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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미래보고서 2045 - 더 이상 예측 가능한 미래는 없다
박영숙.제롬 글렌.테드 고든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16년 12월
평점 :
품절
- 미래의 예측에 대하여
유엔미래보고서는 정기적으로 나온다. 주로 5년 단위로 예측보고서를 내놓는데, 유엔미래보고서2020, 유엔미래보고서 2025등등을 저번에 인턴을 했던 신문사 서가에서 본 적 있다. 이 미래보고서는 미래연구 싱크탱크인 ‘밀레니엄프로젝트’에서 연구 발표하는 것으로 목표는 인류에게 미래의 밑그림을 제시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인도하기 위해서이다. 왜 하필 이번에는 2045년도를 예측하는 것인지 궁금했는데, 책에서 인공지능의 급격한 발전으로 2045년은 싱귤레리티(singularity, 특이점) 이라 하여 그 이후의 미래는 더 이상 예측할 수 없다는 것이기에 2045년을 기준으로 삼았다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5년 뒤에 ‘유멘미래보고서 2050’이 뻔뻔하게 출간될 것만 같은 기분이 강렬하게 든다. 게다가 겉표지에 보면 ‘더 이상 예측할 수 없는 미래가 온다’라고 써 놓았는데, 이렇게 빨간 글자로 강렬하게 써놓고 2050년의 미래를 떡하니 예측하면 얼마나 머쓱할까 궁금하다.
책을 중간까지 읽으면서부터 든 생각은 솔직히 내 생각에 이런 미래예측보고서는 정말 거의 모든 분야를 겉핥기 식으로 다루어서 깊은 통찰을 얻기에는 부족하다는 것이다. 식수가 더욱 중요해지고, 인공지능의 발전과 기술의 발달을 언급하며, 새로운 병원균을 걱정하고, 핵폭탄의 위험성을 경고한다. 이건 정말 지금도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너무 많은 분야를 다루어서였을까, 이렇게 전세계가 마치 내일이 없는 것처럼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면 당연히 일어날 것만 일들을 적어놓았을 뿐 새로운 것이 부족했다. 전체적으로 비극적인 미래의 모습만을 비추었을 뿐, 어떻게 나아가야 한다는 ‘유엔’ 다운 해결책의 제시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물론 새로운 기술들의 소개, 기술주의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것은 좋으나 정말 ‘보고’서에 치중한 느낌이었다고나 할까.
미래는 언제나 알고 싶다. 나에게는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인가에 대해 점을 보고, 미래를 예측해서 주식을 사고, 미래에 당첨될 것이라는 마음으로 복권을 사고 미래를 위해 저축을 하는 것과 같이 우리는 미래를 위해 현재를 산다. 나도 아직 마땅한 꿈이 없는 상황에서 하루에 한번씩 나중에 뭐 해 먹고 살고 있을 것인가라는 미래에 대한 궁금증을 가지며 살아가고 있다. 정말 궁금하다. 매초마다 미래가 현재가 되고 매초마다 현재가 과거가 되어 지나가는데, 일순간 일순간 미래를 맞이하고 있으면서도 더 먼 미래를 원하고 있다. 그러면서 과연 나의 5년 후, 10년 후를 알고 있으면 과연 행복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만약 5년 후 내가 직장인 대리가 되어 있을 것이다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 그것이 운명이라면 나는 이미 정답을 알고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할 필요도 없고, 그냥 이대로 살아도 될 것이다. 그러면 나는 왜 미래를 알고 싶어하는 것일까? 지금보다 나빠지지는 않았을까에서 나오는 불안감때문일까. 사실 이걸 쓰는 와중에도 나의 미래가 걱정되기는 한다. 이렇게 살면 잘 살 수 있는 건가,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걱정.
조지 오웰의 ‘1984’라는 작품을 보면 사회를 지배하는 빅 브라더의 슬로건들 중 하나는 바로 이것이다. ‘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하고,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한다.’ 백 번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기술이 얼마만큼 발전을 하던지, 식량위기가 얼마큼의 파급효과를 몰고 올지는 결국 사람들의 문제이다. 그리고 사람들의 문제, 역사는 돌고 돈다. 우리나라의 외교문제는 광해군의 중립외교와 크게 다를 바가 없고, 정치판의 싸움을 보면 조선의 붕당정치가 정말 오래도록 살아남아있구나라는 것을 느낀다. 그래서 어쩌면 미래의 트렌드를 알려고 아둥바둥 애쓰는 것보다는 역사를 보고 줄기를, 거대한 흐름을 이해하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이 든다. 결론은 역사책을 많이 읽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