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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창업가 바이블 - 전 세계 창업가들의 27가지 감동 스토리
다니엘 아이젠버그 & 캐런 딜론 지음, 유정식 옮김 / 다산북스 / 2014년 8월
평점 :
- 인생에서의 선택에 대하여
책의 초반부에 나오는 사례 중 하나인 로컬 모터스의 창업자, 로저스의 이야기는 특히나 현재의 나에게 공감을 불러 일으켰다. 그는 대량 생산의 자동차가 아닌 소량 다품종 생산을 실제로 실현시키기 위해 대학원 시절, 마음이 잘 맞는 동급생과 같이 사업을 구상하였다. 하지만 주위 사람 모두가 어처구니없는 아이디어라고 생각했고, 졸업할 때가 오자 두 사람은 각자 며칠간 시간을 가지고 정말로 창업을 할지 취업을 할지 생각해 오자고 했다. 약속된 시간, 친구는 여러 회사의 제안 앞에서 심사숙고한 결과 아이디어가 가능성이 없다고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며 로저스를 떠났다. 로저스는 파트너를 잃었다는 망연자실함에도 끝까지 사업을 밀어붙여 결국 성공한 창업가에 이르게 된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그가 좋은 학력의 졸업시즌이었다는 점, 그리고 염두에 두었던 파트너까지 떠난 상황에서 이루어 낸 성공이라는 것이다. 나에게 있어 내년이면 4학년이 된다. 무엇이라도 하지 않으면 남들처럼 취업에 목을 매야 할까 봐 너무나 두렵다. 로저스는 나보다 더했을 것이다. 국제적으로 이름 난 대학원에서 배웠으니 여러 회사에서 제안을 해왔을 텐데, 주위의 혹평만 받아온 그 일을 하기로 결정하기는 나로서는 불가능할 것 같다. 게다가 파트너까지 잃지 않았는가. ‘좋은 기업에서 위대한 기업으로’의
책에 의하면 결국 사람이 위대한 기업의 열쇠라고 표현한다. 로저스는 가장 좋은 사람을 잃었음에도 성공을 일구어냈다는 것에서 다시 한번 놀랐다. 그의 신념이 부럽기만 하다. 모든 유혹을 뿌리치고 자신의 일만을 바라본다는 것. 나는 그래도 한국에서는 웬만큼 좋은 대학을 다닌다는 안주함에 빠져있다.
남들처럼은
살아야지 란 마음이 은연중에 내 의식을 점령하여, 시험공부도 목적 없이 어딘가에 쓸지도 모르는 성적을 위해 어영부영하고 있다. 신념이 필요하다. 나의 결단을 이끌어줄 신념과 아이디어.
- 실패한 사업들에 대하여
이 책에 나온 사례들은 모두 성공한 창업가 들이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해 보면 얼마나 많은 창업가 들이 실패했을지 참담하다. 하긴, 모두가 성공한 창업가들이면 이런 책들이 나오지 않았을 테지만 우리는 너무 성공한 창업가들에 대해서만 조명을 비춘다. 서로서로 비슷한 아이디어, 비슷비슷한 엄청난 역량들을 가지고 있지만 하루에도 얼마나 많은 기업들이 파산을 할지. 책에 몇몇 사례를 보면 항상 자금적 부분으로 고통을 겪고 있다가 어느 순간 한줄기 빛처럼 해결책을 찾아내는 경우가 있다. 마치 드라마같이 투자자를 찾아내고 자금을 수혈 받아 기적적으로 회생하여 성공으로 이어지는 스토리. 어느 정도 자본이 없으면 시작조차 할 수 없는 환경에 수많은 창업가들이 고생하고 있을 것이다. 어느 누군가 벤쳐캐피탈을 찾아 가는 창업가처럼 절박한 사람들도 없을 것이라고 말하였다. 뉴스에서 어느 성공한 창업가는 사업 초기 직원들 월급을 대줄 돈이 없어 야간에 대리운전까지 뛸 정도였다고 한다. 그런 고난을 넘어서야 그나마 시작을 할 수 있을 텐데, 수 많은 창업가들이 그 부분에서 쓰러졌을 것 같다. 당연히 실패의 위험을 무릅쓰고 뛰어들었겠지만 빚과 파산의 가능성 앞에 신념을 가지고 버틸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 궁금하다. 실패의 확률이 훨씬 높은 게임. 그럼에도 1% 신념이라도 있으면 뛰어든다. 사실 지금까지 쓴 글은 모두 한국인의 관점에서 쓴 것이다. 외국은 실패를 용인하는 문화, 다시 쉽게 일어서는 문화가 많은데 비해, 우리나라는 정말 모 아니면 도도 아닌 빽도의 게임이다. 사실 창업해보지도 않고 이런말들을 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일 것이다. 직접해보는 것만큼 잘 아는 것도 없을 테니까. 얼마나 한국의 환경이 나쁜지 경험해 보아야겠다.
