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장
윤흥길 지음 / 현대문학 / 2011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누군지 알아?. 우리나라를 들썩이게 했던 말이다. 외국에서 음주문제로 경찰에게 걸리자 말도 통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우리의 한글을 전파한 고위 공무원이 있는가 하면, 최근에는 국회의원이 대리기사에게 한번 말을 날리고 거기에 모자라 폭행까지 했다는 의혹까지 나왔다. 이쯤 되면 유행어라고까지 만하다. 유명 개그프로에서 쓰이지 않을 뿐이지 고위공무원이나 상류층의 자리에서는 종종 쓰이다가 이렇게 흘러나오는 것만 같다.

김두한. 책을 읽으며 실존인물 인물이 종술과 가장 닮았다고 생각했다. 종술과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주먹깨나 쓰면서 자리를 잡은 김두한은 정치권에서 완장을 달아주자 몇몇의 의미 있는 활동을 남겼으나 도를 넘은 그의 행동은 국회오물투척사건으로 단번에 이해할 있다. 물론 상황자체가 사카린을 밀수입한 상황이기에 지탄 받아 마땅한 상황이지만 그것의 표현 방식이 완전히 어긋나 버렸다. 완장을 찼다는 것은 그에 맞는 행동, 책임도 따르겠다는 의미인데, 오물을 투척하는 것은 시장 싸움에서나 일어날 법한 일이지 대표성을 지닌 국회에서는 절대로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었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통쾌해하고 시원하다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런걸 용인하는 우리들의 태도로 인해 지금의 폭력정치, 주먹정치가 사라지지 않고 여전히 남아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임종술의 몰락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중반부를 넘어갈수록 더해지는 임종술의 횡포에 그의 몰락도 극적이었으면 통쾌했을 것이다. 하지만 임종술은 해고를 당했음에도 다음 내정자를 반협박하여 모두 고사시켜버리고 완장을 끝까지 지키다가 부월이와의 사랑을 위해 완장을 버리고 도망가 이야기가 끝나버렸다. 도망가기 전에 과거 초등학교 교장선생님에게 꼼짝없이 걸리어 훈시의 말을 들어 그의 잘못을 고하지만 그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부월이의 사랑이었다고 생각한다. 완장과 완력으로 악랄하게 살았던 종술이를 사랑으로 약간은 낭만적으로 포장하여 보내 버린 것이 아닐까. 물론 마지막 그가 완장을 부월이에게 건내며 포기하는 장면은 그가 어느 정도 정신을 차린 것으로 있는데, 더욱 극적인 추락이 시원하고 통쾌했을 같다. 힘으로 과시하는 사람에게는 훈계나 지적은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내가 만약 익삼의 입장이었다면 장정 네다섯을 써서 반죽음이 되도록 혼쭐을 내주었을 것이다. 상당히 야만적이고 비이성적인 방법일수도 있지만(사실상 그러하다.) 몰상식하고 야만적이게 완력을 과시하는 사람들에게는 완력이 결코 독보적이지 않다는 보여주어야 깨달을 있다고 생각한다. 책에서도 종술은 교장선생님의 집에서 훈시의 말을 오랜시간 듣지만 그의 머릿속에는 온통 언제 지루한 훈시가 끝나고 부월이를 보러가냐는 걱정으로 가득 있었다.  완력으로 자신의 권력을 행사하는 것은 원시시대 사냥으로 생계를 이어갈때나 가능할 법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현대의 시대에서는 교화가 어느 정도는 필요하지 않을까

  처음에도 말했듯이, 한국에는 완장에 살고 완장에 죽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흡사 임종술이가 명도 넘게 있는 같다. 완력이 세지 않아 다행이지 완력까지 스스로 갖추었다면 일반인들은 완장을 몰라봤다는 이유만으로 원산폭격 해야 할지도 몰랐겠다.  이렇게 완장에 죽는 사람들이 나오지 않기 위해서는 세우기 문화부터 없애야 한다. 성적 세우기, 대학교 세우기, 업무 세우기 등등 모든 것을 줄을 세우고 제일 잘한 사람에게만 감투를 씌어 주는 사회는 완장의 힘이 가장 강력할 있는 사회이다. 만약 남이 완장을 차던 말던 내가 상관하지 않는다면 완장은 힘을 잃어버릴 것이다. 책에서도 저수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사람이었어도 완장을 보면 괜히 피하고 무서워하였다. 그런 스스로의 완장에 대한 인식이 완장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누가 알아봐 주지 않는다면 그것은 완장이 아닌 단지 왼팔에 두른 두건의 역할 뿐일 것이다.  그런 개인의 인식은 사회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기 때문에 사회를 우선적으로 변화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를 바꿀만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완장을 현인이 나타나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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