 토론하던 친구들과도 한 두 번 다루었던 주제였고, 대학교에서도 친구가 주도한 프로그램에서 같이 토론해 봤던 주제였었다. 또한, ‘행복이란 무엇인가’라는 책도 읽으며 나름대로 생각도 해보고 그랬지만 아직도 모르겠다. 행복에 대해서 토론하거나 생각할 때, 어느 순간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한다. 사고력, 논리력이 부족하기에 깊게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었지만 ‘내가 좋으면 그게 행복이지~’, ‘행복이 돈이 아닌 것만큼은 알지!’ 딱 이정도 수준의 사고에서 멈추어 버렸었다.
사실 책에서 말한 행복에 대한 이야기들, 정의 비스무리 한 것들에 대해 십분 공감한다. 우선 책의 주인공 꾸베씨가 여행을 하며 느낀 행복에 대한 그만의 정의를 나열해보면
1. 행복의 첫번째 비밀은 자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않는 것이다.
2. 행복은 때때로 뜻밖에 찾아온다.
3.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이 오직 미래에만 있다고 생각한다.
4. 많은 사람들은 더 큰 부자가 되고 더 중요한 사람이 되는 것이 행복이라고 생각한다.
5. 행복은 알려지지 않은 아름다운 산속을 걷는 것이다.
6. 행복을 목표로 여기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7. 행복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는 것이다.
8. 불행은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이다.
9. 행복은 자기 가족에게 아무것도 부족한 것이 없음을 아는 것이다.
10. 행복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11. 행복은 집과 채소밭을 갖는 것이다.
12. 좋지 않는 사람에 의해 통치되는 나라에서는 행복한 삶을 살기가 더욱 어렵다.
13. 행복은 자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쓸모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다.
14. 행복이란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사랑받는 것이다.
15. 행복은 살아 있음을 느끼는 것이다.
16. 행복은 살아 있음을 축하하는 파티를 여는 것이다.
17. 행복은 사랑하는 사람의 행복을 생각하는 것이다.
18. 태양과 바다, 이것은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을 가져다 준다.
19. 행복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너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다.
20. 행복은 사물을 바라보는 방식에 달려 있다.
21. 행복의 가장 큰 적은 경쟁심이다.
22. 여성은 남성보다 다른 사람의 행복에 대해 더 배려할 줄 안다.
23. 행복은 다른 사람의 행복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여기서 문제는, 우리가 이런 23가지의 정의, 규칙을 머리로는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비교하지 않고, 다른 이에게 관심을 가지고, 긍정적으로 보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지만 우리는 여전히 비교하고, 경쟁하고, 돈을 벌고자 하고, 욕망하고, 행복이 뭔지도 잘 모르면서 행복을 외치고 있다. 대체 내가 왜 지금 공부를 하고 책을 읽고 인턴을 하고 해외 여행 계획을 짜고 있는지 누군가 집요하게 질문을 한다면 제대로 대답을 못할 것이다. 행복을 자꾸 성공, 돈과 연결시킬라고 하고 있고, 남들보다 비교하려고 기를 쓰는 나의 모습을 보면 이렇게만 살면 나도 참 행복을 제대로 느끼기엔 힘들겠구나라고 느낀다.
- 저자의 말에 대하여
이 책은 3시간 정도만에 카페에서 앉은 자리로 읽었다. 내용이 쉬울뿐더러 무거운 주제를 가볍게 다루어 빠르게 읽을 수 있었다 .행복에 대한 여러 혜안들을 흡수하기도 벅차하며 책을 모두 읽고 뒤에 딸린 저자의 서문을 딱 읽으니, 강렬했다. 저자는 ‘어린 시절, 삶에 대한 너무도 많은 것들을 얌전히 기다리라고만 배워 온 나 같은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스스로 찾아나서는 여행이야말로 삶을 매력적으로 만드는 일이다.’라고 말하였다. 이것은 실로 나에게 하는 말인 듯 하다. 그리고 불행하지도 않으면서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나)에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춤추라, 아무도 바라보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사랑하라, 한 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노래하라, 아무도 듣고 있지 않은 것처럼
살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오늘이 마지막 날인 것처럼. 한 달 전쯤 대학교 축제에서 싸이의 축하공연에서 싸이가 했던 말. 내가 벽에 붙여놓고 하루하루 되새기는 말이다. 제대로 살자!
마지막 문장 – 이 특별한 여행에서 발견한 배움들을 자신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나눠 주는 것이 그의 삶이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