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너짐 속에 남은 것이 진실입니다.
- P256

세월은 조용히 흐르고, 자연은 그저 넓게 펼쳐져 있습니다. 그러나 사람은 자신을 조급하게 만들고, 마음의 틈을 좁혀 세상의 여백조차 허락하지 않습니다.

(중략)

우리가 삶을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의 속도에 자신을 조율할 수있다면, 시간도, 공간도, 감각마저도 훨씬 너그러워질 것입니다.

후집004
세월은 본래 넉넉하게 흐르건만 바쁘게 사는 사람은 스스로 그 시간을 좁히고, 하늘과 땅은 본래 넓고도 크건만 속 좁은 이는 스스로 그 공간을 막습니다. 바람, 꽃, 눈, 달은 본래 한가한 풍경이건만 분주한 사람은 스스로 복잡하게 만듭니다. - P257

높고 투명한 마음을 지니라

마음에 탐욕이 없을 때, 세계는 본래의 고요한 모습을 드러냅니다. 욕망이 사라진 마음은 가을 하늘처럼 높고, 비 갠 바다처럼 투명해집니다.

그렇게 맑아진 마음에 거문고 한 대와 책 한 권이 곁에 놓이면, 비록 그 자리가 초라한 방이라 하더라도 신선의 경지처럼 느껴집니다.

물질의 많고 적음이 아니라, 마음의 맑음과 고요함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품격을 만듭니다. 고요한 마음 하나가 삶을 가장 아름답게 빚어내는 것입니다.

후집 009
마음속에 욕망이 없으면 가을 하늘과 맑은 바다처럼 청명해집니다. 거문고와 책을 곁에 두고 앉아 있으면 그 자리가곧 신선의 세계가 됩니다. - P262

멈춘다는 것은 외적인 상황이 아니라 내면의 결단입니다. 인간은 늘 "조금만 더"라는 말로 쉼을 미루지만, 인생의 일은 끝이 없고 조건은 절대 완전해지지 않습니다.

평생을 일에 매달리고, 출가해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 이유는 멈춤이 ‘지금‘이 아닌 ‘나중‘에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참된 휴식은결심의 순간에 있습니다.

지금 이 자리에서 멈출 줄 아는 사람만이 자유로울 수 있으며, 무한한 욕망의 사슬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후집 015
지금 이 순간 그만두려 마음먹으면 그 자리에서 멈출 수 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 마무리되면 쉬겠다"라고 한다면할 일은 끝이 없습니다. 출가하여 스님이 된다 해도 마음이 끊어지지 않으면 여전히 끝나지 않은 것입니다. - P268

고요함의 깊이를 알 때까지

삶은 뜨거운 열기 속에서 불타는 듯 살아가야 가치 있다고 믿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러나 바쁘게 달려온 길 위에 멈춰 서면, 그 열정이 때로는 허망했음을, 그 속도는 실체 없는 안개였음을 알아차리게 됩니다.

마찬가지로 번잡한 세상에서 벗어나 조용한 삶을 경험해 보아야 비로소 고요함 속에서 느껴지는 여운과 풍요로움이 얼마나 넉넉한 것인지 알게 됩니다.

‘고요한 것의 깊이‘는 분주함의 끝에서야 도달할 수 있는 깨달음입니다. 우리가 누려야 할 진짜 삶의 맛은 열기가 식은 뒤 찾아오는 한 줄기 평온 속에 숨겨져 있습니다.

후집016
차가운 시선으로 뜨거움을 바라보아야 열정 속의 분주함이 결국 무익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수선함 속에서 고함을 경험해야만, 조용한 가운데 깃든 삶의 참된 맛이 가장 깊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 P269

삶의 본질을 아는 이는 남과 어울릴 줄 알되 자신을 잃지 않으며, 고요함을 사랑하되 그것을 과시하지 않습니다. - P270

지금 이 순간한 생각을 너그러이 돌리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시간과 공간의 주인이 될 수 있습니다.

후집018
시간이 길고 짧은 것은 한 생각에 달려 있고, 마음이 넓고 좁은 것은 가슴속 한구석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므로 기운이 한가로운 사람은 하루가 천 년처럼 넉넉하고, 생각이 넓은 사람은 작은 방도 온 세상처럼 여유롭게 느껴집니다. - P271

삶의 궁극은 덜어냄에 있습니다. 소유와 명예, 욕망과 계획을 하나씩 벗겨내다 보면, 마침내는 꽃을 심는 일마저도 내려놓게 됩니다.
그리하여 모든 것을 무(無)의 경지로 돌려보낼 때 진정한 자유가 시작됩니다. 잊고 또 잊는다는 것은 단순한 망각이 아니라 집착을 놓아주는 지혜입니다.
일상의 작은 행위들이 목적 없이도 빛날 수 있을 때, 그 삶은 오히려 본래의 길을 따릅니다. 결국, 마음을 비우는 사람만이 참된 충만을 알게됩니다.

