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이라서 좋아
김응 지음, 황정하 그림 / 창비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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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6 매일 시읽기 100일  

둘이라서 좋아 
- 김응 

짜장면이랑 단무지랑 
젓가락이랑 숟가락이랑 
연필이랑 지우개랑 
꽃이랑 나비랑 
악어랑 악어새랑 
자물쇠랑 열쇠랑 
빨래랑 빨래집게랑 
실이랑 바늘이랑 
나랑 동생이랑 
둘이라서 좋아 


매일 시읽기 100일. 감개무량 대신 내게 온 감정은 나, 미친 거 아님? 진정 100일? 이라는 놀라움이다. 100일째 읽는 시로는 내가 ˝명랑하게 써내려간 가난한 날들의 기록˝이라고 썼던 김응 시인의 ˝둘이라서 좋아˝를 골랐다. 왜냐. 어린이의 세계는 늘 초심을 떠올리게 하니까.

2020년 9월 29일 심보선의 #슬픔이 없는 십오초를 시작으로, 작심삼일의 마음으로 매일 시읽기에 돌입했다. 시의 난해함과 답답함은 여전하지만, 내 사유의 깊이가 그다지 깊어지지도 않았지만, 시를 읽는 동안만큼은 고요와 사색과 행복에 젖는 시간이었다. 그래서 좋았다. 그리고 날마다 시읽기를 올린 덕분에 알라딘 친구들이 생겼다. 그들을 통해 나의 시세계가 조금 넓어졌다. 그래서 또 좋았다.

100일 동안 서른 일곱 권의 시집, 서른 네 명의 시인, 다섯 명의 가수를 만났다. 완독 시집보다 비완독 시집이 더 많고, 완독은 했으나 소화하지 못한 시들은 훨씬 많다. 괜찮다. 시에 머물던 그 시간과 감흥이 내 몸에 새겨졌으니.

심보선 / 슬픔이 없는 십오 초 
메리 올리버 / 완벽한 날들 / 천 개의 아침 
기형도 / 잎 속의 검은 잎 ​나희덕 /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 그곳이 멀지 않다 
나훈아 / 테스형 
알렉산더 포프 / 포프 시선 
박노해 / 참된 시작 
권혁웅 / 마징가 계보학 
보들레르 / 악의꽃(문예출판사)(민음사) 
에밀리 디킨슨 / 고독은 잴 수 없는 것 
김응 / 둘이라서 좋아 
루이스 글릭 / 야생 붓꽃 
라이너 마리아 릴케 / 두이노의 비가 
허연 / 당신은 언제 노래가 되지 
나태주 / 풀잎을 담기 위하여 
김선우 / 나의 무한한 혁명에게 
김영랑 / 오 메 단풍 들것네 
황인숙 / 새는 하늘을 자유롭게 풀어놓고 / 못다 한 사랑이 너무 많아서 
최백호 / 낭만에 대하여 
박준 / 당신의 이름을 지어다가 며칠을 먹었다 
박제영 / 식구
김건모 / 서울의 달 
이원하 / 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이하이 / 홀로 
김기덕 / 김치 
앨프리드 테니슨 / 눈물이,부질없는 눈물이 
안도현 시인 / 그 작고 하찮은 것들에 대한 애착 /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
김준태 / 참깨를 털면서 
최승자 / 이 시대의 사랑 
김지하 / 애린 1, 2
새얼백일장 중등부 시 차상 / 소란 
서정주 / 80소년 떠돌이의 시​
함민복 / 말랑말랑한 힘 
이규리 / 당신은 첫눈입니까 
김행숙 / 무슨 심부름을 가는 길이니​
강산에 / 툭툭탁 
황지우 / ​겨울—나무로부터 봄—나무에로​
미자야와 겐지 / 비에도 지지 않고 
강성은 / Lo-fi​
박두진 /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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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선 2021-01-07 02:4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일째라니 축하합니다 날마다 뭔가 하기로 하면 며칠은 재미있게 해도 시간이 지나면 조금 하기 싫기도 하죠 그래도 하면 기분 좋고 뿌듯하기도 합니다 앞으로도 시 즐겁게 보시기 바랍니다 보는 것뿐 아니라 생각도 하시겠네요


