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부촌에 대한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나오는데..

여기서 하나 재미있는 사실.. 부자 나라들은 부자에 대한 인식이 크게 나쁘지 않은 반면, 가난한 나라들은 부자들에 대한 반감이 크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부의 형성과정에 대한 의욕, 부의 불균등한 분배, 사회적 공감대 형성의 실패 등이 원인이 아닐까....

담벼락 높을수록 사회적 책임 크다

◆세계의 부자동네 (上)◆

찰리 채플린, 마이클 더글러스 등 내로라하는 역대 미국 영화배우들이 줄줄이 거주해온 로스앤젤레스 북서쪽의 부자동네 '베벌리힐스'. 멀찍이 베벌리힐스가 보일 만한 곳에 이르면 '베벌리힐스 안내지도'를 파는 상점이 먼저 눈에 들어 온다.

영화배우들의 저택을 골목골목마다 표시한 지도로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 에게 인기만점이다.

샌프란시스코 남쪽으로 두 시간 거리의 몬테레이에 있는 고급 주택가를 낀 세 븐틴마일스 도로는 관광객들에게 아예 통행료를 받는다.

관광객들은 베벌리힐 스, 몬테레이와 같이 소문난 부자동네들을 둘러보며 감탄을 아끼지 않는다.

관 광객들을 부럽게 하는 것은 먼저 아름답고 웅장하게 꾸며놓은 집들이요, 그 다 음으로는 그런 집들을 관광지 삼아 둘러볼 수 있도록 하는 경색되지 않은 사회 분위기이다.

◆ 미국 부자들도 은둔을 선호하기는 마찬가지

=화려한 나무담장과 정원수로 뒤덮인 베벌리힐스를 둘러보며 관광객들은 감탄사를 연발하지만 사실 미국에서 부자동네를 열거하다 보면 베벌리힐스나 몬테레이는 부자촌에 겨우 턱걸이하는 수준이다.

올해 4월 미국 광고전문사이트인 애드에이지닷컴(AdAge.com)이 미국 50대 부자 촌을 분석했을 때 베벌리힐스는 부자동네 50곳 중 35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특히 평균소득에 있어서는 50대 부촌 중 겨우 49위에 올랐다.

미국에서 가장 잘사는 1위 부자동네로는 샌프란시스코의 애서턴(Atherton)이 꼽혔고 50대 부자동네 중 24곳은 뉴욕, 5곳은 보스턴에 몰려 있었다.

베벌리힐스나 몬테레이를 둘러보며 "미국의 부자동네는 관광지처럼 개방된 곳" 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미국에서도 진짜 부자동네는 소문나지 않은 곳에 조용히 가려있음을 의미한다.

미국 남부 대표적인 부자동네 가운데 하나인 스타아일랜드도 농구선수 샤킬 오 닐이 2300만달러짜리 주택을 구입해 주목을 받았으나 일반 관광객은 둘러볼 엄 두조차 낼 수 없는 곳이다.

마이애미 앞바다 비스케이만에 인공섬을 만들어 부 자동네로 탈바꿈시킨 이곳 스타아일랜드는 다리 하나로만 육지와 연결돼 있으 며 외부인 출입이 제한된다.

비스케이만을 운행하는 유람선을 타면 멀리서 스타아일랜드 별장들에 관한 설 명을 들을 수 있으나 그리스ㆍ로마 신화를 듣는 것과 다름없을 정도로 일반인 들에겐 별세계일 뿐이다.

미국 동부의 어지간한 부자동네들도 일반인의 통행을 직접적으로 차단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일반인이 접근할 만한 틈이 없다.

쇼핑시설도 놀이시설도 없이 높은 담장들만 이어지는 부자들의 동네를 일반 서민들이 굳이 찾아나설 만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관광지로 소문나 있는 베벌리힐스나 몬테레이에서도 막상 동네에 들어서서는 높은 정원수와 담장에 가로막혀 마당을 구경하기는 고사하고 길거리에 주차할 엄두조차 내기 힘든 게 바로 미국 부자동네의 분위기이다.

