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는 받아본 기억이 없는데, 알라딘에서 새 달 쿠폰이 준비되었다는 이메일이 날라오더군요 ^^; 

언제나처럼, 가져가시는 분은 댓글로 남겨주세요~ 

쿠폰번호 : A000000000339851
비밀번호 : 435218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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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2 09: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turnleft 2009-06-02 09:18   좋아요 0 | URL
넵, 재밌게 보세요~~ ^^

hnine 2009-06-02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쿠폰 때문이 아니고, 그냥 안부 인사라도 드리려고 힐끔 들어와봤어요.
어느 덧 6월이네요 ^^

turnleft 2009-06-03 03:39   좋아요 0 | URL
힐끔이 아니라 당당히 들어오셔도 언제나 환영입니다~ ^^;
시간 참 빠르죠? 올해도 벌써 반이 다 지나가려 하니...
 

뭔가 글을 적으려다가 논쟁을 감당할 자신이 없어 입을 다문다. 알량한 글로 타인의 생각을 바꿀 수 있다는 오만은 피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진실 속에서 살아가는 법이고, 그 진실에는 그 사람이 살아온 만큼의 무게가 있기 마련이다. 나는 그 무게를 뒤집을 자신이 없다. 더욱이, 죽음의 권위를 입은 투사들에게는 감히 덤벼들 용기조차 나지 않는다. 나는 이만큼이나 소심하다.

맞서 싸워야 할 것은 권력이지 개인이 아니라고 스스로를 도닥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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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 찔끔찔끔 올리고 있습니다.. ㅠ_ㅠ 

오늘도 여전히 구름 한 점 없이 맑은 날씨다. 오전 일정으로 잡아 둔 Antelope Canyon Tour 는 이번 여행에서 유일하게 투어 형태로 예약해 놓은 곳이다. 사실 원해서 그런건 아니고, 지형 특성상 날씨가 안 좋으면 갑자기 물이 범람하는 곳이라(97년 급작스런 폭우로 십여명이 사망했다) 반드시 가이드와 동행해서만 들어갈 수 있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패키지는 두 가지, 일반 투어와 사진 투어가 있다. 당연히 사진 투어로 예약. 출발 시간이 9시 30분이니, 9시 정도에 맞춰서 여행사 건물 앞에 도착했다.

예약 확인하고 나니, 9시 15분까지는 이 곳으로 돌아오라고 한다. 예~ 하고 돌아서는데 뭔가 좀 이상하다. 지금이 벌써 9시 10분인데 5분 후에 돌아오라고 당부를 하는건 또 뭐며, 사람은 또 왜 이리 없지? 찜찜한 기분을 안고 차로 돌아가다가 보니 뭔가 머리를 번쩍 하고 스치는게 있다. 다시 안으로 들어가서 물어보니,

"Can you tell me what time is it now?"
"It's eight... ten"

둥... 그랬다. Arizona 주는 섬머타임을 실시하지 않는 주였다. 즉, Utah 에서야 지금이 9시 10분이지만, 여기 Arizona 에서는 아직 8시 10분인 것이다. 뭐, 시간 난 김에 아침이나 든든하게 먹어야지.. 라고 생각하려던 찰나, 엄청난 깨달음이 뒷통수를 강타한다. 그러니까.. 지금 시각이 8시 10분이면 해 뜨는 시각은 7시 반이 아니라 6시 반이 된다. 즉, 어제 봐 두었던 Monument Valley 진입로에서 일출 시간에 촬영을 하고 이 곳으로 와도 9시 전에 여유있게 도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으.. 주마다 시간이 다르다는 사실만 염두에 뒀어도 기막힌 장면을 찍을 수 있었거늘... ㅠ_ㅠ


Day 1 에도 나왔던 지도. Arizona 를 보면 여름과 겨울 시간대가 다르다고 나와 있다;;

