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두려워요, 투우사여 암실문고
페드로 레메벨 지음, 임도울 옮김 / 을유문화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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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벨 아옌데를 통해 처음 접한 칠레의 문학은 무척이나 매력적이었습니다. 군부독재, 민주혁명등의 배경운 우리나라와 비슷하기도 했지요. 다만 우리의 소설속 민주혁명이 흰색으로 보인다면 칠레문학에서는 붉은색으로 보입니다. 그것도 아주 열정적인 붉은색이지요.
로카는 정말 ‘사랑밖에 난 몰라‘를 흥얼거릴 것 같은 게이지만 자신을 부정하지 않고 사랑을 쫓지만 신념을 버리지 않는 인물입니다. 역자후기를 통해 알게 되는 작가이력을 보니 작가가 바로 로카 자신이었던 것 같습니다.
소설을 통해 본 로카의 삶도 근사했지만 번역자님께서 소개해주신 페드로 레메벨의 삶이 정말 소설같고 영화같았습니다.

내가 무슨 말이라도 했으면요, 뭐 어쩔 건데요? 당신들은 혹시, 나 같은 사람은 비밀을 지킬 줄 모른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우리 이반들이 다 배신자라고 생각하는 거냐고요?

두려운가요, 투우사여?

내 사랑 카를로스, 내게 품을 내어주는 네 그 순수함 말이야, 나도 그런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싶어. 하지만 내 나이에 그렇게 도망칠 수는 없거든, 꿈을 좇아 떠나는 미친 늙은이처럼. 우리의 만남이 가능했던 건, 두 개의 다른 이야기가 사건의 소용돌이 속에서 간신히 손만 잡고 있었기 때문이야. 여기서 일어나지 않았던 일은 이 세상 어느 곳에 가도 일어나지 않을 거야. 나는 강아지처럼 네게 사랑에 빠졌고, 너는 그냥 내가 사랑하도록 놔둔 거야. 쿠바에 가면, 네가 나를 사랑하게 될까? 내가 그런 희망을 안고 쿠바에 가면 거기서 우린 어떻게 될까……. "너의 침묵은 이미 내게 안녕이라고 말하네." 이런 노래도 있잖아. 지금 너의 침묵은 정말 잔인한 진실이지만, 동시에 솔직한 답이기도 해.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마, 이제 확실히 알았으니까. 사랑스러운 카를로스, 나한테 한 습격도 실패하고 말았네?

칠레대학교에서 조형예술을 전공한 뒤 고등학교 미술 교사로 일했지만, 동성애자임을 숨기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고되었다.

나는 나의 다름으로부터 말한다」를 낭독했다. 그는 선언문에서 이렇게 말한다. "나는 변하지 않겠다/나를 숱하게 거부했던 마르크시즘 때문이라면/나는 변할 필요가 없다/왜냐하면 내가 당신보다 더 불온하니까"

우리는 칠레의 가난한 동성애자다, 왜 자꾸 예술가라고 부르면서 동성애자임을 가리고 지우려 하느냐, 우리는 동성애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본다니까!