◆ 빈부격차 심할수록 높아지는 부자동네 담벼락

=부자들이 경외의 대상으로 평가되는 대표적인 자본주의 국가 미국에서 부자동네들이 은둔 속에 감춰져 있 다면 빈부격차가 심한 아시아ㆍ중남미ㆍ동유럽ㆍ아프리카권 국가들의 부자동네 담벼락은 말할 나위도 없다.

남아공화국 요하네스버그 근교에 여러 채의 단독주택들이 밀집된 타운하우스 형태의 부자동네인 '데인펀골프촌'은 아예 방범용 전기펜스로 울타리를 둘러쳐 놓고 있다.

순찰대원들이 24시간 방범순찰을 도는 것은 기본이다.

멕시코 인도네시아 브라질 이집트 등 대다수 개발도상국가에서는 신흥 부자동 네가 고급아파트 단지로 하늘 높이 건설되고 있는 추세다.

인도네시아 부자들이 1998년 경제위기 때 시민폭동으로 곤욕을 치른 후 고급아 파트를 선호하는 현상이 부쩍 심화됐는데 이들 국가에서 고급아파트 선호현상 이 전반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도 비슷한 이유에서다.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등 옛소련권 국가들에서는 당간부들이 주로 거주하던 단 독주택단지에 신흥 부자들이 합류하면서 부자동네가 여전히 단독주택단지 모습 을 띠고 있다.

모스크바 외곽순환도로 인근에 위치한 루블료브카, 타슈켄트 시내중심가 등이 바로 이런 지역에 해당한다.

이들 지역 대저택들도 예외없이 전문 경비인력의 순찰지원을 받고 있고 타슈켄트 중심부 저택들은 높이 3m에 이르는 담장을 둘 러쳐 아예 집안을 둘러볼 엄두조차 내지 못하게 하고 있다.

◆ 부자의 사회적 책임

=인도에서는 "교통사고를 내면 우선 도망가라"는 조언 을 자주 듣게 된다.

현장에서 사태를 수습하려다가 자칫 군중에게 집단폭행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 인데 경찰마저도 때로는 "일단 현장을 벗어나고 수습은 나중에 하라"고 조언할 정도라고 한다.

이는 빈부격차가 극심한 인도에서 부유층에 대한 일반 서민들 의 인식이 얼마나 나쁜지를 대변해주는 사례라 할 수 있다.

반면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 부자와 서민 사이의 갈등이 부각되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다.

이는 사회적 책무를 다하는 부자들의 자세와 무관하지 않다 . 부시 미국 대통령은 감세정책의 일환으로 상속세 폐지를 단계적으로 추진해왔 다.

부자들의 열렬한 환영을 받을 것처럼 보이는 이 세제개편안은 그러나 정 작 빌 게이츠, 조지 소로스, 워런 버핏, 록펠러 가문 등 내로라 하는 부자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이들은 뉴욕타임스에 광고까지 내가며 "상속세가 폐지되면 기부문화가 타격을 받고 빈부격차가 더 확대되는 등 부작용이 크게 나타날 것" 이라며 반발했다.

워런 버핏은 올해 4월 워싱턴에서 열린 '책임지는 부자'라는 이름의 모임에서 "미국에서 가장 잘사는 1만3000가구의 소득이 못사는 2000만 가구의 소득과 맞먹는 현실에서 부시 대통령이 추진하는 상속세 폐지법안은 얼 토당토 않은 것"이라고 일갈했다.

미국 서부 네브래스카주 작은 도시 오마하에 45년째 살고 있는 '세계 제2의 부 자' 워런 버핏은 지난 2003년 "내가 거주하는 50만달러짜리 집의 재산세는 1만 4401달러"라고 소개한 적이 있다.

물론 미국의 재산세율은 주별로 1~3%로 차별 화되고 소득공제 등의 혜택 때문에 일률적으로 비교하기도 곤란하다.

그러나 미국 제일 부자동네로 꼽히는 샌프란시스코 애서턴에 위치한 래리 엘리 슨 오라클 사장의 저택은 침실 7개, 일본식 정원, 테니스코트, 분수 등을 포함 해 공식가격이 2500만달러(약 250억원)에 달한다.

