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요일 -특별판 - [초특가판]
자코 반 도마엘 감독, 다니엘 오떼이유 외 출연 / 스카이시네마 / 200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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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를 안으면 나무가 된다."

임진수 선생님께서 정신분석 수업 시간에 말씀하셨다. 애도와 멜랑콜리에 대한 수업이었다.
문장이 자꾸 맴돌아 영화를 보았다

 

 

 

영화는 꿈이고 기적이다. 아무도 처음 본 여자를 사랑한다고 레스토랑에 드러눕는 이를 위해 함께 드러누워줄 없기 때문이다. 그런 사랑이고 배움인지도 모르겠다.

 

미래 은행의 컨설턴팅 비슷한 업무를 담당하는 해리에게 나타난 다운증후군 조지스. 조지스에게 환상과 현실은 때로 결합한다. 그는 이기적이지만 동시에 아름다운 마음도 가지고 있다. 자기가 갖지 못한 때문에 뒹굴고 울기도 하지만 때로 아름답기도 하다. 모든 사람이 그렇듯.

그에게 존재하는 환상(어머니에 대한 환상이나 가수에 대한 환상) 그를 이끈다.

조지스를 보고 해리는 배운다. 자신 속에 억압된 . 원하는 것을 원한다 하지 못하고 자신이 맞춰놓은 일률적인 시스템 속에 통제하는 것이 스스로를 얼마나 옭아매는지. 그는 점차 원하는 대로 행동한다.  

왜 바보처럼 원하는 대로 행동하지 못할까? 결국 우리가 보지 못하는 것은 우리이므로.

조지스를 보며 나도 처음인 것처럼 살고 싶었다. 사실 매일 처음을 살고 있는데도 처음이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그게 어이가 없지만. 관습, 규제, 학습에 대한 매너리즘 등등으로 인해 너무 많이 잃고 있는 아닌가.

 

영화를 구조적으로 보자면 성장담에 가깝다. 우리는 누구를 만나야만 배우고 깨닫는다. 그것이 자신과 다를 (해리는 유사점은 보이지 않지만 다른 점은 보인다고 대사를 읊기도 한다.) 배움은 크다. 해리는 성장하나 조지스가 곳은 보이지 않는다. 현실이 그러므로.

영화는 꿈이고 기적이기에 8요일이 있어 그들이 세상에 태어난 데도 이유가 있으리라 말한다. 누군가를 크게 하고 누군가 껴안을 틈을 주기 위해. 우리가 아이였던 무렵을, 아니 우리 속에 잠자는 아이를 들여다보게 하기 위해. 또한 우리가 실은 진짜 바보임을 일깨워주기 위해.
"당신의 눈에 조지스가 보이네요." 

좋은 대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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얄미운 사람들에 관한 책 그림책 도서관 10
토니 모리슨.슬레이드 모리슨 지음, 파스칼 르메트르 그림, 노경실 옮김 / 주니어김영사 / 200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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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빌려놓았다.  

어떤 10세 아동이 내게  

"우리 엄마는요 저한테 구몬 수학도 안 하고 뭐 하는 거야 그래서 제가 구몬 수학 다 했는데 그러면 너 지금 대드는 거야 이래요. 다 해서 다 했다고 하는데 그게 대드는 거예요?" 

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그전에 다른 10세 아동은  

싫어하는 것을 적어보자는 나의 말에 따라 친구 이야기를 늘어놓다가 

왜 걔가 싫냐고 묻자 

"얄미워요." 

라고 대답했다. 

"왜?" 

라고 다시 묻자  

머뭇거리고 삐죽거리다 말았다.  

결국 걔 얘기는 적지 않았다.  

 

어쨌든 두 10세 아동을 위해 책을 준비했으나 

두 10세 아동과 결별한 관계로 책은 보여주지 못했다. 

10세나 11세 아동들이 

가지세요 라고 준 두유를 한 시간 반 뒤 다시 그것을 슬그머니 만지며  

"저 이거 먹어도 돼요?' 

라고 묻는다는 것을 나는 이미 경험으로 알고 있으므로 

아마 두 10세 아동과 다시 만나기는 힘들 것이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이 몹시 얄미워져서 

다른 일을 하려다가도 이 책이 방구석에 뒹구는 것을 보면  

집중을 하지 못하고 만다.

