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원이는내가 이 집에 처음 왔을 때부터이 집에 들인 신제품 물건처럼 좋아하고 아껴주고 양보해주었다‘정말 고마워 친구야‘외출을 하였다가 돌아오면서 친구에게 주려고일본 규슈 지방의 기사를 실은 매거진 <ABROAD> 한권을 샀다뜨거운 물을 부어놓은 컵라면을 기다리는 나무젓가락처럼나란히 누워서나는 얼굴에 오이팩을 하고 율원이는 <ABROAD> 를 본다
"이제 시험이 얼마 안 남았으니느그들 괜히 새 문제집 사들이지 말고있는거 다 풀고 다푼 사람들은또 보기라공부 못하는 아이들이 새 문제집 사는기라"인천공항에 도착하여비행기 밖으로 나가는 길에나는 선생님의 말씀을 다시 떠올리며프삭삭 웃으며나의 친구, 나의 일, 사랑 그리고 어려운 문제들다시 잘 보고 풀어내야지새로 살 것 없어스물다섯 살 쪽으로 출렁출렁 걸어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