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시간은 한 곳에서는 영원히 정지하거나 점차적으로 사라지고, 다른 장소에서는 곤두박질을 치나요? 우리는 시간이 수백 년 혹은 수천 년 동안 일치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는 없을까요. 라고 아우스터리츠는 말했다. 그리고 오늘날까지 지구상의 많은 곳은 시간보다는 기후 상황에 의해 지배받고, 그와 더불어 수량화할 수 없는, 직선적인 균등을 알지 못하고 항상 진전하는 것이 아니라 소용돌이 속에서 움직이고 정체와 돌연한 흐름에 의해 결정되며, 지속적으로 변하는 형태로 되돌아와서 어디로 향하는지 아무도 알지 못하는 크기에 의해 발전되는 것은 아닐까요? 시간 밖에 존재한다는 것, 다시 말해 얼마 전까지 자기 나라에서 남겨지고 잊혀진 지역이나 발견되지 않은 해외의 대륙에 적용된 것이 예나 지금이나 런던 같은 시간의 수도에서조차 적용되는 것이지요. 죽은 사람들이나 죽어 가는 사람들, 자기 집이나 병원에 누워 있는 많은 환자들은 그러니까 시간 밖에 있는 것이고, 단지 그 사람들만이 아니라 우리를 모든 과거와 모든 미래로부터 단절시키기위해서는 개인적인 불행으로도 충분하지요. 실제로 나는 한 번도시계를 가진 적이 없는데, 벽시계나 자명종, 주머니 시계, 손목시계도 가져 본 적이 없어요, 라고 아우스터리츠는 말했다. 시계가 내게는 항상 우스꽝스러운 것처럼, 근본적으로 뭔가 기만적으로 보이는 것은 아마도 내가 스스로도 전혀 이해할 수 없는 내면의 충동에서 시간의 권위에 항상 저항하고, 오늘날 생각하는 것처럼시간이 흐르지 않고, 흘러가지 않아서 내가 그 뒤로 돌아갈 수 있다면, 거기서 모든 것이 과거처럼 그렇게 될 수 있다면, 좀 더 정확히 말해 모든 시간의 ㅅ순간들이 동시에 나란히 존재하거나 혹은 역사가 이야기하는 것 중 그 어느 것도 옳지 않았으면, 일어난 것이 아직 일어나지 않고 우리가 생각할 수 있는 바로 다른 순간에 일어났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른바 시대적 사건에서 나를 배제시킨 때문일 테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계속되는 비참함과 결코 끝나지 않은 고통의 절망적인 미래를 열어 주기 때문이에요. - P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