후회해 봤자 이미 늦었고, 일단 아침부터 챙겨 먹자. 식사를 마치고 시간 맞춰 다시 여행사 앞으로 돌아오니 역시나 사람들이 꽤 많다. 잠시 후 작은 트럭을 개조한 듯한 차에 나눠 타고 드디어 Antelope Canyon 으로 향한다. Page 바로 외곽에 위치하고 있어 실제 이동시간은 10분도 채 안 된다. 출발해서 5분쯤 가면 Navajo Tribe 지역으로 들어가게 되고(이 곳에 들어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한다. 투어 비용에 포함), 그 곳부터는 강바닥처럼 보이는 모래밭을 달려 들어간다. 5분쯤 더 덜컹거리는 차 안에 앉아있으니 어느 사암 절벽 앞에서 차가 멈춘다. 절벽에는 세로로 길게 갈라진 틈(slot)이 나 있다. 저 틈이 바로 Upper Antelope Canyon 이다.

사진 투어와 일반 투어의 차이는 사실 시간 밖에 없다. 2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주어지지만, 장소를 독점해 쓰는게 아니라서 집중해서 촬영할 수 있는 시간은 결코 길지 않다. 공간 자체가 굉장히 어두운 곳이라서 장노출(15~30초)을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그 동안 누가 플래시를 터트리거나 렌즈 앞에서 왔다갔다 하거나, 레이저 포인터를 쓰거나 하면 그 컷은 날리게 되기 때문이다. 가이드가 계속 플래시를 쓰지 말라고 사람들에게 주의를 주긴 하지만 잘 통제가 되지 않는다. 대부분은 아예 자기 카메라의 플래시를 어떻게 끄는지를 모르는 것 같다.


Upper Antelope Canyon 입구

사람들이 이렇게 많이 부대끼는 곳에서는 늘상 작은 다툼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일반 투어로 온 관광객 중 나이가 꽤 지긋하고 몸이 비대한 할머니 한 분이 계셨는데, 움직이는게 힘이 드셨는지 선 채로 잠시 쉬고 계셨다. 그 때 관광 가이드인 젊은 여자가 할머니에게 옆으로 비키라고 몇 번 지시를 하자, 갑자기 이 할머니가 정색을 하고 묻는다. "Excuse me. Did you mean 'PLEASE'?" 그제서야 가이드도 화들짝 놀라면서 정중하게 다시 부탁을 한다. 존대와 하대는 존재하지 않는 언어이지만, 무례하고 공손함의 차이는 분명 존재한다는게 새삼 느껴진다.

아무튼, 사진 이야기로 돌아가면,

한여름에 오면 계곡 안으로 태양빛이 들어와 강한 spot light 을 만드는 경우도 있는데, 10월에는 태양의 고도가 이미 낮아져 그런 장면은 찍을 수가 없다고 한다. 대신 계곡 상단에서 반사되어 들어오는 빛이 만들어내는 미묘한 색의 변화가 주된 피사체가 된다. 물이 깎아내린 부드러운 곡면과 자연적으로 만들어지는 빛의 계조 변화가 어우러져 비현실적인 추상미를 만들어낸다. 수없이 사람들과 부딛히면서도 정신 없이 사진을 담다보니 어느새 2시간 반이라는 시간이 훌쩍 지나가 버린다. 촬영한 필름은 3통. 이 중에서 몇 장이나 걸질 수 있을지는 여행 끝나봐야 안다.(사실, 많이 못 건졌다 ㅠ_ㅠ)


불새가 날아오르는 듯한 느낌을 준다

이번 촬영에서 얻은 몇 가지 팁들.

  1. 대개 하늘을 향해 촬영을 하게 되는데, 반드시 그늘 안에 머물면서 촬영을 할 것. 워낙 어두운 장소라 눈으로는 차이를 잘 못 느끼지만, 그 미묘한 차이도 장노출에서는 플레어를 만들어낸다.
  2. 바닥이 전부 모래이고, 사람들이 많이 오가기 때문에 먼지가 굉장히 많은 편이다. DSLR 이 경우 먼지에 민감할 수 있으니 가능하면 렌즈를 교환하지 않는 것이 좋다. 굳이 망원렌즈 들고갈 필요도 없으니, 대략 28mm에서 100mm 정도의 줌렌즈 하나면 충분할 듯.
  3. 감도 50 필름이긴 했지만, 평균 노출 시간이 10~30초 정도로 어두운 곳이다. 당연히 삼각대는 필수고, 노출계, 릴리즈도 지참할 것. 브라케팅은 상식!