"언젠가 우리 같은 미친년들도 끼워주는 혁명이 있다면 나한테 알려줘. 그러면 내가 그 혁명의 선봉에 설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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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찾는 남자 - 역사에서 사라진 당신을 모시러 왔습니다
안준범 지음 / 틈새책방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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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 찾는 남자‘ 는 해외에서 독립운동을 하고 돌아가신 후에도 조국으로 돌아오지 못하신 분들의 유해를 송환하는 업무를 맡은 한 공무원의 고군분투기 입니다. 가장 최근 홍범도장군님의 유해송환식을 보게 되어 조금이나마 관심이 있었지요. 하지만 이렇게 알려진 일 말고도 그동안 여러 독립운동가들의 유해 송환과 묘지관리를 위해 애쓰신 것을 읽으니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또한 그분들의 묘지가 이렇게 관리되고 있음을 알게되니 안심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앞으로도 어딘가에서 조국을 그리워 하며 계실 분들을 위해 애써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덧.
트집을 잡으려는 것은 아니지만 몇가지 궁금한 점과 아쉬운 점이 있어 남겨봅니다. 혹시라도 아시는 분이나 출판사 관계자분께서 보신다면 답변을 부탁드립니다.
1.김승빈 지사의 무덤을 찾느라 고생한 후에 지사님의 며느리를 만나게 되는데 성묘도 다닌다는 며느리를 먼저 만나는 것이 더 효율적이지 않았을까요? 왜 무덤을 찾느라 헤매셨는지 궁금합니다.
2. 콤무나르카를 찾으러 가서 다른 사람을 소개해준다는 청소부아저씨의 호의를 왜 거절한걸까요? 그런 곳에서는 한 명의 이야기라도 실마리를 잡아 조사하는 것이 좋은 것 아닌가요?
3. 이인섭지사의 활동시기를 ‘1960년대‘라고 잘못표기되었는데 이런 역사적 사건을 다루는 책에서 이런 부분을 실수했다는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4. 인물들을 설명할 때 생몰일을 함께 표시해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단순히 서훈을 받은 해만 표시해주어 언제 활동하던 인물인지 짐작하기가 어려웠습니다.
5. 책에서 다룬 인물들의 해외소재 묘지주소를 표시해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물론 직접 찾아가는 것은 힘들겠지만 우연히라도 근처에 가게 될 일이 생길수도 있고 책을 읽은 후에 구글맵으로라도 보고 싶은 마음이 들더라구요.

우리는 모두 자정까지 일하면서 말 그대로 굶어죽지 않을 만큼 조금씩 먹으며 버텼어. 그러면서 세계혁명을 꿈꾸었단다. 여름에는 맨발로 돌아다니며 멋진 미래를
상상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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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펙트패밀리 주식회사 - 당신이 꿈꾸는 가족을 빌려드립니다
박혜수 지음 / 돌베개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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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였으면 하는 현실과 진짜였으면 하는 거짓.
그렇게 8년간 사람들이 원하는 가짜를 들었고 그 안에서 정말로 원하는 ‘진심‘ 발견할 수 있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마음깊은 곳, 묻어버린 진심을 알기 위해 이 말도 안 되는 거짓이필요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사람‘을 빌리는 일에 무엇이 가장 고려돼야 할까? 나는 ‘그 사람을 존중하고 있는가‘를 먼저 꼽았다. 우리가 고객을 존중한다면 고객 역시 우리를 존중하고 소중히 대할 수 있는 사람들이어야 한다! 그래야만 가짜라도 진짜 관계로 느껴지게 할 수 있다.(물론 모든 비용은 고객이 부담한다) 돈이면 어떤사람도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고객에게 결단코 우리는 존중받는 느낌을 받지 못할 것이고, 사람들도 지금처럼 돈을 벌기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미 사람들의 돈 자랑, 몸자랑, 팔로우 자랑에 지칠 대로 지쳤다. 나는돈이 많은 고객이 아니라 ‘인간다움‘을 간직한 사람을 만나고싶었다. 따라서 이 회사의 목표는 돈이 아니라, 사라지고 있는인간다움과 그것을 간직한 ‘사람‘이어야 했다.
무엇이 ‘인간다움‘이냐고? 사람마다 기준이 다를 테지만 ‘이런 사람, 앞으론 만나기 힘들겠다‘고 느끼게 하는 사람들,
적어도 내겐 그렇다.

만약 누군가가 내 이름 대신 ‘저거‘라고 부르며 막말을하거나, 내 의사는 아랑곳없이 ‘나의 시간‘을 마음대로 계획하거나, 내 자리는 모두가 앉고 나서야 생각한다면, 그곳에서 나는 ‘아무개‘에 불과하다. 그리고 나를 환대하지 않는 그들을위해, 그들의 완벽한 동그라미를 위해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원 밖으로 탈출하는 일뿐이다. 수족이 되기 전에 탈출해야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오랫동안 만나고 싶다면, 내 본연의 자리는 지켜져야만 한다."

모든 것이 좋아야행복한 가족은 존재하지 않는다. 행복이 행복을 낳고, 불행이불행을 낳을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나, 행복과 불행은 그것을 바라보는 시선과 그를 대하는 태도에 달렸다. 여태껏 살아오면서 깨달은 삶의 지혜 중 하나, 불행은 자신이 처해진 상황을불행이라고 선언하는 사람에게, 행복은 불행을 불행이라고 여기지않는 사람에게로 향한다는 것이다.

