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없던 시절의 우리가 무작정 두려워했던 ‘보통의 삶‘이란, 여쩌면 남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특별함을 좇는 일이 아닌, 결국 각자의 삶 속에서 자신만의 ‘보통‘을 찾아가기 위한 단 하나의 특별한 여정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모자라거나, 넘치지 않는 그 보통의 균형을 찾아가는 삶의 고단한 여정을 지속하는 데에는 스스로에 대한 믿음도 중요하지만,
결국 나의 보통 속에서 가장 반짝이는 무언가를 알아차려주는 이들이 있기에 우리의 삶은 비로소 서로에게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게 됩니다.
우리를 이 세상 속에서 함께 존재하게 하는 일,
서로에게 무해한, 보통의 삶을 살아가는 일이란 그런 것일지 모릅니다. - P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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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기에 제게 그림을 그리는 일이란 인간을 사랑하는 연습을 하는 일입니다.
그 무수한 연습의 나날들 속에서, 언젠가 어느 날엔가 예고도 없이 캔버스 위로 떠오른 사랑의 형상을 발견했던 기쁨은 오늘의 연습을 위한 용기가 됩니다.
그래서 사랑이란 더없이 연습이 필요한 일입니다.
매 순간 매 숨처럼. 언제나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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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사과

여름은 추웠고 비가 많았다
사과가 푸르고 시다
그래도 사과를 따고 고른다
상자에 담아 저장한다
푸른 사과가
없는 사과보다 낫다
이곳은 북위 62도이다 - P59



길은 스스로 찾아야 한다
스스로 걸어야 한다
모르는 곳으로
먼 길이다

길은 그런 것
오직 스스로
걸어야 한다 길은
돌아올 수 없다

어떤 길을 걸었는지
남기지 마라
지나간 처음의 길은
바람이 지우리 - P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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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결코 형식에 구애받아서는 안 된다. 자신에게 한 톨이라도 가치나 친절이 남아 있다면 서로를 속이거나 모욕하거나 멀리해서는 안 된다. 또한 서로와의 만남을 서둘러서는 안 된다.
사람들 대부분은 너무 바빠 진심으로 서로를 대할 시간이 없는 듯하다. - P1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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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를 제거하고, 콩 줄기 주위로 새•토양을 돋워주고, 내가 심은 콩이 잘 자라도록 격려하고, 누런 토양이 여름에 품었던 생각을 쑥과 기장, 나도겨이삭 같은 잡초가아니라 콩잎과 꽃으로 표현하도록 하는 일, 대지로 하여금 풀의언어가 아니라 콩의 언어를 말하도록 하는 일이 나의 하루 일과였다. 말이나 가축 혹은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거나 개량한 농기구를 사용하지 않았으므로 일이 더디었지만 대신 내가 심은 콩과 아주 친밀해졌다. 육체노동은 아주 단조롭고 고된 일이라 할지라도 절대로 무익하지 않다. 육체노동에는 항구적인 교훈이 담겨 있으며 이를 통해 학자는 걸작을 수확한다. - P175

그 새의 노래는 말하자면토양 맨 위에 뿌려주는 비료로, 나는 그 노래가 콩을 잘 자라게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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