Antelope Canyon 의 여러 모습들

촬영을 마치고 Page 로 돌아오니 어느새 오후 1시다. 간단히 점심을 챙겨먹고 보급(?)을 마친 후 부지런히 다시 길을 나선다. Glen Canyon Dam Overlook 에 잠시 들른 후 US-89 도로를 타고 북쪽으로 향하니 얼마 지나지 않아 다시 Utah 로 들어선다. 근데 시간대가 또 바뀌는구나. 유타 시간으로는 벌써 3시가 가까워져 있다. 오늘 저녁은 캠핑을 해야 하기 때문에 해떨어지기 전에 캠핑장에 도착하는게 좋다. 예약해 둔 곳은 Escalante State Park. 직선 거리는 얼마 안 되는데, 중간에 Grand Staircase-Escalante National Monument 가 자리하고 있어 빙 둘러서 가야 한다. 그나마 질러 갈 수 있는 길로 경로를 잡는다.


Glen Canyon Dam

Grand Staircase-Escalante National Monument 를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도로는 몇 개가 있는데 모두 비포장 도로이다. 비가 자주 올 때는 진창으로 바뀌어 길이 막히기도 하기 때문에, Visitor Center 에 들러 그 날의 상황을 점검해보고 가는게 좋다. 오늘 도로 상황은 좋다고 한다. 중간에 Grosvenor Arch 와 Kodachrome State Park 을 들를 수 있는 Cottonwood Canyon Road 가 오늘 선택한 경로다. 거친 비포장 도로를 따라 메마른 땅을 가로지르는 즐거움은 각별하다. 대략 50마일 정도 길이를 달리면서 마주친 차량은 기껏해야 3~4대 정도. 중간에 Grosvenor Arch 는 잠시 들렀지만, Kodachrome State Park 에 왔을 때는 이미 해가 넘어가기 시작해 그냥 지나칠 수 밖에 없다.


Grand Staircase-Escalante N.M. 을 가로지르는 Cottonwood Canyon  Road 의 모습.


Grosvenor Arch


Limestone 으로 만들어진 Grosvenor Arch. 색이 부드럽다.

캠핑장인 Escalante State Park 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어둑해진 무렵. 서둘러 텐트를 치고 저녁 준비를 한다. 야영할 때 즐겨 먹는 Dried Food(음식을 말린건데, 뜨거운 물을 붓고 7~8분 기다리면 꽤 괜찮은 식사가 나온다. 오늘 저녁으로 먹는건 Teriyaki Chicken.) 에 참치 한 캔과 고추장(^^;)이 있으니 진수성찬이 따로 없다. 맥주 한 캔이 금방 사라진다. 계절이 계절인지라 역시 저녁이 되니 쌀쌀하지만, 또 벌레가 없다는 것은 큰 장점이다. 특히나 독충들도 종종 돌아다니는 땅이다보니 야영을 하려면 이래저래 신경이 쓰이는 곳인데, 그러고 보면 이렇게 약간 추울 때 오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 것 같다.


텐트를 친 모습. 사실 이건 다음날 아침에 찍은 사진이다;;

 
자기 전에 셀카 한 장 ^^; 조명은 난방 역할도 해 주는 gas lamp 다.

얼른 뒷정리를 마치고 텐트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는다. 피곤하기도 하거니와, 내일도 일찍 움직여야 하니 일찍 잠들어야 겠다. 침낭 속에 들어가 책이나 읽다가 스르르 골아떨어질 예정이다.