희선

행복한책읽기 2021-01-08 09:36   좋아요 1 | URL
감사해요. 시읽기 덕에 희선님도 알게 됐네요. 이제 좀 천천히 읽으려구요^^
 
Lo-fi 문학과지성 시인선 511
강성은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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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5 매일 시읽기 99일 

채광 
- 강성은  

창문에 돌을 던졌는데 
깨지지 않는다 

생각날 때마다 던져도 
깨지지 않는다 

밤이면 더 아름다워지는 창문 

환한 창문에 돌을 던져도 
깨지지 않는다 

어느 날엔 몸을 던졌는데 
나만 피투성이가 되고 
창문은 깨지지 않는다 

투명한 창문 
사람들이 모두 그 안에 있었다 


오늘은 다시 강성은 시집 《Lo-fi》. 2005년 데뷔한 시인의 세 번째 시집이자 2018년 제26회 대산문학상 시 부문 수상작이다.

새해 벽두에 이 시집을 눈으로는 다 읽었다. 그렇게 읽고 내가 느낀 점을 1월 2일 시읽기에서 이렇게 썼다. ˝죽은 자들에게 목소리를 빌려준 시인. 시인이 산 자와 죽은 자의 경계에 서서 삶과 죽음을 넘나들며 소리조차 내지 못하고 떠난 이들의 입 노릇을 대신 해주고 있다는 느낌.
그래서 좀 아프고 꽤 먹먹하다.˝

이 시집을 읽는 동안 내 머리 위로 둥둥 떠다닌 세 글자가 있었다. 세 월 호. 2014년 4월 16일. 그 참사가 일어났을 때 대한민국의 어른이라면 대개가 나와 비슷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미안함. 죄책감. 무력감. 우울감. 이 참사는 6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여전히 진상
규명조차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그 일이 왜 이토록 어려운지, 정말로 무슨 거대한 음모가 숨어 있어 그런 건지 나는 아주 많이 궁금하다. 제삼자인 나조차 이렇게 궁금한데, 당사자들과 그 당사자들의 부모들과 자식들과 친지들의 의문이야 오죽할까. 속이 타들어갈 것이다.

대산문학상 수상 기자간담회에서 강성은 시인은 이렇게 말했다. “두 번째 시집 이후 5년 사이 벌어진 사건들 중 세월호 참사와 문단 내 성폭력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았다. . . 시에 암울한 세계가 많이 담겼다 . . . 이 세계가 이미 사후 세계가 아닌가 싶다.”

세월호 사건을 겪고 나는 누구라도 좋으니 그 일을 글로 써 주길 바랐다. 강성은 시인은 자신이 잘 휘두르는 시라는 무기로 시커먼 바다 속과도 같은 그 끔찍하고 무서운 세계를 투명하게 그리고 있다. 그가 휘두르는 칼끝은 매섭고 시리고 아득하다.

아무리 돌을 던져도 나와 너를 가르는 창문이 꿈쩍도 하지 않는 세상은 시인의 말대로 ˝이미 사후 세계˝일지 모른다. 두드리면 열려야 하고 던지면 깨져야 하는데, 그렇게 되지 않는 세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 제 한 몸이라도 던질 밖에. 그러나 계란으로 바위를 쳤을 때 깨지는 것은 바위가 아니라 계란이다. ˝나만 피투성이가˝ 되고 만다. 이 시구에서 뜨끔하고 따끔했다가, 다음 연의 ˝투명한 창문 / 사람들이 모두 그 안에 있었다˝에서 서늘해지고 섬뜩해졌다. 내가 저 투명한 창문 안쪽의 사람들, 즉 방관자들 중 한 명이 아닌가 해서.