- 하버드와 성균관의 차이에 대하여
본문에 저자가 말하기를, 그의 제자 중 두 명은 하버드 경영대학원이 주관하는 비즈니스 모델 경영대회에서 우승하여 사업을 시작했다고 하는데, 그 후 1년 만에 사업을 포기한다는 편지를 받았다고 하였다. 사실 나는 아직 어떠한 창업대회에도 나가본 적이 없다. 아직 아이디어도 없기에 상대적으로 경쟁인원이 작은 교내대회에 나가더라도 당연히 떨어질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그에 비해 하버드 경영대학원이라는
어마어마한 곳에서 우승했다면 그 둘은 당연히 성공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꼭 그런 것 만은 아니었다. 나는 외국에서 수학한 적이 없기에 외국에 대한 동경을 가지고 있다. 이스라엘이나 미국의 창업 분위기를 보며 그들은 언제나 나보다 몇 단계 위에서 노력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 포기 편지를 보며, 창업이라는 것은 결국 역경을 헤쳐나가는 의지가 중요하다는 것을 생각하였다. 하지만 이 역시 글로 쓰니까 쉽게 써지는 것이지 실제로 해보면 누구보다 쉽게 포기할 듯 하다. 내가 가장 부러운 것은 그들은 어떻게든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 기록의 맹점에 대하여
알랭 드 보통은 ‘생각의
기술’이란
책에서 한 남자를 소개한다. 그 남자는 여행을 한번도 다녀보지 않았던 남자였는데, 여행 관련 책에 매료된 나머지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하였다. 책에서처럼 신나고 낭만적인 일만 가득할 것이라는 기대와는 달리 습하고, 짜증나는 일이 가득하여 결국 중간에 집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책에서는 단순히 이쪽에서 저쪽으로 이동했다고 한 문장으로만 나오는데 사실 그 한 문장 안에 수많은 일이 있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기록은 실제 사건을 너무나 단순하고 가볍게 만드는 단점이 있다. 이 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27가지의 감동적인 성공 이야기. 하나하나 읽어나가면 고개를 끄덕이며 왜 그들이 성공했는지 알 것만 같다. 하지만 책에서는 단순히 성공가도에 올라 매출이 10배 올랐다고 한 문장으로 요약해 버리는데 그 매출신장을 위해 창업가는 또한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책만 읽으면 나도 할 수 있을 것만 같고, 어느 정도 비슷하게 따라 하면 비슷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만 같지만 실상 그들 앞에는 아무것도 놓여진 것이 없었을 것이다. 이 책을 통해 나 자신이 창업을 혹여나 너무 쉽게 보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다.
- 창업의 위험성에 대하여
왜 나는 도전을 안 하나 하면, 모든 것을 잃을 것 같아서다. 그 동안 열심히 쌓아왔던 학점을 잃고, 사회의 믿음을 잃고, 직장에 들어갈 확률을 잃을 것 같았다. 그런데, 이 책에 나온 창업가들이 걸은 것에 비하면 정말로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대학원으로 인한 학자금 대출을 걸었고, 세계 최고 수준의 연봉을 걸었고, 자신의 전 재산을 걸었다. 경영학 수업에서 마음에 새겨질 정도로 많이 들은 말이 High risk, High return이다. 지금 나의 생각은 Low risk, High
return으로
가득 차 있다. 무언가를 얻고자 할 때는 응당 무언가를 걸어야 할 텐데, 이런 글은 수도 없이 썼지만 여전히 아무 것도 걸고 있지 않다. 이번 책을 통해서 그래도 배운 점은 창업이라는 것이 엄청나게 거창한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다. 끈기와 확고한 신념만 있다면, 10년 후에는 달라져 있지 않을까.
부디, 10년 후에도 여전히 글만 쓰며 도전하지 않고 있다는 말을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G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