후집 019
계속 덜고 또 덜어내어 꽃을 심고 대를 심는 일조차 ‘무소유의 스승‘에게 맡깁니다. 모든 것을 잊고 또 있어 향을 피우고 차를 달이는 시간조차 더 이상 흰옷 입은 동자에게도 물을 필요가 없습니다. - P272

삶의 본질은 결국 ‘지금 이 순간‘에 머물 수 있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세속과 성스러움은 따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이 그 경계를 가르는 법이지요.

욕망은 늘 더 먼 것을 바라보게 만들지만, 지금 가진 것에 감사하는 이에게는 현재가 곧 낙원이 됩니다. 마찬가지로, 세상과의 인연 또한 그것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한 조각 인연도 잘 다루면 삶의 전환점이 되지만, 욕심으로 휘두르면 그 안에 위험이 숨어 있습니다. 결국, 지혜란 순간을 알고 다스릴 줄 아는 내면의 눈입니다.

후집 020
모든 것은 눈앞의 일에 달려 있으니 만족을 아는 이는 지금 이곳이 곧 신선의 경지요. 만족을 모르는 이는 그저 속된 경계에 머무를 뿐입니다. 세상 모든 인연도 결국 그 쓰임에 달렸으니 잘 활용하는 아는 거기서 생명의 길을 찾고, 제대로 쓰지 못하는 이는 화근을 불러옵니다. - P273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아무것도 하지 않는 그 순간 속에서 진정한 충만과 자유가 태어납니다.

후집 022
소나무 계곡가에서 지팡이를 짚고 홀로 걷노라니 서 있는 자리에 구름이 피어올라 누더기 옷자락을 감쌉니다. 대나무창 아래에서 책을 베고 깊이 누웠다가 깨어나니 달빛이 차가운 담요 위로 스며들고 있습니다. - P275

참된 삶은 ‘강렬함‘이 아니라 ‘담백함‘ 속에서 피어납니다.

후집 124
앞다투어 나서는 길은 좁고 거칠지만 한 걸음 물러서면 그만큼 여유롭고 평탄해집니다. 진하고 화려한 맛은 오래가지 못하고, 맑고 담백할수록 그 여운이 길어집니다. - P277

삶과 죽음 모두 단절된 사건이 아니라, 평소의 태도와 사유가 이어지는 결과입니다.

고요한 때 마음을 닦지 않으면, 소란 속에서 방황할 수밖에 없습니다. 참된 평정은 위기 속이 아니라 평상 속에서 자랍니다.

후집 025
바쁠 때도 마음을 잃지 않으려면 평소 한가할 때 마음과 정신을 맑게 다스려 두어야 합니다. 죽음의 순간에도 흔들리지 않으려면 살아 있을 때 모든 일과 사물의 허망함을 꿰뚫어 보아야 합니다. - P278

앞으로 나설 땐, 물러날 길도 생각하라

지혜로운 사람은 한 걸음 앞을 내디딜 때, 이미 두 걸음 뒤를 생각해 둡니다. (중략)

깊은 통찰은 언제나 ‘그다음‘을 바라보는 데 있습니다. 앞만 보는 눈보다 돌아설 것을 생각하는 지혜가 우리를 진정한 평온으로 이끕니다.

후집 028
앞으로 나아갈 때는 물러설 길을 먼저 생각해야 울타리에 부딪히는 위험을 피할 수 있고, 무언가를 시작할 때는 놓을 방도를 먼저 그려야 호랑이 등에 올라타는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 P281

명성을 피하고 조용히 살아가는 삶에는 여유와 깊이가 깃듭니다. 또한 세상의 일에 능숙해지려는 노력은 때로는 자신을 소모하게 만들고, 불필요한 번잡함을 낳습니다.

그러니 삶을 되돌아보며 필요 없는 일을 덜어내고, 마음을 고요히 다스리는 일이야말로 진정한 지혜라 할 수 있습니다. 명예보다는 평온을 능란함보다는 단순함을 좇는 삶이 오래도록 자신을 지키는 길입니다.