가끔 노인들이 "남들에게 폐 끼치며 오래 살 바엔 그냥빨리 죽는 게 낫다"라고 하는 말을 듣곤 한다. 그만큼 남들에게 폐를 끼치는 상태가 되면 살 가치가 없다는 뜻일 텐데, 그것이 왜 유독 노인들에게만 해당될까? 유아기-청년기 시절통틀어 도움받지 않은 시간이 없었고, 우리는 "폐를 끼치면서" 성장하며 사람다워질 수 있었다. 빚진 마음이 아닌 미안한 마음은 고마움으로 갚으면 되고, 그렇게 잘 성장해서 도움이 필요한 다른 이에게 받은 도움을 전달하면 살고 싶어지는사회가 되지 않을지. 피해 안 주고 뭐든 혼자 하는 삶이 아니라, 폐를 끼치며 도움받는 삶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는 것이 한국 사회에 ‘보통’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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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는 쓸모없다 - 사노 요코 에세이
사노 요코 지음, 이소담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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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돌아가신 것은 내게 커다란 사건이었지만, 어디까지나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개인적인 일이었
다. 그런데도 우정으로 맺어진 집단이 나를 위로하 고 격려했다. 나는 기대하지 않았던 호의에 놀랐다.
그리고 진심으로 행복했다. 인간은 모두 다정하다고, 온전히 신뢰를 품을 수 있었던 열아홉 살의 겨울이 었다.
그것은 아마도 평생 변하지 않을, 인생을 대하는 나 의 가장 기본적인 태도가 되었다.




나는 말이야, 싫은 면이 전혀 없는 사람과는 친구로 오래 지내지 못해. 상대의 싫은 면까지 다 포함해서 하나의 온전한 인격으로 인식하는 습관이 있나 봐.
그게 훨씬 현실적이라 좋아.

생각해 보면 친구란 쓸모없는 한때를 함께 낭비하는 사이다.
딱히 할 이야기도 없는데 그저 돌계단에 앉아 바람 을 맞으며 몇 시간이나 멍때린 적 있는 친구.
실연한 친구에게 이불을 덮어주는 일 말고는 아무것 도 할 수 없던 날, 이불 속에서 훌쩍이는 친구 옆에 서 나는 가쓰오부시를 깎았다.
매번 사람을 기다리게 하는 친구에게 익숙해져서 책 이라도 읽을 심산으로 카페에 간 적이 있었다. 그때, 파리 한 마리가 집요하게 주변을 붕붕 날아다니는게 아닌가. 짜중이 나서 파리를 노려보다가 다시 책 을 읽으려 하면, 그때마다 이미 읽은 부분만 반복해 서 읽게 되곤 했다.
친구라는 존재는 돈이 되지도 않고 사회적 지위 향 상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혹시라도 그런 것에 친 구를 이용하려고 들면 그것은 우정이 아닌 다른 것 이 된다. 결과적으로 친구에게서 눈에 보이는 것과 보이지 않는 많은 것을 받게 되더라도, 득실을 따지 는 건 우정의 목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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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부치 엄마 움직씨 퀴어 문학선 4
황후이전 지음, 방철환 옮김 / 움직씨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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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는 동안 몇년 전 보았던 ‘윤희에게’라는 영화가 생각났습니다. 극중 윤희의 딸 역시 엄마의 비밀을 알고도 엄마를 인정하고 씩씩하게 살았는데 작가님은 더 나아가 “우리 엄마는 부치야”라며 세상에 알렸습니다. 그래요. 그게 어때서요?
톨스토이는 ‘행복한 가정은 모두 사로 닮았고 불행한 가정은 저마다의 이유로 불행하다‘고 했지만 그 누구와도 다른 상황에서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기만의 행복을 만드는 사람도 여기 있으며 그 행복은 눈부시기만 합니다.