시인의 말따나 ˝암울한 세계가 많이 담겨˝ 있어 이 시집을 읽는 일은 유쾌함보다 불편함 쪽에 가깝다. 그럼에도 읽을 수밖에 없는 까닭은 불편한 진실을 외면하지 말라는 내 속의 양심이 계속 말을 걸기 때문이다. 두 눈 멀쩡히 뜨고 이 세계를 사후 세계로 만드는 우는 되도록 삼가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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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바느질 수다 에디션L 1
천승희 지음 / 궁리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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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늘과 실로 날마다 ‘사랑해‘를 쓰다

​이 리뷰는 사심이 들어간 리뷰임을 밝힌다. 왜냐. 내가 이 저자와 알고 지낸 지 20년이 되는 사이이기 때문이다. 솔직히 나 자신도 놀랐다. 알고 지낸 지 그렇게 오래 된 것에 우선 놀랐고, 책을 읽으면서 알고 지낸 지 그렇게 오래 됐는데도 내가 몰랐던 그 사람이 많아서 또 놀랐다. 글이란 말로는 잘 표현할 수 없는 내밀한 속을 열어 보이는 힘이 있다는 사실을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느꼈다. 

​책 출간과 동시에 저자의 손편지가 담긴 책을 받았다. 나는 단숨에 후루루 읽고 100자평을 올린 후 옆지기와 중딩 딸에게 일독을 강요했다. 옆지기의 평, ˝천승희씨는 현모양처네.˝ 딸의 평, ˝엄마는 왜 이모처럼 바느질을 못 해?˝ 고로 이 책은 나를 ˝바느질 못하는 악처˝로 내동댕이쳤다. 꺼이~~

​삶과 글이 일치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이 저자는 그렇다. 나는 다시 책을 펼쳐 저자가 한 땀 한 땀 천천히 바느질을 한 것처럼 한 글자 한 글자 또박또박 읽어 내려갔다. 글 속에는 내가 아는 그녀와 내가 모르는 그녀가 공존해 있었지만, 분명한 사실 하나는 내가 몰랐던 그녀 역시 내가 알던 그녀와 다르지 않게 더없이 따뜻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녀가 정성스럽게 짓는 누비 이불처럼 말이다. 

​˝바늘과 실로 날마다 아이들에게 ‘사랑해‘라고 쓰던 날들이었어요.˝(26) 

​​부자를 나누는 기준이 ‘세상에 하나뿐인 것‘이라고 한다면 저자의 집은 대한민국에서 상위 몇 퍼센트 안에 들 것이다. 이 집에는 세상에 하나뿐인 것들이 드글드글하다. 이불, 드레스, 한복, 모자, 셔츠, 가방, 머리끈, 인형 세트, 테이블보, 손수건, 콩주머니, 컵받침대, 행주, 생리대까지. 아홉 살 때 처음 바늘과 실을 잡고 엄마에게 배운 바느질을 저자는 두 딸을 낳은 후 저자의 표현대로 정말 ˝야무지게˝ 써먹고 있다. 아마라고 하기에는 지나치게 잘하고, 프로라고 하기에는 살짝 어설픈 솜씨지만, 적어도 가족과 지인들 사이에선 그녀는 항상 최고다. 책은 읽는 동안, 나는 진심 이런 엄마를 둔 저자의 두 딸들이 부럽기까지 했다. 그러니 내 딸이야 오죽 했을까.

바느질에 얽힌 이야기들로 가득한 이 책은 무슨 심오한 담론이나 화려한 미사여구는 없지만, 우리네 일상에서 우러나는 생각과 감정을 정직하게 썼기에 때로 저릿하고 때로 뭉클하고 때로 감동이다. 우리네 일상에 자리한 ˝작고 사소한 것들˝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무엇보다 내가 100자평에도 쓴 것처럼 사람을 마구 따뜻따뜻, 다정다정, 포근포근하게 만들어준다.  문득 궁금해졌다. 내가 저자를 알기 때문에, 이런 느낌을 받는 걸까? 다른 독자들도 나처럼 느낄까? 그랬으면 정말 좋겠다고.

