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는 사람
베른트 하인리히 지음, 조은영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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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이자 달리기 선수인 베른트 하인리히의 책이다. 최재천 선생님이 아마존에서 추천한 것을 보고 읽었다. 요새 런데이 프로그램에 따라 달리기를 하고 있는 것도 책을 선택하는 영향을 미쳤다.

 

베른트 하인리히가 어쩌다 달리기를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이며, 더불어 그의 , 독일에서 가족들과 미국으로 망명와 동물학자의 길을 걷기까지의 과정도 나온다. 자연을 좋아해 속에서 살고자 했던 어린 소년의 소망은 학문과 운동으로 다져지며 현재 80 나이까지 달리는 과학자라는 타이틀과 함께 이루어진다. 스스로를 실험적으로 바라보는가 하면, 다양한 논문들에서 나온 노화에 대한 이야기, 달리기가 노화에 미치는 영향 등도 흥미롭다. 또한 그가 자연에 대해 보이는 견해도 좋다. 그가 곤충이나 동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다 보면 우리 인간이라는 종에게 짜여진 프로그램에 대해 생각해보게 된다. 그러면 미물인 속의 잡생각들이 얼마나 헛된가 싶어져서, 점도 좋다.

 

요새는 종종 숲해설사 선생님과 함께 숲에 다니는데, 활동은 어떤 무언가를 원해서 하는 아니라 그냥 좋아서 하고 있는 일이다. 숲에 있으면 좋아서, 꽃이나 식물의 이름과 특징을 아는 것도 재밌고 신기해서 1 정도 숲에 가고 있다. 자연이 들려주는 얘기 같은 것을 듣고자 한다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가 하면 평생 달리기 꼴찌를 면해본 적이 없는 내가 이틀에 정도 달리기 시작했다는 것도 놀라운 변화다. 처음에는 그냥 프로그램을 따라 체력도 기르고 다이어트도 해야지 하며 시작한 건데, 달리기를 하고 땀을 흘리고 집에 들어와 씻고 나면 기분이 좋아진다. 책을 읽다 보니 나도 동물이라 그런가 보다 싶다.


달리기에서 가장 어려운 단계는 문을 열고 나가 어떤 길이든 일단 올라서는 것이지만, 사실 달리기는 경제적 지위, 인종, 성별, 정치적 연관성 같은 성향과는 상관없이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야외 스포츠다. 경기장도, 구장도, 동호회도 필요 없다. 심지어 신발을 신지 않아도 좋다. 맨발로 기록을 세우는 사람들도 있다. 사는 곳이 어디인지도 중요하지 않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는 법이다. 모든 사람이 환영받을 뿐 아니라 뇌에서 더 많은 뉴런을 생산하고, 속도와 지구력을 위해 근육이 강화되고, 잠재적으로 수명이 더 길어지는 것을 포함해 건강한 몸으로 가는 동등한 발판 위세 서서 시작하는 운동이 달리기다. - P227

달리기에는 타인의 성공을 바라보는 기쁨이 있으므로 4분 달리기와 두 시간짜리 마라톤, 어린 소녀와 80세 할머니의 뜀박질이 모두 위대한 성취가 되어 노력을 인정하고 눈물을 흘리는 사회적 활동이 된다. 이것은 어떤 게 성취될 수 있는지를 보는 우수함의 아름다움이며, 이는 곧 영감이 되어 몸이 아니더라도 영혼으로 공감하고 동참하는 현실로 자리 잡는다. 올림픽 같은 최고의 대회에서는 우리를 대신해 출전한 선수를 통해 영광스러움을 함께 누리고 즉각 참여하게 해서 모두를 하나로 만든다. 하나가 된다는 것만으로도 달리기는 소중하다.
종교란 경외와 존경을 불러일으킴과 동시에 자신을 초월한 위대한 존재에 속하고자 하는 인간의 사회적 본성에서 비롯된 필요의 결과다. 이는 세계에 대한 이해이자 아름다움과 찬란함의 인지이며, 단순한 존재를 넘어 우리가 세상의 일부라는 믿음의 근간이 되는 감정이다. 인간의 이해 속에는 이 모든 순서가 정해져 있으며 그것은 곧 우리가 어울릴 곳에 대한 평가다.
- P228

