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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다른 것을 본다 - 익숙한 것에서 낯선 것을 보는 힘
송현석 지음 / 쌤앤파커스 / 2014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미주리 대학의 신문학부에서 광고학 개론 수업을 수강할 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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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행’에
대하여
인터넷에서
이리저리 흘러가다 보면 스타트업을 성공적으로 시작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아마 지금 정부의 정책으로 인해 관심을 언론이고 미디어고 모두 관심을 그 쪽으로 두어서 그런 것일 테지만 그럼에도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는 하나같이 멋있고, 부럽다. 하지만 이런 생각도 든다. 나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사업 구상인 것 같은데, 저건 왠지 다른 나라에서 한 걸 베껴 온 것 같은데, 내가 더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데 라고 생각한다. 생각만 한다. 결코 나의 생각이 구체적으로 나온 적이 없다. 본문의 말미에서 저자는 자신의 생각을 말하며 부하직원에게 답을 요구하는데 자신이 생각하는 답은 ‘정답’이
아니라 ‘끝까지
해내는 힘’이라고
말한다. 조금 부족하더라도 끝까지 해내는 것. 그러면서 요즘 젊은이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을 내비치는데 뜨끔 하는 마음을 들킨 것만 같았다. 나는 나름대로 아이디어가 많다고 생각한다. 항상 다르게 생각하려고 노력하고, 아이디어를 공책에 적어두려고 하는 등 혁신적이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었다. 하지만 모두 인상뿐이었다. 웹툰 ‘미생’에서
주인공이 어설프게 정직원인 것처럼 행동한 것처럼 나 또한 어설프게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이미 성공한 듯이 행동하고 있었다. 실행에 옮기지 못한 아이디어는 단순한 공상에 불과하다고 저자는 말하였다. 내가 인터넷에서 본 스타트업들을 보면서 더 좋은 생각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들은 인터넷에 뜨고 나는 아닌 이유는 ‘실행’에서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통해서도 정말 뼈저리게 느꼈다. 마케팅 관련 인턴을 잠시 했었는데, 우리의 아이디어를 본 담당자분이 실현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다시 가져오라고 주문하셨다. 우리는 우리가 대학교에서 팀플을 하듯이 생각해 간 것이었는데, 현실은 그와는 판 자체가 달랐다. 현실에서 아이디어를 가져오라는 것은 실행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팀플에서 나온 아이디어는 SNS를 이용하자. 니치 시장을 공략하자. 새로운 상품을 개발하자라는 구름이 떠다니는 두루뭉술한 주장만 가득했다. 하지만 현실을 마주하니 어떻게, 왜, 언제, 누구를 위해서라는 당연하고도 당연한 물음들에 대답할 수 없었다. 결국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고 있는데 그래도 이번 경험을 통해 대학생의 포부 어린 시각에서 벗어나 현실을 바라보게 된 것 같다. 아니면 대학생의 포부 어린 시각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일까? 하지만 결국 실행하느냐가 문제고 실행을 해야 뭐라도 결과가 나오고 송현석씨처럼 책을 쓰든 망하든 농사를 짓든 뭐든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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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것을 본다는 것’에
대하여
다른 것을 본다는 것은 ‘정말로’ 다른 것을 보는 것은 아니다. 이 세상에는 다르게 보는 사람들이 참 많은데 그런다고 반드시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것을 보는 와중에 다른 것을 보아야 길이 열린다. 책에 나온 예시들을 열거하자면 남자가 주타겟이라고 생각했던 맥주시장에서 여성을 공략하여 성공을 거둔 카스. 시계 소비가 더 이상 시간을 보기 위한 용도가 아니라 패션을 위해서라는 흐름을 간파하여 성공한 스와치. 쓰러져가는 메모장 산업에서 ‘마티스, 반 고흐 등 예술가들이 사용했던 제품’ 이라는 고급화 전략으로 성공한 몰스킨 등, 기존의 방식에서 살짝만 방향만 바꾸었을 뿐인데도 효과가 컸다. 본인은 본래 마케팅에 소질도 없고, 뭐가 뭔지도 잘 몰라 그냥 파격적으로만 만들면 시선을 끄니 성공하겠거니라고 단순한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정말로 성공한 브랜드들은 대부분 파격적인 마케팅을 사용하지 않았다. 단지, 살짝 다르게 봐서 대비효과를 크게 키웠을 뿐이었다. 그렇다면 그런 다르게 보는 힘은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지 시원하게 설명해 주었어야 했는데, 저자는 마치 자기계발서의 조언들처럼 말미에 ‘고객의 불만에 답이 있다.’ ‘사람을 움직여야 이긴다.’ ‘진정성을 힘이 세다.’라는 등, 정말 우리가 알 수 있는 말들을 늘어놓았다. 다르게 보는 힘은 자신의 경쟁력이기에 독자들에게 알려주려고 하지 않았던 건지, 아니면 정말 저것들이 정답인건지. 다르게 보는 것은 말로 설명하기도 글로 쓰기도 힘든 추상적인 무언가라고 생각하는 편이 나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