많은 사람 눈에 내가 스스로 분발한 특별사례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이 특별함은 나의 수많은노력 덕분이라기보다 내가 성장하는 과정에서 받은수많은 사람의 호의가 빚어낸 결실이다. 그 크고 작은호의들은 한 젊은 생명에게 많은 기회를 줌으로써그 자신이 되도록 했다. 만약 우리 사회가 어느 날, 아이들 하나하나에게 충분한 호의를 줄 수 있게진보할 수 있다면, 스스로 분발한 특별 사례로 보이는나의 경력이 더는 특별하지 않을 것이며 더욱 훌륭한 모습으로 거듭날 것이다.

당신은 나를 사랑하나요? 이 물음의 대답은 긍정문도, 부정문도 아니라 할 수 있다.
그것은 아주아주 긴 감탄사다.

레즈비언의 아이로서, 나는 확실히 무척 고통스러운 경험을 했다. 하지만 그 고통은 엄마가 동성애자라서가 아니고, 다른 사람들의 차별 대우 때문이었다. 마치 공청회발언대에 서서 격정적으로 미간을 찌푸리며 반드시 아이들의 안정적 성장을 보호해야 한다고 선서하는 그런 사람들 때문에. 나는 그들이 아이들을 보호하려는 마음을 믿는다.
만약에 어느 날 그들이 진정으로 퀴어 가족을 좀 더 이해하려고 노력해 아이들이 심신 건강한 환경에서 자라길 원한다면 나도 돕길 희망한다.
그렇다. 비록 당신들이 내가 엄마를 차별하고 미워하게 가르치고 자신의 출신에 대해 열등감을 느끼게했지만, 나는 그런 일들에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나의 부치 엄마는 증오할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올해도 늘 그랬듯이 엄마는 우리에게 어머니날을 챙기지말라면서, 당신의 친구와 약속을 한 뒤 모 사찰 입구에서어머니날 축하 식사를 했다. 나는 이날을 어떻게 보내든다 좋다고 생각한다. 그냥 엄마 기분이 좋으면 되는것이다.
모든 여성이 오늘과 앞으로 올 날마다 행복하길기원하며 아이를 낳아 기르고 싶은 엄마라면 모두 그처럼되길 바라고, 아이를 갖고 싶지 않은 여성도 친지와사회로부터 압박으로 시달리지 않길 바란다. 세상의엄마들은 모두 다르다. 우리 모두 자신의 권리를 누리고자유롭게 살길 바란다.
어머니날을 축하합니다!

원래 나는 아무것도 할 필요 없고 아무 말도 할필요 없이, 그냥 존재하는 자체만으로 어떤 사람들을자극하고 불쾌하게 하기에 충분한 것이었다. 그러므로 나는 어떤 연구 보고서 중의 사례나 수치적 형식으로만 논의될 수 있을 뿐, 실제 현실에서 내보일 기회가 없던것이다. 이 일은 내 영화 제작자가 끊임없이 질문해 온한 가지 문제를  떠올리게 했다. 왜 이 이야기를 다큐멘터리로만 만들어야 하나? 다른 형식으로나타내면 안 되나?
나는 이것이 바로 그중 한 가지 원인이라고생각한다. 문자나 혹은 연기자의 연출로만 나타낼 수없다. 사회가 보고 싶지 않은 어떤 실존하는 존재를우리는 더욱 진실하게, 생생하게 보여줘서 그들이 외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나는 동성애 가정이나 혹은 기타 소위 주류가 아닌가정의 일원이 된 것이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많은사람이 경험할 수 없는 것을 우리가 경험함으로써 주류 밖 세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자신이 주류가 아님을 소중하게 여겼으면 좋겠다. 그로인해 삶은 더욱 넓어지고 더 나은 사람이 될 것이며, 더 나빠지지는 않을 것이다."
오늘 딸을 데리고 동가회의 모금 다과회에참석했다. 연석 위로 오르길 요청받고 나는 이런 말을했다.
Different, but Not Iess(다르지만 덜하지 않다!‘
예전에 내게도 누군가 이렇게 말해 주는 것이절실하게 필요했다. 내가 좀 더 용기를 내어 자신을인정하고, 파괴되고 비정상적으로 보였던 가정을받아들일 수 있게 말이다. 하지만 다른 사람을 기다릴필요 없이 사실 우리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해 주면된다.

오늘의 촬영 느낌.
자신의 행복과 불행에 대해 당당하고 차분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은 결국 행복해지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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