후집 030
이름을 드러내는 것을 자랑스러워하기보다는 차라리 이름을 피하는 삶이 더 깊이 있는 삶입니다. 세상을 익히는 데 힘쓰는 것보다는 세상일을 줄이고 조용히 지내는 것이 더욱 유익합니다. - P283

스스로 만족하는 마음엔 하늘이 머문다

(전략)

"스스로 만족을 얻은 이"는 안팎의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넉넉한 마음을 가집니다. 밖이 시끄럽더라도 내면이 평화로우면 소음은 바람 소리로 흩어지고, 밖이 한적하더라도 마음이 초조하면 적막은 곧 고통이 됩니다.

결국, 번화 속에서는 유연함을, 적막 속에서는 깊이를 길러 나아갈때, 우리는 어디에 있든 ‘자연히 편안한 하늘‘을 만나게 될 것입니다.

후집 031
고요함을 사랑하는 이는 흰 구름과 깊은 바위를 바라보며 깊은 이치를 깨닫고, 영화와 변화를 좇는 이는 맑은 노래와 화려한 춤 속에서 권태를 잊습니다. 그러나 스스로 만족을 얻은 사람에게는 시끄러움도 고요함도 번영도 쇠퇴도 따로 없으니, 어디를 가도 저절로 편안한 하늘을 누립니다. - P284

흔들림 없이 흐르는 물처럼 살아가기

구름은 머무는 데도 떠나는 데도 뜻이 없고, 거울은 고요함에도 동요하지 않고, 소란함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이처럼 진정한 자아는 바깥의 움직임에 끌리지 않으며, 내면의 중심을 잃지 않는 데서 비롯됩니다. 삶에서 선택의 순간이나 세상과의 부딪침이 다가올 때, 우리는 종종 흘러가는 감정에 사로잡혀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에만 몰두합니다.

그러나 진정으로 자유로운 사람은 상황을 가르거나 피하지 않습니다. 무엇에 머무르든, 무엇을 마주하든 끝내 평온한 거울처럼 세상을 비추고, 구름처럼 자유롭게 지나갈 수 있는 것입니다.

후집 032
외로운 구름이 산골짜기에서 흘러나오면, 머무르든 떠나든 어느 것에도 얽매이지 않습니다. 맑은 거울이 허공에 걸리면 고요하는 소란하든 어느 것에도 흔들리지 않습니다. - P285

높은 도는 평범한 삶 속에 숨어 있고, 깊은 깨달음은 단순한 행위 속에서 비롯됩니다. 선종이 말한 "배고프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잔다"라는 구절은 진리를 추상적이고 특별한 것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삶 속에서 찾으라는 뜻입니다.

시인의 눈에는 눈앞의 경치, 입에서 나오는 말이 이미 완성된 시이며, 억지로 꾸미지 않아도 진정한 아름다움은 거기에서 피어납니다. 그러니 아무 욕심 없이 지금 이 순간을 받아들이면 가장 순수한 진리가 조용히 곁에 머물게 됩니다.

후집 034
선종(동아시아 불교의 중요한 종파 중 하나)에서는 말합니다. "배고프면 밥을 먹고, 피곤하면 잠을 잔다." 시는 이렇게 말합니다. "눈앞의 풍경과 입에 담는 말이 곧 시의 뜻이다." 가장 높은 경지는 가장 평범한 데 담겨 있고, 가장 어려운 이치는 가장 쉬운 데서 드러납니다. 무엇인가 얻고자 애쓰는 이는 오히려 멀어지고 마음을 비운 이는 자연히 가까워집니다. - P2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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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바로보기 위해선 뜨거운 감정보다 냉정한 통찰이 필요합니다. 사람을 바라볼 때는 편견 없이 조용히 관찰해야 하고, 말을 들을 때는 판단보다 이해가 앞서야 합니다. 감정이 격할수록 마음은 더욱 차분해야 하며, 복잡한 일일수록 냉철한 이성이 빛을 발합니다.

감정을 억누르라는 말이 아닙니다. 오히려 감정을 제대로 마주하기 위해선 그것을 휘둘리지 않게 보는 차가운 시선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이 냉정은 무정함이 아니라 진정성 있는 판단의 근거가 됩니다.

차가움은 때론 지혜로 가는 문입니다.