캘리포니아주의 재산세가 다 른 주에 비해 낮은 점을 감안해도 이 정도 저택이면 연간 수억 원대 재산세를 납부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애서턴 지역의 지난해 평균 주택가격은 250만달러(약 25억원)였다.

시가 5억원짜리 아파트를 보유하고서도 연간 50만원 안팎의 재산세만 납부하는 한국과 비교하면 부자동네에 대한 인식이 다를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기획취재팀=최경선차장ㆍ팀장 / 뉴욕 = 전병준 기자 / 도쿄 = 김대영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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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등 개발붐 타고 신흥부촌 잇따라 설립

◆세계의 부자동네 ②◆

미국 유럽 일본 등 선진국에서만 부자동네를 찾을 수 있는 것으로 생각하면 오 산이다.

오히려 빈부격차가 심한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지일수록 부자동네가 더 뚜 렷한 사례도 적지 않다.

식민지 시대까지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 제3세 계 부자동네는 선진국 부자동네들과는 또 다른 모습을 띠고 있다.

멕시코에서 손꼽히는 부자동네는 멕시코시티 중심가에서 차량으로 40분정도 떨 어진 '보스퀘스 드 라 로마스'(Bosques de las Lomas) 지역이다.

80년대 말부터 본격 개발된 신흥 부촌으로 주거 형태는 주로 아파트다.

가장 작은 평수가 60~70평형일 정도로 대형 아파트가 밀집해 있으며 입구에는 다수 의 경비원이 24시간 철저하게 경비하고 있다.

거주자용 엘리베이터와 가정부ㆍ 관리인용 엘리베이터가 분리돼 있는 점이 특징이다.

브라질의 부자동네로는 상파울루 중심가 서쪽에 위치한 이지에노폴리스(Higien nopolis)를 꼽을 수 있다.

과거 대규모 단독주택 지역이었으나 지금은 대부분 아파트로 바뀐 상태다.

19세기 말 커피농장 경영주들을 위해 조성된 주택단지이지만 지금은 페르난도 엔리케 카르도조 전 대통령 등 정치인 연예인이 다수 거주한다.

 

인건비가 저렴한 브라질에서는 가정부, 유모, 집사, 요리사 등을 두고 있는 가 정이 많기 때문에 이지에노폴리스 변두리 지역은 월소득 250달러 미만의 저소 득층 거주지가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이집트에서는 카이로 서북부지역에 위치한 헬리오폴리스(Heliopolis)가 부자동 네로 꼽힌다.

주상복합지역으로 고급 아파트와 쇼핑몰, 관공서가 어우러져 있 다.

1970년대 이후 본격 개발된 신흥 부촌이며 단독주택은 찾아보기 힘들다.

인구 2000만명에 달하는 카이로에서 거주지 주소는 개인의 경제적 능력이나 신 분을 파악하는 척도로 이용된다.

주소가 헬리오폴리스로 되어 있으면 함부로 대하거나 깔보지 않으며 심지어 외국대사관도 주소지가 헬리오폴리스인 사람에 게는 따져보지도 않고 비자를 내준다는 말이 나돌 정도다.

남아공화국 부자동네로는 요하네스버그 근교에 위치한 데인펀 골프에스테이트( Dainfern Golf Estate)가 손꼽힌다.

고급 단독주택들이 밀집 대형을 이룬 타운 하우스로 주로 기업 총수, 개인사업가 등이 거주하고 있다.

방범용 전기펜스를 둘러쳐 외부인 접근을 차단하고 있으며 순찰대원들이 24시 간 방범순찰을 하고 있다.

타운하우스 내부에 초ㆍ중ㆍ고등학교와 소핑몰은 물론 18홀 규모 골프장이 자 리잡고 있어 외부 세계와 거의 분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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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부자동네가 지역주민의 자랑이 될 수 있는건 기부 문화에 기인한 것 같습니다.

이 기사에서도 잘 나와있네요..

매일경제에서 집중기획으로 다루는거 같은데... 우리나라 부자들도 읽고 자기 자신을 돌아봐야할만한 내용인 것 같네요.