​책에도 등장하지만, 이 저자는 자신이 가진 재능을 나눌 줄 아는 사람이다. 나는 저자가 가족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동네 엄마들과 독서 모임을 가지고 마을 사업을 벌이고 책이라면 진저리 치는 학생들에게 책을 읽어 주는 그 모든 과정을 멀리서 지켜본 사람이다. 나도 초등학생들에게 방과 후 책놀이 봉사를 해본 적이 있다. 지루해하는 아이들, 장난 치는 아이들, 소리 치는 아이들을 보며 이것은 봉사가 아니야, 할 게 못 돼 라며 한 학기만에 접었다. 저자는 나와 결이 다른 사람이었다. 

​˝지난해에는 육학년 아이들하고 한 달에 한 번 만나 책을 읽기도 하였습니다. 거칠고 뾰족뾰족하고 마음이 아파 보이는 아이들도 만나게 됩니다. 아이들 말에 상처를 받고 집에 와 끙끙 앓기도 했지요. 아무리 애를 써도 아이들이 책을 읽지 않아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저는 어른이니 오래 화를낼 수없지요. / 그 아이들이 잘못되지 않고 잘 자랐으면 하고 간절히 바랍니다. 그래서 저는 동네에서 오가며 아이들을 지켜보는 눈이 되고 싶습니다.˝(175) 

​마을의 등대 같은 어른. 이 저자가 꾸는 꿈은 이런 것이다. 바느질처럼 ˝느리더라도 정성스럽게˝ 모든 일을 하려는 사람. 저자가 하는 말을 듣고 있노라면 나도 같은 마음으로 같은 길에 서 있고 싶어진다. 적어도 내게는 그랬다. 나와 같은 마음을 품는 사람들이 늘어나게 이 책이 느리더라도 꾸준히 읽혔으면 좋겠다. 아니아니. 나의 더 정직한 마음은 이 책이 불티나게 팔려 아끼는 동생이 ˝언니들, 어쩌죠. 저 유명해져 버렸어요˝하고 말하는 것이다. 그런 날이여 오라~~~~^^

​˝가만히 생각해보니 저는 손으로 바느질하는 것처럼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큼직하고 시원스런 계획을 세우기보다 하루하루를 한 땀 한 땀 채워가는 것에 더 열중하지요. 모든 일들을 좀 느리더라도 정성스럽게 해내며 살고 싶습니다.˝(196) ​

사진은 중딩 딸이 쓴 독자평이다. 딸의 허락을 얻어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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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01-05 08:3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고 책 님 때문에 이 책 관심가는데 전자책으로 안 나왔더라고요. ㅠㅠ 언제 꼭 읽어보겠어요. 그런데 중학생 따님이 엄마 닮아서 그런가? 글을 조리있게 잘 쓰네요. 저보다 낫다는!!👍😅

행복한책읽기 2021-01-05 09:52   좋아요 0 | URL
전자책 나옴 라로님께 쏴드릴게요. 부웅~~~~^^ 라로님 감성이랑 잘 맞을 것 같아요. 중딩딸은 엄마의 강압으로 책읽고 글쓰기를 매주 한 번 해요. 요약하기 핵심짚기를 제법 해서 저도 가끔 깜놀한답니다. 라로님 칭찬을 딸에게 전달했습니다요. 감솨!!!^^
 

스피노자가 이렇게 매력적인 인물이었다고?


1632년 태어난 바뤼흐 스피노자는 10대까지 암스테르담 유태인 공동체의 일원이었다. 하지만 20대 초부터 그는 새로운 형태의 신에 대한 생각을 공공연히 말하기 시작했다. . . 그의 신은 우주의 물리 법칙 그 자체였다. 그의 신은 사람들의 죄에는 흥미가 없었고, 그의 성서는 자연의 책이었다(60) 