전집 204
차가운 눈으로 사람을 보고 차분한 귀로 말을 듣고 냉정한 마음으로 감정에 대응하며 고요한 마음으로 이치를 살펴야 합니다. - P234

넓은 마음에 오래도록 복이 머문다

넉넉한 마음은 삶의 흐름을 부드럽게 합니다. 어진 사람의 마음은 여유롭기에 타인을 포용하고 상황을 지혜롭게 수용할 수 있으며, 이는 결국 복으로 되돌아옵니다.

반면, 조급하고 쫓기는 마음은 매사에 긴장을 만들고, 결과적으로 자신의 운도 좁히게 됩니다. 마음이 급하면 시야가 좁아지고, 판단이 거칠어지며, 행동 또한 삐걱거리기 마련입니다.

인생의 크기는 결국 마음의 넓이에서 비롯됩니다. 이때, 조급한 걸음보단 여유 있는 걸음이 더 멀리 갑니다.

편집 205
어진 사람은 마음이 너그러워 모든 일에 여유가 깃들고, 그로 인해 복도 두텁고 경사(축하할 만한 기쁜 일)도 길게 이어지며 하는 일마다 넉넉한 기운이 흐릅니다. 그러나 속된 사람은 생각이 조급하고 다급하여 복은 얇고 덕의 영향도 짧으며 하는 일마다 조급하고 쪼들린 형세가 됩니다. - P235

표면에서 벗어나 내면의 생명력을 보는 것, 그것이야말로 진정한 배움입니다. - P245

참된 하늘의 뜻은 가진 자가 나눌 줄 알고, 아는 자가 가르칠 줄 아는 데 있습니다. - P246

성인의 경지에 이른 사람은 사사로이 생각하거나 걱정하지 않으며, 어리석은 사람은 알지 못해도 오히려 함께 학문을 논할 수 있고 일도 함께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나 중간 정도의 재능을 가진 사람은 한 겹 더 다양한 지식과 생각을 지닌 탓에 괜한 추측과 의심이 늘고, 모든 일에 쉽게 손을 대지 못하게 됩니다. - P247

사람의 마음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입과 생각을 통해 그대로 드러납니다. 말은 마음의 문과 같아 쉽게 흘리면 중심이 노출되고, 생각은 마음의 발처럼 행동을 끌고 가기에 흐트러지면 길을 잃습니다.

그러므로 침묵은 단지 말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중심을 지키는 수련이요, 생각을 살핀다는 것은 단순한 경계가 아니라 올바름을 향한 준비입니다.

입을 삼가고 생각을 단속할 줄 아는 자는 말과 행동 이전에 이미 반쯤 깨달은 사람입니다. 마음을 지키는 훈련은 외부로 나아가는 모든 출구를 돌아보는 데서 시작됩니다. - P248

인간은 깊이와 열정으로 자신을 단련할 때 비로소 제대로 쓰이는 사람이 됩니다. - P250

진짜 두려워해야 할 것은 외부의 위협이 아니라 스스로의 안일과 자만입니다. 또한 권세 앞에서는 굽히지 않으면서도, 외로운 이들의 고통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는 마음이야말로 덕의 척도입니다.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되, 사람의 슬픔엔 놀랄 줄 아는 마음. 그것이 곧 겸허한 지혜이며 현인의 품격입니다. - P251

오히려 소나무처럼 사계절 푸르고, 귤처럼 계절을 기다려 향기를 발하는 삶이 더욱 단단하고 깊습니다.

진정한 성숙은 속도보다 방향에서 비롯되며, 덧없고 눈부신 순간보다 묵묵히 쌓인 시간이야말로 인생의 향기를 오래 품게 합니다. - P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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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사람과의 관계에서는 선과 악, 지혜와 어리석음을 너무 명확히 나누려 하지 말아야 합니다. 삶이란 본래 명함이 뒤섞인 채 흐르며, 사람 또한 하나의 단면으로만 정의할 수 없습니다.

포용이란 완벽하지 않은 세상과 사람을 있는 그대로 안는 태도입니다. 고요한 연못처럼 마음을 넓게 가지면, 세상의 불순함도 결국 가라앉고, 진실은 물 위에 드러나기 마련입니다. - P216

집착은 언제나 경직을 부르고, 경직은 이해를 막습니다. 삶은 언제나 흐름 속에 있으므로 고집보다 여백이 더 큰 힘이 됩니다. - P218

바람이 불면 나무도 몸을 기울이듯, 마음도 부드러움을 지니고 있어야 오래갑니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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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단은 냉정하게 실행은 담대하게

어떤 일을 판단하고 논의하는 자리에 있는 사람은 감정에 휩쓸리지않고 냉철하게 그 일의 손익을 분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반면, 실제로 일을 맡아 실천하는 사람은 이해득실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고 맡은 바를 묵묵히 이행하며 중심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따라서 그에게 필요한 것은 실리를 따지는 것이 아닌, 성실과 용기입니다.

