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등하는 눈동자 - 양장
이슬아 지음, 이훤 시.사진 / 먼곳프레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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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점에서 문학을 읽는다는 것은 사랑과 우정을 깊이 경험하는 일과 닮아 있다고 생각해요. 우리는 고작 자기 자신으로만 살다 가요. 나 아닌 사람의 눈으로 세상을 보기란 거의 불가능한 일이에요. 그 어려운 시도를 계속하는 게 문학의 도전이죠. 실패했든 성공했든 간에, 대부분의 책에는 모르는 삶을 최대한 섬세하게 헤아리려는 흔적들이 담겨 있어요. 김애란 작가님은 모름‘의 렌즈로 봐야만 비로소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고 쓰셨어요.
‘너라면 어떻게 느낄까?‘라는 질문을 관두지 않는 성실함이 사랑하는 자와 쓰는 자와 읽는 자가 공유하는 무언가라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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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지산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 양윤옥 옮김 / 하빌리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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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야마는 그 뒤에 혼자서 후지산을 봤을까.
가나는 문득 후지산의 정면이라는 건 어느 방향에서 본 모습일까, 하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키요에 풍경화에 그려진 그림 몇 개를 머릿속에 떠올려보는 사이에 갑자 기 가슴이 먹먹해졌다.

"운이라고 할까•••••, 이거, 운인가?"
"운이지. 진짜 행운이었어."
"그렇긴 한데••·. 그날 옆자리의 대장내시경 검사 얘 기를 못 들었다면 분명 앞으로 몇 년은 그런 검사는 전혀 받을 생각도 못했을 거야. 그랬으면 분명 시기를 놓쳤겠 지. 빙수 가게가 만석이었느냐 아니냐에 따라 죽느냐 사 느냐가 정해지는 인생이라니, 대체 뭐지? 원래 그런 건 가? 인간의 일생이란 게 그런 우연의 축적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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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들은 중심을 잡고 사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게 분명하다. 중심을 잡는다는 건 스스로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는지 아는 일이다. 그런데 인간은 하고 싶은 것, 하기 싫은 것, 좋아하는 것, 싫어하는 것, 되고 싶은 것, 되기 싫은 것 이외에도 무엇처럼 보이고 싶거나 보이기 싫은 것, 좋지만 하면 안 되는 것, 싫지만 해야 하는 것, 지금도 좋지만 더 좋게 만들어야 하는 것들 사이에서 허우적댄다. 혼란 속에 자기를 세워두고 중심을 못 잡아 버둥대는 것 같다. 어쩌자고 나는 이들에게 호 감을 느끼게 되어, 답답한 모습까지 가련히 여기게 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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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떻게 지금 꿈을 꾸고 있지 않다는 걸 알아? 네가 우리 둘이 이야기하는 꿈을 꾸고 있는 걸지도 모르잖아." 친구가 말했다.
"음, 글쎄. 나 자신을 꼬집어 봐서 아프면 꿈이 아닌 거지."
"하지만 나를 꼬집는 꿈을 꾸고 있는 것일 수도 있지. 꼬 집은 데가 아픈 것도 꿈이고, 모든 것이 꿈일 수 있어. 나 자신은 결코 알 수 없는•·•••." 두 사람은 모퉁이를 돌아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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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슨
이언 매큐언 지음, 민승남 옮김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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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삶에서 일련의 사건에 반응하며 표류하듯 살아가는 건 얼마나 쉬운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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