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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어른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4년 11월
평점 :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이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온 마을 사람들의 관심과 애정이 필요하다는 뜻이겠지요. 한편으로는 그 아이가 그마을의 올바른 어른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잘못에 대한 훈계와 올바른 방향으로의 선도도 필요하다는 말이 아닐까요? 민식이놀이를 하는 아이와 공공장소에서 소리지르는 아이들에게 따끔하고 강경하게 훈육해야 하는 것도 마을 사람들이 해야 할 일일텐데 그저 자신의 입맛에만 맞게 취사선택해서 받아들이려는 몰상식한 부모들 때문에 아이를 미워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길에서 카페에 서 식당에서 만나는 어린이 이웃을 환대하면 좋겠다. 그냥 어른끼리도 되도록 친절하게 대하면 좋겠다. 어떤가에 ‘세상이 이런 곳이구나‘ 하고 가만히 지켜보는 어린이가 있다는 걸 잊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어린이가 세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가올 세상이 달라질 거라는 당연한 사실을 사람들이 많이 생각해보면 좋겠다.
어린이들은 조심성이 없다는 오해를 많이 받는다. 그런데 가만히 지켜보면 조심성이 없다기보다는 서툴러서 실수할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어떤 일에 서투르면 아무리 조심해도 사고를 낼 수 있다. 초보 운전자들이 조심성이 없어서 사고를 내는 게 아닌 것처럼. 어린이는 실선을 따라 신중하게 가위질을 하면서 겹쳐 있던 종이까지 자르고, 그렇게 긴장하고 걷는데도 식판의 국을 흘리고, 비 오는 날 물 웅덩이를 살피느라 마주 오는 사람과 부딪힌다. 어른들 에게는 ‘조금만 조심하면‘ 될 일이 어린이에게는 경험과 연습이 필요한 일이다. 그런 과정을 통해 자라는 것이 날마 다 어린이가 하는 일이다
"앞으로 점점 더 잘하게 된다‘는 확신은 어린이가 자신 을 성장시키는 큰 동력이다. 그런 확신의 근거는 무엇일까? 그건 바로 현재의 자기 모습이다. 재작년보다 작년, 작년보 다 지금 더 그림을 잘 그리고, 축구를 잘하고, 아는 게 많 다. 앞으로도 지금보다 더 잘하게 될 것이라고 믿기 때문 에 열심히 공을 차고 공부도 한다. 그러고 보면 서툴다는 것도 어른들 생각이지, 어린이 입장에서는 연습을 거듭한 ‘지금‘이 가장 잘하는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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