 어쨌든 이 책의 가장 멋진 부분은 

 

 

 

 

이 부분인데 사진을 찍을 의욕이 자꾸 저하되어 대충 찍어 글씨가 보이지 않을 수도 있으니 써보자면 

"얄미운 짓을 할 땐  

어른들도 아이 같이 보여요." 

"그렇다고 얄미운 짓을 하는 아이가 

어른처럼 보이는 건 아니에요."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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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 괴물은 정말 싫어! 작은도서관 31
문선이 글.그림 / 푸른책들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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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깔깔 거리며 봤다. 주인공인 준석이의 맹랑함이 귀엽기도 하고 엉뚱하기도 해서. '부모님은 우리를 사랑할까요?' 시험 문제에 '그러게 말입니다.'라는 답을 쓰는 아이다운 발상이 곳곳에 돋보인다. '개미를 삼등분하면?' 이란 질문에는 '죽습니다'라고 쓰는 아이.


게다가 결말도 괜찮다. 적당한 타협이 아니라 문제 제기를 끝까지 멈추지 않는다. 대한민국 사회의 과다 경쟁 의식과 그로 인한 스트레스 만연이 초딩부터 시작된다는 엄연한 현실을 에둘러 넘기려 하지 않고미래로 시간 여행을 떠나는 결말은 흥미롭다. 애들이 사라지면 니네 어쩔 거야, 이런 질문을 던지는 것은 내가 너무 과장해서 해석하고 있는 건가?


보통 동화라면 어떻게든 타협적인 대안을 마련하지 않을까 했는데 마지막에 이렇게 세게 나가 주니 재미가 더하다.


애들한테 보여주고 싶다. 정말 애들은 시험이 인생 스트레스 최고봉이라고 생각한다. 그래, 생각해보면 자식 낳는다면 어떻게 기를지 그런 분위기 때문에 끔찍하다. 하느니 하는 낫지만, 하라고 자꾸 다그치는 문제가 있으니.


어쨌든 재밌다. 아이가 있다면 같이 읽으면, 정말 맘이랑 똑같다고 같다. 공부 한다고 서로 자기 닮았다고 싸우는 부모님 때문에 상처 받고, 무시 당한 서럽고, 때로 말하고 싶은 가득한데 차마 못하는 애들이 보면 속이 시원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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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가는 시내버스
안건모 지음 / 보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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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억 인구의 존엄성이 문제다. 그 60억이 부모가 돼서 자기 자식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 그놈의 인생이란 게 문제다.
요샌 이런 생각을 자주 한다. 그러다 이 책을 보고
그래도 이렇게 이해할 수 있다면 좋을 텐데, 하는 생각 잠시. 

책을 읽은 날은 하루종일 버스기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마을버스 기사의 노고라든가 버스 기사의 직업적 노고에 대한 이야기였다. 내 고민, 내 직업적 영역에 대한 시간적 투자만으로도 바쁘다는 이 세상에 다른 직업을 가진 사람에 대해 이렇게 많은 대화를 나눠본 것은 처음인 것 같다. 그러나 알고보면 우리 일상에 버스는 얼마나 많은 시간을 차지하는가
단지 관심을 가질 여력이 없거나 여지가 없을 뿐이다.
그의 말대로 일하는 사람들이 글을 써서 자기 얘기를 충분히 풀어낼 수 있는 소통의 공간이 제대로 마련된다면 세상은 이다지도 서로 잘났다고 큰 소리치는 곳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화를 통해 해결되지 못할 것은 없을 지도 모른다. 충분히 대화할 수 없을 뿐이다. 시간의 문제인지 사회적 구조의 문제인지는 각자 다른 답을 얻을 수 있지만, 

 

처음 부분에선 버스 기사에 대해 생각했고 중간 부분에서 노동자에 대해 생각했다. 나 역시 노동자인데 나는 내 권리를 지키려고 싸우고 있는가? 아 암울한 대답이여.  그가 <버스 일터>를 만들고 월차를 얻어내고 억울한 구타를 당하는 모습.