​구약의 기도문은 사람들에게 매일 일상을 영위하는 모든 행동에서 주님을 떠올리라고 가르쳤다. 그런데 스피노자가 한 일이 바로 그것 아니었는가? 그는 사방에서, 만물에서 신을 보지 않았던가? 자신이 무엇을 하는 중이든 자연의 모든 곳에 신이 있다고 보지 않았던가? . . . / 스피노자는 이렇게 말했다. 기적에서 신을 찾지 마라. 기적이란 자연 법칙의 위반인 셈이다. 그런데 만약 그 자연 법칙을 쓴 것이 신이라면, 신이야말로 그 법칙을 가장 잘 이해하지 않겠는가? 기적은 자연적인 사건을 인간이 오해한 것뿐이다. 지진, 홍수, 가뭄에 개인적인 의미를 부여해서는 안된다. 신은 인간의 희망과 두려움이 투사된 존재가 아니라 우주를 존재하게끔 한 창조력일 뿐이고, 우리는 자연 법칙을 연구할 때 그 창조력을 가장 잘 접할 수 있다.(61) 

​스피노자는 성서는 신이 불러 준 내용이 아니라 인간들이 쓴 내용이라고 말했다. . . 주요한 전통 종교들이 중요하게 여기는 초자연적 현상은 조직화된 미신일 뿐이었다. 그는 그런 마술적 사고가 자유로운 사회의 시민들에게는 위험하다고 믿었다. /  . . . <<신학ㅡ정치론>> 에는 이후 미국 혁명을 비롯한 많은 혁명이 핵심적으로 내세울 사상들이 담겨 있었다. 이를테면 민주 사회는 기본적으로 정교 분리 사회여야 한다는 생각이 그랬다. 그 책에는 저자 이름이 적혀 있지 않았고, 발행 도시도 가짜로 적힌 데다가 출판사도 가공의 출판사였다. 그런데도 스피노자가 저자라는 소문이 온 유럽에 퍼졌고, 그는 대륙 전체에서 가장 악명 높은 인물이 되었다. 스피노자는 1677년에 44세의 나이로 죽었다. 렌즈를 연마하느라 미세한 유리 먼지 입자를 너무 많이 마신 탓이었을 것이다.(62)

- P60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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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01-05 0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 코스모스 거의 다 읽어가요!! 이 책도 글쓰기가 칼 세이건처럼 아름답고 우아한가요??

행복한책읽기 2021-01-05 08:48   좋아요 0 | URL
대박. 벌써 다 읽어가신다고요. 흠. 드루얀은 세이건의 글쓰기에는 미치지 못 한다는 게 지금까지 제 느낌이에요. 그래도 재미는 있어요. 세이건이 미처 못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단 느낌?? 저는 코스모스 항해를 완수하고 싶어 드루얀 호도 탔어요^^
 

차탈회위크. 9,000년 전의 평등 세상.


모든 도시의 어머니 차탈회위크. 차탈회위크는 현재 터키 영토인 아나톨리아 평원에 세워진 마을이었다. 9,000년 전. . . / 당시 도시는 갓 발명돼 길은 아직 발명되지 않았다. 창문도 발명되지 않았다. 주민들이 집으로 들어가는 방법은 이웃집 지붕을 넘어 들어가는 것뿐이었다. 집마다 밤하늘로 열린 현관에 사다리가 하나씩 세워져 있었다. /  왕궁이 없었다.  . . . 불평들이 없었다. . .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지 않았다. . . 나눔의 기풍이 아직 살아 있었다. 차탈회위크는 평등 사회였다. . . 유골을 과학적으로 분석한 결과 . .. 여자와 남자와 아이의 영양 상태가 놀랍도록 비슷했다. . . 모두가 비슷한 집에서 살았다.  . . . / 집들은 대단히 현대적이다. 구조는 무척 실용적이고 규격적이며 집집이 균일하다. 일하는 공간, 식사하는 공간, 노는 공간, 자는 공간이 나뉘어 있다. . . (54) . . . 사람들은 좌대에 시신을 올리고, 맹금과 비바람이 그것을 먹어 치우도록 내버려 두었다. . . . . . 이윽고 유골만 남았을 때 . . . 유골을 붉은 황토로 장식해 태아처럼 웅크린 자세로 배치한 뒤 자신들이 사는 집 거실 바닥에 묻을 차례였다.(56) - P5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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