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그저 화가 박서보선생님의 아내가 쓴 에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내용은 화가의 아내로서의 삶이라기 보다는 그저 80대 한국여성의 다난한 삶의 이야기였습니다. 젊은 시절 그 시대의 많은 사람들이 그러했듯이 힘겹게 생활하기는 하였지만 일찌기 그런 생활에서는 벗어나 지금은 매끄럽게 살고 계신 듯합니다. 읽는 중에도 ‘내가 이걸 왜 읽고 있나?’하는 생각이 가끔 들었지만 그저 무엇이든 써야 한다는 그 힘을 배웠습니다. 요즘 1일 1쓰기를 실천중인데 남이 보기엔 별거 아닌 글이지만 나름 뿌듯하거든요. 그저 자신을 위해 기록하고 그것이 힘이 되고 운이 좋으면 이렇게 결과물이 나오기도 하니까요. &그런데 책의 만듦새가 좀 이상합니다. 테이블 위에 책만 두고 보았을 때는 고급스럽고 이쁜데 몇번 만지니 제목은 손에 묻어 지워지고 사진은 다른 종이에 인쇄된 것을 풀로 붙여 놓아 벌써 나달해지네요. 큰 맘먹고 책으로까지 엮으셨을 텐데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