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   오늘은 인턴 공고도 안올라온 내가 가고 싶었던 회사 ㅈㅌㅁㅅㅌ에 무작정 자소서를

써서 보냈다. 인턴 공고는 여러군데에서 매일매일 올라오지만, 나를 위한 회사는 없는 건지, 내가 배가 부른건지. 내가 배가 부른 것은 맞다. 


오후      - 집에만 있으면 답답하기에 오늘은 국회도서관에 가서 책을 읽었다. 소크라테스의 변명,

파이돈, 그리고 나는 애플로 출근한다라는 책. 3가지 책은 모두 내용도 다르고 쓰여진 시기도 다르지만(소크라테스의 변명, 파이돈은 비슷하지만), 결국은 먹고 사는 이야기 인 것 같다.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소크라테스는 결국은 삶에 대해 얘기하고 있었고, 나는 애플로 출근한다라는 책은 해외 취업 성공기를 통해 잘 먹고 잘 사는 이야기였다. 이제는 잘 먹고 잘 사는 이야기가 아니라 정말 관련이 없는 책을 읽고 싶다. 칼 막스의 자본론이라던가, 돈키호테라던가. 

평일 목요일의 국회도서관은 여유와 정열이 혼재하는 공간이다. 노트북을 열심히 두드리며 무언가에 몰두하는 젊은이들. 그것이 대학원 논문이 되었던, 회사 입사 준비가 되었건, 국회 비서실의 자료 준비가 되었건 자판을 두드리는 소리만큼 그들의 눈빛도 빠르게 돌아갔다. 그에 반해 여유로운, 어떻게 보면 쓸쓸한 어르신분들. 평일 이시간에 여기 있다는 말은 은퇴를 하셨단 말이겠지...신문보는 공간은 온통 어르신분들의 자리인데, 신문을 거칠게 넘기시면서 그분들은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이 사회가 혼돈으로 치닫는 상황을 보며, 쓴웃음을 지으실지, 안도의 웃음을 지으실지. 대중에게 공개된 도서관은 학교의 도서관과는 분위기가 극명하게 다르다. 대학의 도서관은 온통 경쟁의 바다. 더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한 사투, 과제를 하기 위한 노트북, 전공 공부. 그곳에는 삶의 여유가 없다. 강의실보다 오히려 삶의 속도를 채찍질하는 공간이 대학 도서관일 것이다. 그에 반해 대중 도서관은 책을 한장한장 넘기며 노트에 받아 적으시는 어르신들, 신문을 읽으며 한탄해하는 아저씨들, 동화책을 읽는 어린아이까지 모두 모인 제각각의 삶의 속도가 모인 공간이다. 그곳에 가면의 나의 삶의 속도를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


모두에겐 저마다의 속도가 있는데, 왜 우리는, 왜 나는 나의 속도를 유지하지 못할까. 왜 남을 인정하지 못할까. 왜 나는 너를 사랑하지 못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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