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탈한 하루하루를 보내는 내게 좀 황당한 일이 생겼다.
오늘 가까운 친척의 결혼식이 예정되어 있었는데, 어제 오후에 결혼식이 취소되었다는 연락을 받았다.
흠.. 살다보니 별 황당한 일도 다 있구나 하고 말았는데..
생각해보니.. 그게 그냥 황당한 일로만 그치지는 않을꺼 같다.
이유도 황당하게 신랑이 결혼하기 싫다고 해서였다는데... 애들 장난도 아니고 인륜지대사인 결혼을 어찌 그와 같은 이유로 취소할 수가 있는지...
차라리 그런 생각 가진 사람과 결혼식 올리기 전에 깨어져서 다행일 수도 있다라는 생각과, 얼마나 난감할까 하는 생각
어쩌면 다시는 결혼을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안타까움.
결혼식 비용과 혼수 등의 금전적 손실...
그냥 집에서 쓰던거 버리고, 새로 장만한 혼수를 쓰면 되지 않냐는 소수 의견도 있었지만, 사실 그 가전제품이며, 가구들을 보고 싶겠는가. 그걸 볼 때마다 깨어진 결혼에 대한 아픈 기억들이 날 텐데...
일가친척들에게 일일이 연락해서 결혼식이 취소되었다는 소식을 전해야하는 참담함.
부모는 부모대로, 딸은 딸대로.. 서로가 서로에게 죄인이 된 것 같은 기분..
사돈이 될뻔한 집안에 대한 원망... 사위가 될 뻔 했던 사람에 대한 분노...
정말 복잡한 일이 많은 것 같다.
오늘 오후 5시가 예식이었는데.. 지금쯤 무슨 생각을 하며, 뭘 하고 있을런지... 걱정은 되지만, 차마 전화조차 하기가 어렵다.
사람이 망각의 동물이니 그냥 잊어버리길 기다리는 것이 최선일까...
한달도 전에 결혼 연락을 받았었는데... 바로 전날 이런 일이... 과연 그냥 치기어린 행동이었을까..
아님 말 못할 속사정이 있는걸까...
딸 셋인 집에 둘째가 마지막으로 시집가는 경사스런 날이 완전 암흑천지로 변했다.
이런 일을 막상 당하고 나니 드라마와 현실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것 같다.
실컷 욕이나 하면 좋아지려나.. 나쁜 놈.. 한 여자의 순정을 짖밟고 한 가정을 파탄된 나쁜 놈.. 이렇게...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나...
흠.. 오늘은 아내랑 소주나 한잔 하면서 살아온 길과 앞으로 살아갈 길에 대해 조용히 얘기 나눠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