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엔 숲으로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이봄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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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부로 이루어진 어른을 위한 만화책이다.

20대보다 30대에게 좋은 만화책.

주말에 숲에서 보게 되는 것들이 어떻게 인생을 조금 여유롭게 하는지 알려주는

그러니까 이 도심 속에 사는 우리가 보지 못한 것들이 어딘가에서 숨쉬고 있다. 

차가 생겼다며 시골 역 근처 집으로 이사한, 택배와 도시 디저트를 좋아하는 하야카와 같은 친구가 없어 주말마다 숲에 가고 호수에서 카약을 탈 수는 없지만

하야카와와 친구들이 우리 대신 주말에 숲에 가니까. 

나무의 싹이 돋아 가지 끝에 나온 연두색을 보며 

잘 보이진 않지만,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거라며 

성장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보기 좋아

인간은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서만 걷는 건 아니다

라고 얘기해주니까.


때로 숲의 비밀 같은 꿀팁도 준다. 

너도밤나무가 추위에 강한 것은 부드러워서 휘어지지만 부러지지 않는다는 것

인생의 꿀팁이기도 한 것들

어두울 때는 발밑보다 조금 더 멀리 보면서 헤드라이트를 비추라는 것

가고 싶은 곳을 보면서 저으면, 그곳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

상상력이 없다면 인간다움이 없는 게 아닐까 하는 것

벌어지지 않을 때는 다가가는 방법도 있다는 것

큰 바다에서 목적지를 향할 때는 똑바로 나가고 강이나 호수에서는 작게 회전할 수 있는 것이 편리하다는 것, 똑바로 나갈 것인지 작게 회전하며 빠져나갈 것인지 상황에 맞는 것을 선택하는 편이 좋다는 것

모르는 세계가 가득하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 어른이 된 건 아닐까 하는 것

숲속의 잡초들은 조금의 빛으로도 살아갈 수 있는 강인함이 있다는 것


2부에선

많이 먹고 많이 싸는 건 많이 날기 위해서라는 것

무언가를 가르쳐주고 싶다는 것은 그 사람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

씨앗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독립하고 

사는 보람은 한 사람 한 사람 자신 속에만 있다는 것


현실에 묻혀 잊고 사는 지혜들이 가득하고 강요하지 않는다. 

나무가 바람이 흔들리듯 그런 채로 그런 거지요.


한동안 마스다 미리 책으로 살아야지 

또, 너무 좋아서 이 사람 저 사람 보여주고 싶다. 

은경이도 그런 마음으로 내게 이 책을 줬나보다. 

고마워, 마음도 책도. 


2018 1 22일 월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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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의 그림자
황정은 지음 / 창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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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가 일어서는 슬럼가의 사람들 

그러나 누군들 그림자가 안 일어날 수 있나

일어난 채 그림자에 끌려가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은 순간도 떠오르는


그럼에도 서로를 잘 붙잡아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참 행복하지 

그런 행복을 꿈꾸고 싶다. 


그러나 

이 중산층의 도시 사람들마저 때로 그림자가 일어선 채 겨우 그것을 붙들며 살고 있다. 

그림자를 따라갈 수는 없지만

그림자가 일어서기도 하는 밤을 붙들고. 

어쩌지도 못한 채 


무엇이 우리를 그렇게 할까



2018 1 7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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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다고 달라지는 일은 아무것도 없겠지만
박준 지음 / 난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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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가면서 보면 좋은 책

무슨 에세이 결국 다들 똑같은 얘기지 하다가도 

어느 순간 마음이 기운다.

특별할 것도 없는 그저 보통의 삶 뒤편에 숨쉬고 있는 것들

그러나 그동안 모른 척 한 그 뒤편을 들여다보는 눈길.



글이 쓰고 싶어지는 글이다. 

화장실에서 '바람이 분다 당신이 좋다'를 보곤 하는데

그 글이 좀 더 진하고 깊다면

이 글은(또 다른 시인이 쓴 에세이집은)

또 다른 의미에서 

글을 쓰고 싶게 한다. 


사소하고 지나친 내 하루에 대해 무언가

남겨놓은 느낌 같은 것


권정생 선생님의 유언과 


새로운 시대란 오래된 달력을 넘길 때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당신을 보는 혹은 당신이 나를 바라보는 서로의 눈동자 속에서 태어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라는 '해'라는 글로 끝을 맺는다. 


나가며 글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그보다는 이 끝이 더 좋은 것도 같다. 


누군가에게 선물해도 좋은 책이다. 

사지 않고 도서관에서 빌려봤지만

기회가 된다면 선물 하고 싶다. 




2018 1 7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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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결이 바람 될 때 - 서른여섯 젊은 의사의 마지막 순간
폴 칼라니티 지음, 이종인 옮김 / 흐름출판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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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문학을 전공한 뒤 의사가 돼 

이제 막 성공가도를 달리다 36세 폐암에 걸린다. 

죽음이 무엇인지 삶이 무엇인지 궁금해 맹렬하게 삶 속에서 그것을 궁구하던 남자가 

죽음에 이르러 내뱉는 이야기

실화이기에, 진짜 목소리이기에 더욱 깊이가 있다. 



2018 1 7일 일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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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소설
한강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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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뱉었던 마지막 숨을 들여 마시며


소년이 온다 라는 대작을 쓴 작가의 

어쩌면 사소하기도 한듯한 

흰 것들에 대한 단상으로 이루어진 소설

에세이인지 소설인지도 불명확한


결국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유

인간에게 주어진 자유를 누리는 게 아닐까

작가라는 사명보다는 그 자유


희게 뿜어져 나오는 숨


서리


자기만의 흰을 완성할 수 있다면


서리

안개

백열등


'흰'은 나만의 흰 것들에 대한 이야기다. 

모든 언어와 이미지는 중첩 지점이 있으므로 한강의 '흰'은 독자와 만날 수 있으나

정말 이 소설을 잘 읽는 방법은 

자기만의 흰을 써보는 게 아닐까

자기만의 빨강이거나 파랑 검정 노랑 오렌지도 좋다. 

(문득 가을방학의 노래가 떠올라 오렌지도 넣었다. 

샛빨강과 샛노랑 사이 어딘가 있어 라던…)


나의 색

그것들이 드러내는 나의 정체성이 나를 바라보게 하고 

인간을 보게 한다. 


결국 예술은 나를, 인간을, 생명을, 세계를 바라보는 어떤 시선에 대한 것

이 소설이 누군가에게 가닿는 최선의 방법은

자기만의 '흰'을 써보는 일이라 생각이 들었다. 

서툰 문장으로 기억을 더듬으며 

나의 흰을


우선 작가의 방식대로 목록부터 완성해나간다. 


서리

안개

백열등

포말

너의 장례식



다 하려 하지 말고 매일 조금씩 조금씩

기억 혹은 나를 산책하며 


누군가가 뱉었던 마지막 숨을 들여 마시며



2017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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