사실 우리나라에서 기부란 교회나 사찰에서 떼어주는 기부금 영수증 부풀리기를 위한 것으로 치부되기 일쑤이고,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하고 있다보니.. 기부 자체가 활성화되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또, 기부한 돈이 제대로 사용되는지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도 미비하구요. 적은 금액이라도 힘들게 번 돈을 기부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 돈이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 쓰이기를 바라지만, 저부터도 어느 사기꾼이나 부패한 관리의 호주머니로 들어갈꺼란 선입관 때문에 별로 기부라는걸 하지 않게 됩니다.

기부 문화 조성을 위해서는 다른 것 보다도 기부금이 필요한 곳에 잘 사용되는지를 감시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아마 자기가 기부한 돈이 유용하게 사용되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다는 것에 대한 확신만 있더라도 지금보다 기부문화가 훨씬 활성화될 것 같습니다.

ARS 모금이나 인터넷 모금 같은걸 보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기부에 인색하다고만 볼 수는 없거든요. 단지 '눈 먼 돈이니 먼저 쓰는게 임자'라는 인식으로 그 소중한 돈에 손을 대는 몰지각한 사람들로 인해 기부를 꺼리게 되는거 아닐까요..

쩝.. 그냥 간단하게 코멘트나 달려고 했는데.. 말이 길어졌네요...

미국서 富村은 지역주민의 자랑

◆세계의 부자동네 / ② 미국◆

뉴욕 인근에는 세계적인 부촌이 즐비하다.

그 중 하나로 뉴욕 롱아일랜드의 햄 튼을 들 수 있다.

대서양과 접하는 롱아일랜드 끝부분에 자리잡고 있는데 세계 적인 명사들의 여름 별장이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얼마 전 우연한 기회에 사우스햄튼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굳이 일반인들의 도로 진입을 막지는 않았지만 길가에 사람을 찾아볼 수 없었다.

초대받은 집으 로 들어가는 도로 양옆에는 수에이커씩 되는 별장들이 늘어서 있었다.

물론 집 안을 들여다 볼 수도 없었다.

최소한 5m는 넘을 것으로 보이는 멋진 나무들이 담장 구실을 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언뜻언뜻 나무 사이로 보이는 건물과 정원은 잘 손질돼 있었고 특히 건 물들은 저마다 독특한 예술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어느 집은 초현대식 분위기를 연출했고, 또 다른 집은 중세 성과 같은 분위기 였다.

초대받아 간 집 역시 규모가 엄청났다.

특히 해변을 끼고 있어 이른바 ' 프라이빗 비치'를 소유하고 있었다.

미국에서 해변가 바로 앞의 집은 인근에 비해 가격이 2~3배인 것이 보통이다.

집사인 듯한 사람은 "사진을 찍지 말아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했다.

외부 세계 에 '그들만의 리그'가 공개되는 것을 꺼리는 것이 역력했다.



뉴저지주 알파인 역시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정도로 부촌이다.

유명 영화배우나 스포츠 스타들이 많이 사는 곳이다.

기자가 살고 있는 곳에서 15분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이지만 2년 이상 살면서도 들어가 본 것은 딱 두 번뿐이다.

아무 일 없이 배회하거나 기웃거리면 어디서 숨어 있다 나오는지 경찰들의 제재를 받기 일쑤다.

2에이커의 저택을 소유하고 있는 동포 H씨 집에 초대받아 갔는데 최소한 연봉 100만달러는 넘어야 유지할 수 있는 집이었다.

하지만 H씨는 "우리집은 이 동 네에서는 판자촌에 불과하다"며 "주변의 진짜 부자들의 집은 상상을 초월한다" 며 웃었다.

결국 부자동네의 가장 큰 특징은 외부 사람들과 철저히 격리된다는 것이다.

뉴 저지에서 부동산을 운영하는 서니 안 씨는 "일반 사람들이 상상을 할 수는 있 지만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부러움도 느끼지 않는 것 같다"며 "오히려 인근 에 그런 부자동네가 있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고 전했다.

