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가 붙는 다고 모든 것이 자랑스러운 것은 아니었습니다. 랑그바드 작가는 입양인으로서 ‘화가 난다‘는 글을 써냈고 보튼마르크 작가는 양부모로서도 ‘화가 난다’라고 썼으며 인생이 입양과는 전혀 상관없을거라 생각했던 독자로서 ’나 역시 화가 난다‘라고 쓰고 싶습니다. 이렇게 조금씩 알아 내고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늘어난다면 바뀌겠지요. 지켜보겠습니다.

우리는 너를 그저 사랑이넘치는 가정으로 데려왔다고만 여겼지만, 동시에 너를 어떤 근원에서 떼어 내기도 했음을 깨달았다. 냄새, 소리, 언어 등, 우리는 너를 뿌리째 뽑아 옮겨 심었다. 그런데 그것이 안전한 일인지조차 알지 못했다. 우리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상처를 너에게 남겼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점점 불안해졌다. 그 때문에 나는 밤잠을 이루지 못했고, 잠자리에 들면 매일 머릿속으로 하루를 되짚곤 했다. 나는 네가 편안해 보이던 순간들을 떠올리며 스스로를 다독였다. 네가 내게 몸을 기대거나 내 품에 안겨 쉬거나 위로를 구하던 순간들을. 그리고 나는 무조건적인 사랑은 거대한 힘이라는 것, 그리고 우리가 너에게 남긴 단절도 결국은 치유될 수있다는 믿음을 안간힘으로 붙들었다.
노르웨이는 1998년 1월 1일부터 헤이그 협약을 비준했다. 그로써 우리는 아동이 입양되어 오는 나라들 역시 이 협약을 비준했는지 확인할 의무를 지게 되었다. 노르웨이가 입양과 관련해 협력했던 모든 국가는 헤이그 협약에 가입했으나, 한국만은 예외였다. 한국은 2013년에 이르러서야 협약에 서명했다. 하지만 이 글을 쓰는 지금까지도 한국은 여전히 이 협약을 비준하지않고 있다. 만약 비준했다면, 한국은 자국에서 태어난 아동이 자기가족과 출생국에서 자라날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조치를 취할 의무를 져야 했을 것이다.
보고서는 입양아들이 겪는 여러 어려움의 원인이 종종 입양이전의 경험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고 밝혔다. 유전적 취약성, 임신 중 약물 남용, 학대나 방임 등이 그 요인으로 지목되었다. 보고서는 ‘입양 과정 그 자체가 입양 이후 나타나는 문제의주된 원인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명시했다. "결국 모든 문제의 책임이 입양인 자신이나 친생가족에게돌아가는 셈이잖아요. 반면 입양가족이나 그 주변은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아도 되고요." 나는 너의 격앙된 목소리에 순간 놀랐다. "그건 우리 입양인을 병리화하는 거예요. 문제는 우리 안에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옮겨진 이 사회에 있는 거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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