일의 성공은 이 두 종류의 태도가 조화롭게 작용할 때 이루어집니다. 판단하는 이의 분별력과 실행하는 이의 몰입이 함께할 때, 비로소 일이 제대로 풀리는 법입니다.

전집 174
일을 논의하는 사람은 그 일 바깥에 있으니 이해관계의 실상을 분명히 살펴야 하고, 직접 그 일을 맡은 사람은 그 일속에 있으니 이해득실에 대한 걱정을 끊어야 합니다. - P203

권세 앞에서도 중심은 잃지 마라

세상의 중심에 선 사람일수록 더욱 바른길을 걸어야 합니다. 권세와 이익이 얽힌 자리에 있는 이는 언제나 유혹과 위험에 노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자리에서는 외면의 화려함보다 내면의 바름이 중요합니다. 아첨하는 이들을 가까이하고 그들의 타협에 휩쓸리는 순간, 자기 뜻을 잃게 되고, 반대로 지나친 정의감으로 경직되면 뜻하지 않은 화를 부를 수도있습니다.

중심을 지키되 부드럽고, 뜻을 지키되 무르지 않게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야말로 권력의 문 앞에서 자신을 잃지 않는 길입니다.

전집 175
선비가 권세있는 자들과 교류하거나 요직에 있을 때는 자신의 행동은 엄격하고 분명해야 하며, 마음은 온화하고 부드러워야 합니다. 권세에 아첨하여 부패하는 무리에 빠져서는 안 되고, 의롭다는 명분 아래 지나치게 급진적으로 하여 위험을 자초해서도 안 됩니다. - P204

드러내지 않아도 스스로 빛나는 삶

선과 의로움을 내세우는 이가 오히려 비방의 표적이 되는 아이러니는 인간사회의 오래된 그림자입니다. 선을 말하고 도를 외칠수록 사람들은 오히려 그 사람을 시험하려 들고, 때로는 시샘하거나 험담하게 됩니다.

진정한 덕은 드러내려 할 때보다 조용히 실천될 때 더 깊은 울림을 줍니다. 현인은 겉으로 드러나는 칭송보다는 마음의 평온과 조화를 중시합니다.

억지로 드러내지 않아도 스스로 빛나는 그런 존재가 되는 것, 그것이 현인의 지향점입니다.

전집 176
절개와 의로움을 내세우는 사람은 오히려 그것으로 비방을 받기 쉽고, 도학을 드러내는 자는 종종 그 이름으로 책망을 받습니다. 그러므로 현인은 악한 일에 가까이 하지 않되, 굳이 선한 이름도 세우려 하지 않습니다. - P205

한순간의 자비가 세상을 밝힌다

세상을 변화시키는 것은 거대한 업적보다 한 사람의 마음에서 시작된 따뜻함일지도 모릅니다. 순간의 자비는 단지 눈앞의 누군가를 위로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위 사람들에게도 따스한 기운을 전파합니다.

이는 두 공간, 곧 하늘과 땅 사이의 기운을 부드럽게 감싸며 세상을 고요히 만듭니다. 또한, 마음 한편의 맑고 진실한 결백은 그 자체로 향기처럼 남아, 시간이 흘러도 사람들의 기억 속에 길이 이어집니다.

조용한 선이야말로 인생을 빛나게 하고 세상을 정화하는 진정한 힘이 됩니다.

전집 178
한순간의 자비로운 마음은 온 세상의 조화를 빚어내고, 한치의 맑고 깨끗한 마음은 백대를 이어 퍼지는 향기로운 이름을 남깁니다. - P207

반대로 평범해 보이는 덕성과 무던한 행실은 외면받기 쉬우나, 바로 그 일상적인 도량이 사람과 세상을 편안하게 만들고 화를 막아줍니다.

때로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무던함‘이야말로 삶을 지키는 가장 깊은 지혜일 수 있습니다. - P208

참음은 삶을 지탱하는 가장 단단한 기둥이다

삶을 살아가다 보면 예상치 못한 비탈길이나 위태로운 다리를 마주하게 됩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참는 힘‘입니다. 참음은 소극적인 안내를뜻하는 것이 아니라, 마음을 다잡고 상황을 통과하는 능동적인 지혜를 말합니다.