부의 축적에 대해 존경과 경의를 표하는 미국 사회의 특징이 부자와 일반 사람 들간 갈등의 골을 만들지 않는 것이다.

투기 등 사회문제도 거의 발생하지 않 는다.

미국의 지역 언론에는 가끔 유명인이 어느 지역에 집을 샀다거나 또는 살던 집 을 매물로 내놓았다는 가십 기사가 실린다.

매매가 이루어지는 자체가 매우 드 문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거래가 성사돼도 최소 1000만달러 이상이기 때 문에 일반인들은 먼 나라 이야기 정도로 간주한다.

시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도 부촌의 특징이다.

LA 인근 베벌리힐스는 필수 관 광코스다.

동네 초입부터 예술품과도 같은 집들이 저마다 자태를 자랑하며 관 광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한다.

"저 집은 영화배우 누가 살던 곳, 이 집은 누가 누구랑 살다가 이혼한 뒤 대신 누가 들어와 사는 곳" 등 가이드 설명을 듣는 것도 큰 재미다.

LA에서 꽃가게를 하는 기자의 친구는 하루에도 여러 번씩 베벌리힐스를 방문하 는 행운(?)의 사나이다.

보통 한 집에서 주문하는 꽃의 양이 엄청나기 때문에 배달하게 되면 집안을 구경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부자들이 제대로 세금을 내고 사는 것은 더 말할 나위도 없다.

손성원 LA 한미 은행장은 "LA로 이주한 후 살 집을 찾고 있는데 주택 가격이 400만달러 정도 하면 연간 5만달러 이상 세금을 내야 한다"며 "부자들에게 사회적으로 납득할 만한 세금을 걷기 때문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집을 거저 주더라도 세금부담 때문에 망설일 것"이라며 웃었다.

부자들의 사회적 기여는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 사회를 한마디로 정의하면 '개 처럼 벌어 정승같이 쓴다'는 한국 속담이 딱 들어맞는 곳이다.

하지만 번 돈을 쓰는 데는 놀랍도록 관대하다.

연간 수백만 달러에서 수천만 달러 이상씩을 기부하는 부자들도 상당수다.

오래전 아이오와주 드모인시에 폭우로 수천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적이 있었다 . 당시 이들에게 가구당 수천 달러씩을 익명으로 기부한 '천사의 손길'이 있었 다.

언론 추적으로 재벌의 부인임이 밝혀졌지만 '사회적 약자를 도우려는 부자 들의 심성'으로 오랫동안 회자되는 일화다.

[기획취재팀 = 최경선 차장(팀장) / 뉴욕 = 전병준 특파원 / 도쿄 = 김대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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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롯폰기 주변 월세 1천만원 고급주택 밀집
◆세계의 부자동네 ③ 일본◆

도쿄 오타구 덴엔초후(田園調布).

도쿄 시부야역에서 20분가량 도요코센 전철을 타고 가면 우뚝 솟아 있는 붉은색 지 붕의 덴엔초후 역사와 마주친다.

푸른 가로수가 늘어서 있고 거리가 깨끗해 첫눈에 부자동네라고 알아볼 수 있다.

방사선 모양으로 잘 정돈된 도로망은 이곳이 계획적으로 건설된 주택지임을 말해준 다.

적막감이 들 정도로 조용한 이곳은 거의 모두 1~2층짜리 단독주택들로 구성돼 있고 아파트 등 공동주택은 찾아보기 힘들다.

덴엔초후는 나가시마 시게오 야구감독,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지사 등 각 분야 저명 인사들이 거주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목받기 시작했다.

또 지금 왕세자비(마사코)가 다녔던 후타바학교, 하시모토 류타로 전 총리가 나왔 던 덴엔초후 초등학교가 모두 이곳에 있다는 것이 언론에 소개되면서 더욱 유명세 를 탔다.

◆ 도쿄 부자동네는 왕궁 남쪽 또는 남서쪽

=일본 부자동네는 한국 강남처럼 한곳 에 모여 있지 않고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도쿄만 하더라도 부촌이 10여 곳 된다.

