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세 정신과 영수증 - 사고 싶고 살고 싶었던 날들의 기록 정신과 영수증
정신 지음, 사이이다 사진, 공민선 디자인 / 이야기장수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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율원이는
내가 이 집에 처음 왔을 때부터
이 집에 들인 신제품 물건처럼 좋아하고 아껴주고 양보해주었다
‘정말 고마워 친구야‘

외출을 하였다가 돌아오면서 친구에게 주려고
일본 규슈 지방의 기사를 실은 매거진 <ABROAD> 한권을 샀다
뜨거운 물을 부어놓은 컵라면을 기다리는 나무젓가락처럼
나란히 누워서
나는 얼굴에 오이팩을 하고 율원이는 <ABROAD> 를 본다

"이제 시험이 얼마 안 남았으니
느그들 괜히 새 문제집 사들이지 말고
있는거 다 풀고 다푼 사람들은
또 보기라
공부 못하는 아이들이 새 문제집 사는기라"

인천공항에 도착하여
비행기 밖으로 나가는 길에

나는 선생님의 말씀을 다시 떠올리며

프삭삭 웃으며

나의 친구, 나의 일, 사랑 그리고 어려운 문제들
다시 잘 보고 풀어내야지
새로 살 것 없어

스물다섯 살 쪽으로 출렁출렁 걸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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