(to be continu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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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9-05-23 1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유타 여행기 끝날 때면 다음 여행 시작하는 것 아닐까 몰라요? ^^ㅎㅎㅎ
여행 와중에도 면도는 깔끔히 하셨네요. 부지런쟁이!
사진을 주욱 이어서 보니 무척 신비로워요.
고즈넉해 보이는 텐트의 풍경이 인상적이에요.
저 안에서 마주하는 혼자만의 시간이 몹시 부러워요.
여행기 잘 봤습니다.^^

turnleft 2009-05-24 04:46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글 쓰는게 왜 이리 느린지.. ㅠ_ㅠ

Kitty 2009-05-27 06: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턴레프트님 서재에서 사진은 많이 봤어도 얼굴은 처음 뵙네요.
(새삼)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turnleft 2009-05-27 08:21   좋아요 0 | URL
아, 왠지 손해보는 느낌은 뭘까요... -0-
소심해서 얼굴 알려지면 어디 가서 나쁜 짓도 못 하고 사는데 말이죠;;
 

http://www.hani.co.kr/arti/society/labor/355699.html

온라인 서점이라는 특성 상 알라딘 역시 배송이라는 유통 과정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을 것이다. 사실 한국에 있지 않은 관계로 알라딘에서 주문한 책을 택배로 직접 받아본 경험도 없거니와, 솔직히 말해 그간 생각조차 해 본 적 없기 때문에 알라딘에서 어떤 택배회사와 계약해서 배송을 처리하는지도 알지 못한다. 알라딘이 과연 택배업체와 "공정"하게 거래를 하고 있는지, 그 택배회사는 배송노동자와 어떤 관계를 맺고 있는지는 더더욱 아무런 지식도 없다. 따라서 그건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와는 거리가 멀다.

미국에서 생활하면서 가장 답답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택배다. 여기도 큰 온라인 쇼핑몰들은 일정 금액 이상을 사면 무료 배송을 제공하기도 한다. 문제는 무료 배송을 신청하면 대략 2주 정도가 지나야 물건을 받아볼 수 있다는 것. 좀 급하게 필요하면 유료 배송을 선택해 받는 수 밖에 없고(책 같은 경우 익일 배송 옵션 같은건 간혹 물건값에 육박하기도 한다 -_-), 그래서 여차하면 차 끌고 나가서 사 오는게 차라리 나은 경우도 많다. 왠만하면 무료 배송에 과장 좀 보태서 마우스 클릭하면 뒤에서 벨소리 울린다는 한국의 배송 시스템과 비교하자면 복장 터진다. 속도라는 측면만 본다면 말이다.

물론, 미국과 한국은 땅덩어리 크기 자체가 다르니 발생한 차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위에 링크해 놓은 기사를 보면 과연 그 뿐일까 라는 의심을 해보게 된다. 한국의 그 "빠른" 배송이 힘없는 배송노동자들의 일방적 희생에 기반해서 가능한 것이었다면, 미국의 "느린" 배송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닐 수도 있겠다 싶다. 일단 배송업체(UPS 나 FedEx 같은 대형 업체가 대부분이다)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정당한 댓가를 받을 수 있는 수익구조가 나올 것이고(예를 들어, UPS 는 미국 업체 중에서도 복지 혜택이 좋다고 알려져 있다. 배송을 하는 사람들도 모두 정직원.), 온라인 업체와 오프라인 업체 간의 균형을 맞춰 주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 것 같다. 나쁜 점은? 내가 클릭한 후 물건을 받기까지 시간이 좀 걸린다는 것.

근데, 처음부터 이런 배송구조에 익숙해져 있는 미국애들은 이게 불편하다는 느낌을 못 받는다고 한다. 온라인에서 물건 주문하면 응당 그 정도 걸리는 걸로 생각을 하는거다. 답답해 하는건 나처럼 한국에서 온 사람들. 그럼, 이걸 단점이라고 부르기도 좀 애매해진다. 애당초 편리함과 불편함이란건 상대적인 거니까. 거꾸로 생각해 보자. 물리적 거리가 있으니 미국처럼 1~2주일씩 걸리는건 좀 그렇다 쳐도, 2~3일 걸려서 물건을 배송받게 되면 그게 큰 일 날 일인가? 빨리 받으면 좋고 공짜로 배송해주면 좋은건 맞다. 하지만 우리의 편리함이 누군가의 희생에 기반하고 있다면, 오히려 충분히 감수할 수 있는 불편함 아닐까.