덴엔초후, 시로카네다이, 쇼토, 아자부, 지 유카오카, 다이칸야마, 세이조 등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도쿄 주택가격은 왕궁 을 기준으로 나뉘는데 부자동네는 주로 왕궁 남쪽 또는 남서쪽에 위치해 있다.



물론 한국 지하철 2호선과 비슷한 순환선인 야마노테센(山手線) 안쪽 토지가격이 높은데 이는 주택지가 아닌 도심 상업지구기 때문이다.

도쿄 부자동네는 각각 형성시기와 인기를 끈 배경이 다르다.

덴엔초후는 1910년대 도큐전철 창립자인 시부사와 에이이치가 계획했다.

전원도시 구상에 의해 토지를 구획정리하고 분양한 후 전철 도로 학교 우체국 등을 계획적으로 배치했다.

1923년 발생한 관동대지진 때도 이곳은 피해를 거의 입지 않았고 이는 부자들이 대거 이주 하게 된 중요 요인이 됐다고 한다.


역사적으로 볼 때 신분이 높은 무사계급은 높은 지대에 살았다.

이 때문에 전통적 인 부자동네 중에는 지명에 '야마(山)'나 '다이(台)'가 들어가는 곳이 많다.

예를 들어 다이칸야마(代官山)는 에도막부 시대에 민정을 담당했던 관료인 다이칸(代官) 이 모여 살았기 때문에 붙여졌다.

고덴야마(御殿山) 등도 부촌으로 꼽힌다.

◆ 덴엔초후에 집 지으려면 35억원은 있어야

=일본 부자들이 집에 투자하는 돈은 얼마나 될까. 덴엔초후를 예로 들어보자. 일본에서 30년 이상 부동산업에 종사해온 이와모토 세이유 LY상사 사장은 "덴엔초 후에 단독주택을 지으려면 최소 50평 이상 토지가 필요한데 평당 토지가격을 500만 엔으로 계산해도 땅을 구입하는 데만 2억5000만엔이 든다"고 소개했다.



여기에 어떤 자재를 써서 건물을 짓느냐에 따라 건축비가 달라지겠지만 보통 1억엔 이상 들어간다고 했다.

덴엔초후에 50평짜리 땅을 사서 새로 집을 지는다면 3억500 0만엔(약 35억원) 이상 들어간다는 얘기다.

또 다른 부촌으로 꼽히는 시로카네다이(白金台)에 있는 전용면적 20평짜리 아파트 를 구입하려면 최소 6000만엔은 줘야 한다.

평당 300만엔을 호가하는 셈이다.

신흥부자들 중에는 세금절감 등을 이유로 주택을 구입하기보다는 빌려서 생활하는 사람이 많다.

롯폰기힐스에 사무실을 둔 이른바 '힐스족(Hills族)' 가운데는 3A에어리어에 사는 사람이 많다.

3A에어리어란 롯폰기 인근 아카사카, 아오야마, 아자부 등 영문 머릿 글자인 A를 딴 것이다.

이 지역에는 고급 임대아파트가 밀집해 있는데 힐스족 중 상당수는 월세 100만엔 이상을 내고 있다.

◆ 부자는 먹는 것과 입는 것도 다르다

=부자들은 일본의 두 차례 선물철인 오추겐 (한국 추석에 해당)과 오세보(설에 해당) 때에 대부분 미쓰코시백화점에서 선물을 구입한다.

미쓰코시백화점 포장지라야 품격이 있어 보인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는 부유층이 많다.

먹을거리를 선택할 때도 부자들은 까다롭다.

무엇보다 안전을 중요하게 여긴다.

이 러한 욕구를 겨냥한 식료품전문 슈퍼마켓이 바로 덴엔초후에 있는 켄스마트(KEN'S MART)다.

모든 생식품은 도매상을 통하지 않고 산지에서 직송해온다.

채소 과일 생 선 등은 계약을 맺은 농민이나 어민에게 공급받는다.

부자들 중에는 아예 산지에서 해산물 농산물 축산물 등 먹을거리를 직접 집으로 배 달받는 사람도 있다.