인간관계에서 얽히는 복잡한 감정이나 세상의 부조리한 흐름 앞에서도, 바로 이 한 글자 ‘참을 인(忍)‘이 우리를 지탱해줍니다.

한 걸음 물러서며 참아낸 시간이 결국 우리를 깊은 수렁이 아니라 단단한 길로 이끌어줍니다.

전집 180
속담에 이르기를 "산을 오를 때는 비탈길을 견뎌야 하고, 눈길을 걸을 때는 위태로운 다리를 견뎌야 한다"라고 하였습니다. ‘참는다‘에는 깊은 뜻이 담겨 있습니다. 사람 사이의 혐한 감정과 세상의 굴곡진 이차를 생각해 보면, 참는다는 인내심이 없으면 금세 인생의 덤불이나 구덩이 같은 어려움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 P210

오히려 소리 없이 정직하게살아가는 사람에게서 더 깊은 품격이 느껴집니다. - P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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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경배하거나 무시하는 것은 나라는 존재가 아니라 옷과 지위에 대한 반사적 반응일 뿐입니다.

타인의 시선이 나를 규정하지 못한다는 것을 안다면 우리는 보다 자유로운 내면에 머물 수 있습니다. 진정한 가치는 껍데기 너머, 변치 않는 자신 안에 있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전집 170
귀하다고 사람들이 받들어 주는 것은 사실 나 자신이 아니라 내가 쓴 화려한 관과 입은 의복 때문입니다. 내가 천하다고 사람들이 업신여기는 것도 나라는 사람 자체가 아니라 내가 입은 누추한 옷과 신발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결국 그들이 받드는 것은 나가 아니라 의복이고, 업신여기는 것 또한 나와는 무관한 겉모습일 뿐입니다. 그런데 어찌 그들의 환대에 기뻐하고, 멸시에 분노할 필요가 있겠습니까? - P199

감정은 흘러가야 한다

인간의 마음은 자연과 다르지 않습니다. 기쁨과 분노, 자비와 엄격함, 이 모든 정서는 하늘의 기운처럼 우리의 삶을 물들입니다. 한순간의 마음이 천둥이 될 수도, 햇살이 될 수도 있다는 뜻은, 결국 우리가 세상을 어떻게 비추느냐가 내면의 날씨에 달려 있다는 말이기도 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감정에 머무르지 않는 일입니다. 감정은 스쳐 지나가는 바람과 같으니 그것에 붙잡히지 않고 자연스럽게 오고 가도록 허용해야 합니다.

성숙한 자아란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감정 위에 깨어 있는 관조를 세우는 것입니다.

전집 172
사람의 마음은 곧 하늘의 본체와 같습니다. 기쁨의 한 생각은 경사로운 별과 상서로운 구름을 부르고, 분노의 한 생각은 천둥과 폭우를 일으킵니다. 자비로운 마음은 따뜻한 바람과 단비를 내리게 하고, 엄격한 마음은 가을 서리처럼 차갑고 날카롭게 다가옵니다. 이 모든 감정은 단지 마음속 하나의 일기처럼 오고 갈 뿐이니, 떠오름과 사라짐을 따르고 집착하지 않는다면 넓고 막힘 없는 대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 P201

고요할 땐 깨어 있고, 바쁠 땐 고요하라

고요한 시간에는 오히려 마음이 흐릿해지기 쉽고, 바쁜 시간에는 정신이 흩어지기 쉽습니다. 삶은 이 두 가지 사이를 끊임없이 오가기에 언제나 중심을 지키는 법을 익혀야 합니다.

아무 일이 없을 때는 나태함이나 무심함에 빠지지 않도록 맑은 의식을 유지하고, 일이 생겼을 때는 분주한 가운데에서도 고요함을 잃지 않아야 합니다.

깨어 있으면서도 흔들리지 않고, 움직이면서도 중심을 놓치지 않는마음, 그것이 바로 삶을 지혜롭게 살아가는 자세입니다.

전집 173
아무 일이 없을 때는 마음이 쉽게 흐려지니 고요히 지내며 깨어 있는 마음으로 비쳐야 하고, 일이 있을 때는 마음이 쉽게 흩어지니 또렷한 정신으로 다스리되 고요함을 중심에 두어야 합니다. - P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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