따지고 보면, 그 편리함은 우리한테도 마냥 공짜인건 아니다. 격무에 지친 택배기사의 불친절과 그로 인한 감정 소모도 우리가 부지불식간 지불하고 있는 비용에 속한다. 시간과 단가를 맞추기 위해 과속으로 고속도로를 질주하는 운송 차량들은 사고의 위험을 높여 누군가의 생명을 위협한다. 그로 인해 열악해지는 택배 노동자들의 노동환경과 저임금, 그 결과 그 가족이 겪게 되는 낮은 생활 수준 등은 고스란히 우리 사회의 엔트로피를 증가시켜 사회적 비용으로 계상된다. 이 모든 것이 속도 강박증에 시달리는 우리가 짊어져야 할 짐이다.

물론, 택배 받을 때 마음의 여유를 갖자는 이야기 같은걸 하고 싶은건 아니다. 주문 시에 "하루 정도 늦게 가져다 주셔도 되요" 라는 메모 남기는 걸로 뭔가 도움이 될거라고 생각치는 않는다. 사실 지금 필요한건 배송 시스템에 대한 일종의 "공정거래" 합의 같은거라고 생각된다. 하루에 어느 정도의 물류가 처리되려면 얼마 정도의 man-hour 가 필요하니 이 정도 비용이 필요하다는 객관적 기준을 가지고 배송비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잡아가야 할 일이다. 그래야 권력관계의 약자인 배송 노동자들이 모든 손해를 떠안는 구조가 바뀔 수 있을 것이다. 현재 진행되는 화물연대의 투쟁도 그런 맥락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고.

그럼 우리는 뭐하냐. 뭐,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화물연대의 투쟁을 지지하고 어쩌고 하는 일들이 있을테지만, 과연 그거면 충분한걸까 싶다. 크게 보면 우리 모두 택배 서비스의 이용자이고, 무료배송이니 당일배송이니 하는 떡고물에 열광(?)했던 사람들 아닌가. 그런 무임승차 아닌 무임승차가 쌓이고 쌓여 오늘날 택배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으로 이어졌다면 과장이 될까? 만약 건강한 유통 구조가 정착되어 배송을 위해 시간과 돈을 더 들여야 한다면 기꺼이 감수할 수 있을까? 택배업체들이 과도한 경쟁을 내세우며 택배 노동자들에게 열악한 조건들을 강요할 때, "우린 그런 강요 한 적 없다"며 자신 있게 나설 수 있을까?

쉽지 않은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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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불복종 하는 삶
    from 달리는 포장마차 2009-05-20 20:52 
    내가 아는 어떤 분은 아직도 동네 서점에서 책을 사죠. 이제 몇 안 남은 서울의 사회과학서점이지만 그래도 늘 필요한 책이 비치되어 있는 경우는 드물어서, 그래서 사고 싶은 책이 생기면 전화로 책을 주문하고 삼사일 뒤에 연락이 오면 가서 구입을 한답니다.  나도 여기 알라딘에서 책 구입을 많이 하는 편은 아니지만, 책만이 아니라 온라인 쇼핑을 거의 하지 않는 편에 속합니다. 그런데 나같은 경우는
 
 
Kitty 2009-05-20 0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저 이 페이퍼에 전적으로 동감해요. 예전에 인간시대(?)같은 프로그램에서 격무에 시달리는 택배 기사들을 다룬 적이 있는데 정말 너무들 고생하시더라구요. (물론 그렇다고 나쁜 서비스 받으면 열안받는건 아니지만;;)
뭔가 구조적인 조정이 있어야 할 것 같아요. 택배비를 내리는 것도 좋고, 무료 배송도 좋지만, 그 부담이 전적으로 기사들에게 가면 너무 불합리하죠.
미국 택배는...-_- 이젠 그냥 포기;;;;;;
저희 동네 UPS 아저씨는 사람이 있건없건 문앞에 던져놓고 가요 -_-

turnleft 2009-05-21 03:12   좋아요 0 | URL
뭐랄까, 사는게 점점 복잡해져요. 생각 없이 살다 보면 어느새 다른 사람, 그것도 가뜩이나 힘든 사람들 어깨 위에 짐 하나씩 더 얹으면서 살고 있다니까요..