마지막 장인 그의 인생 역경에 대해 읽을 때는 아버지, 어머니 생각을 했다. 누군가의 삶에 낀 먹구름, 잿빛 안개. 우리나라의 역사이기도 한 그 먹구름. 
 

지금 안건모 님은 월간 <작은책> 발행자로 활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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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교육
로맹 가리 지음, 한선예 옮김 / 책세상 / 200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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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문장은, '인간과 나비들이…….'이다. 인간과 나비들이 하염없이 싸우고 하염없이 살기 위해 애쓴다. 그러다 죽는다. 로맹 가리는 장자를 읽었을까? 아니, 역시 아직 장자를 읽지 않았지만, 나비 마리가 살기 위해 몸부림치는 것을 보면, 마치 종이처럼 팔랑대는 생명이 살려고 기를 쓰는 것을 보면 아연해지고 만다. 생명이란 얼마나 연약하고, 짓밟히기 쉬우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가. (또한 나는 나비랑 무어 그리 다를까.)

로맹 가리는 프랑스군으로 참전해 있을 당시 소설을 썼다. 2 세계대전 중이었고, 그는 용맹한 군인이고자 했으나 군인의 생도 역시 다른 생과 많이 다르지 않나 보다. 격렬한 순간은 짧고 기다림은 지루하며 초조하다. 동안 그의 번째 장편이다.(그동안 그는 동물원 우리 안에 들어가 앉아있는 기이한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로맹 가리 평전에 나온다.)

폴란드 레지스탕스 이야기. (번역은 빨치산으로 있다.) 2 세계대전이 독일의 폴란드 침공에서 시작한 것을 보면 의미심장하다. 또한 그가 폴란드 빌노에서 잠깐 어린 시절을 보냈다는 사실도 지나칠 없을 지도 모른다. 하염없이 눈이 내리고, 배고픔이 인간을 어떻게 만드는지 알아내게 만드는 시절.

 

안에 등장하는 무수한 인물들

 

도브란스키란 인물의 소설로 등장하는 단편 독일인 척후병들. 속에 버려진 독일인들이 겪는 환상. 사람, 어린 소녀 등등. 모르는 나라에 버려진 병사들. 그는 프랑스군으로 독일 항전에 참전한 그런 소설을 쓴다.

 

<유럽의 교육> 인간 군상에 대한 이야기다. 폴란드 레지스탕스, 독일 병사. 만들어진 적의 속에서 희생된 팔랑거리는 생들. 자신에게 친절하던 독일인 슈뢰더를 죽도록 내버려둔 주인공 야나크, 바이올린을 연주하던 분더킨트가 죽도록 내버려둔 주인공 야나크. 환상이 만들어낸 이념, 이념이 만들어낸 아름다움. 로맹 가리는 사이의 비명횡사를 말한다. 사이 스쳐간 문장, 순간적인 황홀경, 홀림들.

 

그러나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자. 인간이, 그다지도 별볼일 없는 인간이 아름다움에 감응한다. 음악, 조화, 신만이 있는 일일지도 모를 . 의미를 생성해내는 . 일까? 그럼에도 하나의 목숨은 조용히 사그라지는데, 어쩌면 정말 꾀꼬리의 노래일지도 모르는데,

 

'수없이 많은 세월이 흘러오는 동안 얼마나 많은 꾀꼬리가 어둠 속에서 그렇게 노래를 불렀을까? 야네크는 생각했다. 믿음을 품고 영감을 받은 꾀꼬리들이 영원하고 경이로운 노래들을 부르며 얼마나 많이 죽어갔을까?'

 

아름다운 것들은 자꾸만 우리 마음을 미흡하게 할까. 혹은 충만하게 할까, 하는 의문이 떠오를 ,

로맹 가리의 답은,

 

'만약 인간의 마음이라는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위에 절망이란 없을 것이다.'

 

니힐리즘, 염세주의,

그럼에도 살아있는 동안에는 살아있을 수밖에 없다. 살다와 사랑하다 사이에서의 방황이 삶인지도 모르겠다. 그동안 역사가 이루어지고 허물어지고 무수한 인간이 죽고 거기 점처럼 무수한 사랑과 아픔과 절망이 사그라들고 꽃피고.

 

그것이 현재다. 제국주의의 역사가 아직 끝나지 않은 나라에서조차. 멀리 바라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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