우리는 특별한 시대에 살고 있다. 지난 세기말, 생명과 지구에 폭발적으로 쏟아져 나온 지식은 이제 보편화되고 있다. 찰스 다윈은 인간 기원의 깨우침을 얻기 한참 전인 스물여덟에 이미 이 사실을 헤아렸다. 그는 이렇게 썼다. "만약 마음껏 억측할 수 있다면 고통, 질병, 죽음, 기근에 처한 우리의 형제 동물과, 가장 고된 일을 하는 노예와, 쾌락과 놀이를 함께하는 동료가 모두 하나의 공통 조상에서 기원하여 그물에 한데 얽혀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한데 엮이고, 경외와 존경을 장려하고, 행동을 인도한다는 개념은 신화에 의존했던 모든 신앙의 토대이며 자연 세계에 대한 현재의 심오한 통찰에 의해 강화된다. 증명되지 않은 유일한 개념은 지구와 지구 안에 있는 모든 존재가 다른 모든 것을 희생한 채 오로지 인간의 사용과 혜택을 위해 창조되었다고 보는 관점이다. 우리가 감사와 경외심을 가지는 것은 곧 소중히 여기고, 고무하고, 존경하는 것이다. 이제 인간은 그 길에 있다. - P228

아직 그렇게 정의하든 그렇지 않든 우리는 밝혀진 사실에 근거한 자연에 대한 믿음으로 새로운 시대를 시작하고 있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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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변화는 자연과의 조화와 연대, 선행, 타이에 대한 공감과 배려, 인간으로서의 겸손을 지지하고 촉구한다. 우리가모든 생명체와 함께하는 공생의 일부라는 점은 그 어떤 생물체도 마찬가지다. 새로운 환경에서 모든 건 하잘것없는 존재가 아니다.
큰까마귀는 특별히 설계된 인간의 뒷다리 대신 특별히 설계된 앞다리를 사용해 머리 위로 높이 날아오른다. 산비탈에서 급강하하고 동료를 벗 삼아 날갯짓으로 바람을 타며 인간은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요란한 소리로 서로에게 고함을 친다. 북아메리카대륙 전역의 산악 지대에사는 검은머리솔새 Dendroica striata는 함께 모여 3일짜리 2400킬로미터 경로를 멈추지 않고 죽기 살기로 날아 동쪽 해안으로 내려간 뒤, 멕시코만을 건너 남아메리카로 가는 전통적인 비행을 시작한다. 그중 다수가 대륙을 가로질러 알래스카 북쪽에서 동부 해안으로 이동한다. 봄이 되면 또 다른 경로로 플로리다를 경유해 알래스카로 돌아가거나 뉴잉글랜드 북부 산꼭대기에 있는 가문비나무 집으로 이동한다. 우리는 검은머리솔새가 겨울을 피해 이동했다가 다시 봄에 둥지로 오기 위해 반대로 돌아오는 것이라 말한다. 그러나 절대 잊지 말자. 큰까마귀와 검은머리솔새는 그날 나를 포함한 참가자들이 산을 달린 이유와 같은 이유로 그러는 것이다. 그냥 그러고 싶어서 그런다는 말이다. 그게전부다. 그렇다면 어떻게 진화가 까마귀들에게 그런 마음을 주었을까?
바로, 우리를 즐겁게 만드는 엔도르핀과 행위를 연결 지어 거부할 수없게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그 행위는 궁극적인 보상을 생각하지 않는그 자체의 즐거움을 위한 게 된다. 이 새들, 적어도 그해에 태어난 새끼는 자신이 어디로, 어떻게, 왜 가는지를 자각하지 못한다. 그 궁금증을 어른에게 물어볼 수 있는 언어 체계가 없기 때문이다. 큰까마귀는 공기를 가르며 화살처럼 곤두박질치고 검은머리솔새는 바람에 맞서는 대신 바람을 타고 날고 싶어 한다. 우리가 출발 신호를 기다렸다 내달리듯 바람의 신호를 기다리는 것이다. - P212

성인으로서 우리의 행동은 대부분 물리적 현실에뿌리를 둔 생각에서 비롯된다. 인간은 감정에만 의존하는 다른 동물이할 수 없는 생각을 한다. 그러므로 인간에게는 사회적 역할은 물론이고심원의 시간 동안 거쳐온 자연의, 가깝게는 개인의 생을 마감한 후에도확장될 수 있는 자아내부에서 생성된 장수 가능성이 있다. - P220

