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호프 희곡선 을유세계문학전집 53
안톤 파블로비치 체호프 지음, 박현섭 옮김 / 을유문화사 / 201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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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톤 체호프 희곡선 을유문화사

 강형철 감독, ‘써니 과속스캔들 만들어낸 감독이다. 영화 모두 흥행에 성공하여 관심을 받았는데, 특별히 영화, 강형철 감독이 칭송을 받는 이유가 있다. 바로 일반인의 이야기를 영화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이유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영화는 판타지나 액션이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쉽고, 멜로와 같은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 법한 일들을 대상으로 영화는 흥행하기 힘들다고 한다. 관객들은 피로한 현실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 화려한 세계를 보고 싶어하여 제작비가 많이 들어가 영상이 화려한 영화, 화려한 액션이 들어간 영화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 강형철 감독의 작품들은 영화와 현실을 절묘하게 비벼내어 사랑을 받았는데, 군데군데 나오는 반전과 같은 재미와 강약 조절이 관객의 사랑을 받는 데에 일조했다. 이러한 강형철 감독의 작품들을 보면 그가 안톤 체호프의 작품을 여러 읽지 않았을까란 생각이 든다. 안톤 체호프는 영화 이전의 연극에서 이미 우리들의 일상생활을 각색한 희곡들로 크나큰 사랑을 받았기 때문이다.

  체호프의 희곡선은 전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여전히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고 한다. 특히, 러시아의 문화나 정서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그저 지루한 가정사나 일상사를 다룬다고 생각한다. 특히 일상적인 책의 형태가 아니라 대본형태의 장막극이기 때문에 내용을 이해하기가 어려운 사람들이 더러 있다. 역시 그러했다. ‘바냐 아저씨라는 장막을 가지고 얘기하자면 하나의 장소에서 몇몇 사람들이 가정불화에 대해 얘기하고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면 이름들이 익숙하지 않아 누가 누구와 무슨 관계인지 다시 찾아봐야 때도 있었고, 설명이 없는 대사뿐이라 내용이나 상황을 이해하는 데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중반부를 넘어서며 서서히 드러나는 이야기 구조와 생전 그의 직업이었던 의사라는 등장인물을 통해 그의 생각이 드러나는 것을 이해할 있었고, 그의 희곡의 묘미를 어느 정도 이해할 있었다. 체호프는 일생에 인터뷰에서 어떻게 일상생활을 극에 활용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지금 당장이라도 바로 앞에 있는 재떨이를 가지고 소설을 한편 있다고 답하였다. 그만큼 그는 주변의 사물, 사건들을 허투루 보내지 않고 의미를 찾고 연결시키는 같다. ‘체호프는 세계 최고의 이야기꾼이다.’ 라고 대문호 톨스토이가 말한 것은 일상생활에서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그의 능력을 꿰뚫어 같다.

   사실 나는 이전에 안톤 체호프라는 작가를 다른 작품들을 통해 만나본 적이 있다. 과거 교양 수업에서 러문학과이신 교수님께서 러시아문학에 대해 여러 종류의 책들을 추천해 주셨고 과제로도 내주셨는데, 안톤 체호프의 작품 역시 추천해 주셨다. 그러한 계기로 개를 데리고 다니는 부인’, ‘담배의 해로움에 대하여같은 단편들을 읽었던 기억이 있다. 과거의 기억과 지금 읽은 장편들을 비교해서 말하자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체호프의 장막극에 박수를 보내지만 여러 편의 단막극들 역시 깊이와 내용면에서 절대 뒤지지 않는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장막극이 각각의 인물을 세분화하여 깊이 있게 드러낸다고 보면, 단막극에서는 인물들과의 관계, 빠른 호흡에 의해 이야기가 진행되고 간결했다. 특히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반전과도 같은 재미요소는 일상의 이야기에 신선함을 부여했다고 생각한다.  체호프의 여러 희곡들을 보면서 생각은 우리들의 역시 하나의 연극과도 같다는 것이었다. 나는 연극과도 같은 삶은 신문에 나오는 화려한 기업인들의 이야기, 연예인들의 이야기이지 우리와 같은 일반인들의 이야기는 별볼일 없는 일상사라고 생각해왔다. 매일같이 반복되는 일과에서 인생이 뒤바뀔 만한 재미는 찾아볼 없고, 그래서 하루 빨리 성공해서 신문에 나오고 유명해져 연극과도 같은 삶을 살고자 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체호프의 작품을 보며 나의 일상생활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니, 나의 하루하루가 똑같았던 적은 한번도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등교를 하며 우연히 재미있는 장면, 이별한 친구를 위로해주었던 , 라면에 대신 커피를 부었던 사건 , 희로애락이 하루 안에 모두 들어있었고, 반전과도 같은 재미가 있었다. 어쩌면 체호프는 우리에게 화려한 삶의 겉면보다는 우리 주위의 소소한 재미를 알려주려고 그러한 희곡들을 것은 아닐까. 누군가의 말처럼 우리는 매일매일 연극배우처럼 살고 우리 앞에는 매일 다른 연극이 펼쳐진다. 연극이 희곡이 되느냐 비극이 되느냐는 주인공인 우리에게 달려있다.

대학로에 있는 학교에 다니며 편의 연극을 보았었는데, 편의 연극이 책을 읽으면서 생각이 났었다. 연애 위주의, 재미 위주의 다른 연극들과는 달리, 침울하고 조용한 연극이었는데, 주네의 하녀들이란 연극이었다. 교내 불문학과 학생들이 제작, 연기한 연극으로 프랑스어로 진행되어 자막에 의존하여 보게 되었었다. 귀족의 집에서 일하는 명의 하녀들이 이야기의 주축이 되어 장소는 집으로 한정되었고 등장인물도 3,4명에 불과 하였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등장인물들이 적고 상대적으로 정적인 연극임에도 상당히 몰입하며 보았는데, 배우들의 연기와 무대 구성이 요소였던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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