BTW, 저는 미국에선 대부분의 택배를 회사로 배달시키기 때문에 택배 때문에 고생해본 적은 없네요 ^^;

다락방 2009-05-20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TurnLeft님.

turnleft 2009-05-21 03:12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다락방님 :)

하이드 2009-05-20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제 일본에서 보낸 물건이 어제 아침에 도착하더군요 -_-a
뭐, 다른 얘기지만, 미국 UPS 는 배송 할때마다 느끼지만, 정말 불친절의 대명사. 우체국마다 다르겠지만, 뉴욕과 필리에서 몇번 이용해봤는데, 몇번이지만, 정말 100% 불쾌했다죠.

당일배송의 경우에는 그래요. 택배아저씨와 친해지면, 유두리있게 넘어가는 경우 있고, 당일배송 주문하는 물품 열개중에 한두개 정도만 당일에 필요하긴 하지만, 인터넷 서점에서 '당일배송' 건 것에, 그 한 두개가 당일배송 안된다고 화내는 것이 소비자를 탓할 일은 아니겠죠. 죄책감을 가질 필요도 없구요. 꼭 필요한 당일배송과 당일배송 안되도 되는 것이 구별되지 않는 것은 여러모로 낭비지만, 당장은 소비자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네요.

당일배송, 반값할인, 쿠폰, 알사탕, 뭐 이런것들이 결국은 책값으로 소비자에게 돌아온다고 보기 때문에,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특히 반값 할인의 경우에는 사고 싶은 책들이 올라와도 구매를 끊었지요. 불과 몇년전에 출간되었던 책들의 가격이 죄다 몇천원씩 오른 것은 종이값이 오르고, 환율이 올라서만은 아니지 싶습니다.

당일배송의 경우 요금을 따로 받는다면, 필요할 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말대로, 제가 당일배송으로 주문하는 것들의 8-90%는 당일배송이 필요하지 않은 책들이니깐요.

turnleft 2009-05-21 03:15   좋아요 0 | URL
일단 당일배송이라고 못박아 버리면, 사람들이 그걸 기대하게 마련이죠. 정말로 당일 받는게 필요했던 사람이 약속과 달리 당일에 못 받으면 그건 정말 문제가 될테구요.

여러 의견들처럼, 서비스 차별화가 되면 괜찮을 것 같아요. 일반적인 택배 가격을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과 동시에 조금 더 비싼 옵션을 선택하면 당일에도 받을 수 있게 해주는 등 말이죠.

웽스북스 2009-05-20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어요 turnleft님.

소비자의 권리에 대해 우리나라만큼 생색내며 목소리 높이는 곳이 또 있을까 싶어요- 택배 하루만 늦어도 파르르 파르르거리는. 빠르게 갖다주는 건 편하지만 굳이 빠르게 오지 않아도 되는 것까지 지나치리만큼 에너지를 낭비하면서 빠르게 받고 있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고요- 책한권을 이렇게까지 뻑적지근하게 포장해서 받아야되나 싶기도 하고...그러면서도 사실 저 역시 무료배송과 당일배송의 달콤함에 길들여있던 사람이기도 하고요..

정말 택배문제는 불안불안했던 문제인데 이렇게 수면위로 올라오게 되네요- 이렇게해서 유지가 될까 싶은 것들은 역시나 안에 무언가 곪고 있는 거라는 걸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어요- 건강한 구조를 만들기 위해서는 역시나 우리가 어느 정도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거겠지요- 그렇지만 오늘도 배송료를 안내기 위해 이것저것 골몰하는 저 자신은 참 모순적이긴 하네요- 흐.

turnleft 2009-05-21 03:16   좋아요 0 | URL
아.. 불안해 하셨다니, 웬디님 더듬이는 아직 건강하네요. 저는 꼭 이렇게 일이 터져야 비로서 생각이 그 쪽으로 간다니까요.. ㅡ.ㅜ

바이런 2009-05-20 1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하는 글입니다. 비슷한 예로 버스운전사분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도 있겠죠. 우리의 편리함이 누군가의 희생에 기반한다.. <- 많은 생각을 해보게하는 구절이네요.

turnleft 2009-05-21 03:19   좋아요 0 | URL
우리 사회가 서비스업을 대하는 태도들이 대개 그런 것 같아요. 큰 틀에서 이해하기보단, 당장 나와 맞닿는 태도나 행동들만 가지고 판단을 하지요. 이 모진 세상 함께 살아가는 또 다른 개인에 대한 연대의식 같은게 부족하달까요..