우리는 같은 구명보트를 타고 자연이라는 바다위에 뜬 채 동일한 제약과 가능성이 지배하는 아름다운 세계에서 똑같은 필요를 공유하고 있다는 걸 인지해야 한다. - P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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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했다 실패한 거라면얼마든지 용서할 수 있지만, 실행할 수 있음에도 가치 있는 일을 시도하지 않는 건 용납할 수 없다. - P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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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소한 사건이 꾸준히 쌓여 마침내 엄청난 영향력을 발휘하는 자연의 운영 방식에 경탄을 금할 수가 없다. 이 사건들은 시간의 끝까지 퍼져나가 막다른 길을 만나면 그 자리에서 다시 시간을 창조해 평가하고, 또 새롭게 길을 열어 과거에 한 번도 접하거나 생각지 못한 가능성을 드러낸다. 매일이 재앙일 수도, 기회일 수도 있다는 말이다.
-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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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년 동안의 고독 - 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 문학사상 세계문학 6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안정효 옮김, 김욱동 해설 / 문학사상사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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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째 읽는 소설.

 

아무리 포장해봐도 우리 심장 속에 박힌 것은 고독과 사랑 사이의 절박함이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는 바나나 농장 노무자들의 죽음을 읽고 울었을까.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와 우르슬라가 낳은 자손들이 서로 관계를 맺고 사이 변화해가는 마콘도라는 세계의 변화 속에 라틴아메리카의 변화와 세계사의 변화를 담아냈다.

 

아르카디오와 아우렐리아노로 대표되는 호전적인 인간형과 내성적인 인간형(지금 시대로 말하자면 MBTI E I라고 해야 할까) 지속적으로 나오며 변주되는 가운데 그들의 딸들인 아마란타, 레베카, 사창가의 여자 필라르 테르네라, 외부 여인 페르난다 등이 얽히며 4 혹은 5대에 걸친 사랑은 돼지꼬리를 낳는 근친상간으로 끝맺는다. 개미들이 모두 갉아먹으리라는 운명은 미리 예견된 것처럼 멜뀌아데스가 써놓은 그들 가문의 책을 모두 풀이한 순간 기억은 사라지리라 한다.

 

환상적 리얼리즘이라는 것을 내게 알려준 책이기도 하다. 20대에 사서 읽었고 그때 이런 이야기가 세상에 있을 있다는 놀랐으며 절대 시로 없는 무언가가 이야기 속에 있다고 생각했다. 거의 인간의 역사에 가까운, 아담과 하와의 이야기처럼 보이기도 하는.

언젠가 마술적 리얼리즘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는데 그럴 때마다 소설을 떠올렸다. 정확한 내용을 떠올린 것이 아니라 내가 어릴 품었던 꿈을 아직도 품은 건가 그런 눈으로 바라봤던 것도 같다. 이런 이야기를 한국식으로 써보고 싶었다. 여전히 품고 있는 꿈이기도 하다. 세계가 이성으로 완전히 설명되지 않는 것은 사실이므로, 사이를 조금 과장한 작품이라고 수도 있을 것이다. 백년이면 실은 1922년부터 2022년까지의 시간이고 그간의 우리나라의 변화는 작품 속에 나오는 이야기만큼 거대하고 장황하며 극적이리니.

 

남성성이 걸렸다. 그래서 이사벨 아옌데가 환상적 리얼리즘의 다른 축으로 생각이 났다. 툭하면 섹스하고 사창가에서 위안하는 것이 예사로운 대한, 특히 마지막 부분에 아우렐리아노마저 그곳에서 성장하는 것을 보며, 이런 남성적인 시선의 다른 편에 이사벨 아옌데가 있었나, 물론 이야기는 잊었지만 읽으며 이런 기분을 느끼지는 않았던 같아 생각이 났다.

 

하지만 고독과 사랑 사이의 절박함은 성을 떠나서 존재가 겪는 가장 처절하고 위급한 문제라 것을 이다지도 많은 이들을 등장시키며 일관되게 드러냈다는 면에서 확실히 위대한 소설이다. 어쩌면 권의 소설을 읽어야 한다면, 소설을 읽으라고 얘기하고 싶을 만큼. '자기 앞의 ' 비롯해 내가 좋아한 대부분의 소설은 모두 고독과 사랑 사이의 존재론적 문제 속에 놓여져있는 하다. 혼자도 함께도 되지 못하는 우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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