일본 부유층이 럭셔리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많은 것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루이비통 제품 3분의 1 이상을 일본인들이 소비할 정도다.

패션업체인 펜디(FENDI)는 최근 일본인 VIP 고객 80명을 전세비행기로 초청해 외국 여행을 보내줬다.

이 고객 가운데는 펜디 제품을 사느라 연간 1000만엔 이상 쓴 사 람도 있다고 한다.

도쿄 도심 긴자(銀座)는 값비싼 브랜드에 일본인이 얼마나 애착을 갖고 있는지 잘 보여준다.

럭셔리 브랜드만을 취급하는 점포가 즐비하다.

단순한 소비가 아니라 예 술성을 가미한 상품을 구입하고 싶다는 부자들이 이곳에 자주 들른다.

◆ 일본 부자들 기부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일본 부자들이 럭셔리한 소비만 즐기는 것은 아니다.

최근 일본 부자들 사이에 기부가 늘어나는 분위기다.

자녀가 없는 부 자들 가운데 일본적십자사나 유니세프 등 자선단체를 찾아가 전액 또는 일정액을 사후에 기부하기로 약속한 사람도 늘고 있다.

도쿄 인근 지바시에 거주하는 다구치 가쓰히로 씨(80)는 상속해줄 자녀가 없는 만 큼 젊어서 부동산사업으로 모은 재산 중 10억엔을 기부하기로 최근 약속했다.

다구치 씨와 같이 거액기부를 하려는 부자들이 늘어나자 일본유니세프협회는 지난 해 9월과 올해 1월 이와 관련된 세미나를 개최했다.

참가자는 120명에 달했으며 변 호사 등이 참가해 유언서 작성, 기부했을 때 상속세 산정 등에 대한 상담을 실시했 다.

지자체도 기부문화 활성화를 돕고 있다.

부자들이 많이 사는 도쿄 스기나미구는 20 02년 60개 비영리기관(NPO)을 지정해 이곳에 기부했을 때 세제상 혜택을 주고 있다 . 기부액에 비례해 소득세와 지방세를 감면받는 만큼 이 제도를 활용하는 부유층이 많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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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마다 부자라는 기준이 제각각이겠죠..

오늘 매일경제신문에 일본 부자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네요..

10억원을 벌고 3억을 세금으로 내야 부자랍니다.. ㅎㅎㅎ.

日 부자, 매년 1억엔씩 벌고 3천만엔 이상 납세

◆세계의 부자동네 ③ 일본◆

일본인들은 어느 정도 돈을 벌어야 부자라고 부를까.

현재 일본에서 연간 수입이 1억엔 이상이고 납세액이 3000만엔을 넘는 부자들은 모 두 9000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토지매각, 상속 등으로 일시적 수입이 발생한 사람 들을 제외하고 매년 1억엔 이상을 꾸준히 벌어들이는 부자만 약 6000명으로 집계됐 다.

2001년 말 기준으로 여기에 해당하는 사람은 도쿄에만 2200명이다.

도쿄 외 지 역에는 3900명이 있다.

일본의 부자들은 크게 △과거 재벌과 비상장기업 창업일가 △정보기술(IT)붐으로 부를 축적한 신흥부자 △슈퍼 샐러리맨 △개업의사 등 4개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우선 미쓰이, 미쓰비시, 스미토모 등 2차 세계대전 이전부터 막대한 부를 축적한 재벌의 후손들이다.

반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비상장기업들은 축적된 부를 고스란히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상장기업의 경우 후손에게 경영권은 물론 토지나 주식 등 자산까지 넘겨주면서 상대적으로 쉽게 부(富)를 대물림해오고 있다.

도쿄 미나토구의 54층 빌딩인 '롯폰기힐스'에 사무실을 두고 IT붐을 잘 활용해 돈 을 번 벤처기업 사장이나 증권회사 경영자들도 새로운 부자 계층으로 떠올랐다.

일 본 최대 민영방송인 후지TV를 인수하겠다고 나서서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라이브 도어의 호리에 사장, 프로야구단을 인수한 라쿠텐의 미키다니 사장도 모두 이 빌딩 에 입주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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