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교원평가제로 인해 씨끌씨끌하다.
대학을 졸업한지 10 여년이 넘었건만, 요즘 제일 관심 가는 사안이다.
아마 조만간 학교에 가게 될 아들녀석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교원평가제를 얘기하기에 앞서.. 전교조 얘기를 먼저 하는게 좋겠지..
고등학교 때 전교조라는걸 처음 알게 되었다. 그때가 아마 88년 정도였던 것 같다.
당시만 해도 학교에 전교조 소속 교사가 거의 없던 시기였고, 나름대로 학교 당국의 탄압이 심할 때여서, 전교조 가입 교사를 바라보는 시각은 동경 그 자체였던 것 같다.
지금도 당시에 구입한 참교육이란 마크가 들어간 열쇠고리를 소중히 간직하고 있을 정도로...
당시에는 정말 학교폭력.... 지금은 학생들의 폭력이라는 의미로 많이 쓰이지만, 당시에는 교사들에 의한 학생폭력이 정말 많았다. 남학교 치고 시험 끝나고 나면 매질하는 소리가 온 교내를 뒤덮던 기억들이 아련히 떠오를 것이다.
그런 상황에서 참교육이라는 신선한 화두는 학생들에게 충분히 동경의 대상이었고... 전교조에 속한 교사들에게는 학생들 나름대로의 긍정적 평가가 대세를 이루던 시기였다.
그런데, 최근의 경향은 어떠한가?
교원평가제 반대나 APEC 반대 등의 전교조 정책은 과연 무엇을 위한 것인지 의문이 든다.
특히, 교원평가제의 경우 대학에서는 이미 보편화된 제도이며, 어느 조직에서나 사회적 합의가 도출된 문제가 아닌가 한다.
정말 우수운 것은 시험을 통해 학생들의 교육 수준을 측정하고, 그에 따른 각종 처치를 하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교사들이 평가를 거부한다는 것 자체가 논리적 모순이 아닐지...
만약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왜 학생들은 평가를 하는가... 시험이라는 평가 말고 다른 좋은 방법을 생각해보지.. 예를 들어 수학만 잘하고 다른건 잘 못하는 학생에게는 기본적인 인성 교육 외에는 수학에 전념토록 해서 수학을 통해 자기 인생을 설계하도록 도와준다거나, 춤을 잘 추는 아이에겐, 기본 인성 교육 이외에는 춤과 관련된 과제나 활동을 통해 자기 꿈을 키우도록 한다거나..
하지만, 교사들이 앞장 서서 그렇게 교육 문화를 바꾼다는 얘기는 정말 어쩌다 가뭄에 콩 나듯 들어봤다.
그런 상황에서 교사들이 자신들의 평가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난리를 치는 것이 어떤 논리적 허점을 가지고 있는지.. 설마 그걸 모르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단지, 어렵게 임용고시 통과해서 큰 돈 벌진 못해도 안정적인 삶을 누리려던 인생 계획에 큰 변화가 생긴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너무 앞서는건 아닐까...
80년대 회사의 탄압에 저항해 노조를 결정하고 노동자의 인권과 인간다운 삶을 위해 투쟁했던 노조가 집단 이기주의로 변질된 것처럼 전교조도 결국 그 전철을 답습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참교육이라는 대의명분으로 출발한 전교조의 요즘 모습에선, 그 어떤 희망의 불씨를 볼 수 없어 안타깝다.
발전적 대안의 제시 없는 반대를 위한 반대, 반대를 위한 논리만을 주장하는 그들에게 앞으로의 내 자식의 교육을 맡겨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참담할 뿐....
세상에서 가장 안정적인 것은 죽움 밖에 없다고 본다. 왜.. 더이상 변화의 여지가 없으니까...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변화의 주체가 되기 보다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전교조는 이제 참교육이라는 간판을 내리고, 교원이익연합회로 이름을 바꾸는 것이... 초창기 전교조를 지지하고, 그 뜻에 동참했던 보통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아닐지 생각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