마법천자문 2009-05-20 1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일 배송' 이란 제목으로 제가 비슷한 글을 쓰려고 했는데 먼저 써버리셨네요. 미워미워미워!

turnleft 2009-05-21 03:19   좋아요 0 | URL
지금 쓰셔도 저보다는 훨씬 재밌고 위트있는 글이 나왔을 것 같은데요.. ^^;

마늘빵 2009-05-20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 택배 기사의 죽음' 보도 이후 이런 생각을 해봤습니다. 소비자가 어떻게든 빨리 물건을 받아보고자 택배 기사를 너무 혹사시키는 게 아닌가 하는. 2,500원으로 운송료는 오르지 않았지만, 택배 기사는 당일배송으로 더더욱 바빠졌죠. 게다가 택배 한 건당 돌아가는 몫은 10년 전보다 못하다니. 쇼핑몰 사이트에서 배송 기간을 선택할 수 있게 해주면 어떨까 싶습니다. 당일을 원하는 사람은 당일을, 그렇지 않은 사람은 보통 배송을.

turnleft 2009-05-21 03:24   좋아요 0 | URL
글을 쓰면서 일부러 해법보다는 문제의식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일단 문제의식을 공유할 수 있다면, 접근하는 방식에 따라 해법은 좀 달라질 수도 있다고 봐요. 예컨데 유통망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는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고민하기 힘든 부분이잖아요. 당일 배송과 일반 배송(2~3일 소요)을 어떻게 구분해서 배송망을 갖출 것인가는 현업에서 종사하시는 분들의 지식과 아이디어가 있어야겠지요.

아무튼, 소비자들이 "합리적인 해법이 있다면, 비용을 더 지불할 의사가 충분히 있다"라는 것만 보여줘도 큰 힘이 될거라고 생각합니다.

레와 2009-05-20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을 한번밖에 할 수 없어 아쉽네요.
공감가는 글입니다.


^^

turnleft 2009-05-21 03:25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마음으로 백만번 추천 받은걸로 할께요 ^^

BRINY 2009-05-20 14: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갑니다. 당일배송, 총알배송보다는 지정한 날짜 배송이 더 고맙고 추가요금 지불할 의사도 있는데, 그런 서비스는 안되나 보네요...

turnleft 2009-05-21 03:30   좋아요 0 | URL
역시, 택배회사들이 그동안 고객 서비스를 개선할 노력은 안 하고 단가 후려칠 생각만 했다는게 여실히 드러나는군요. 의견을 조금만 모아보려 노력했어도 훨씬 좋아졌을텐데 말이죠.

새초롬너구리 2009-05-20 1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전 지정일에 오지 않으면 복장터지고 그랬는데 (정말 필요한건 가서 사는게 더 낫기엔, 서울은 많이 밀리고 주차하기도 주차비도 비싸거든요. 일일주차가 15,000원인데 거긴 얼만가요?), 택배에 대한 다큐멘터리 하나 보고 좀 미안해졌어요. 그다음엔 그냥 지정일보다 빨리오면 좋은거고 (게다가 아마존 배송은 지정배송업자를 통해서 오느라 가끔 중간에 누가 박스를 뜯어서 비싼책을 훔쳐가곤해서, 반즈앤노블로 바꿨지요. 사실 검색이나 일반 내용은 아마존가서 보면서...ㅡ.ㅡ) 그냥 릴랙스 하지요. 그랬더니, 생각치않았다 받는 즐거움이 쏠쏠합니다.

turnleft 2009-05-21 03:34   좋아요 0 | URL
시애틀은 다운타운 한가운데가 아니면 주차비는 대부분 공!짜! 랍니다 ^0^
암튼, 한 템포 느리게 가도 크게 문제될 것 없다는데는 대개 공감을 하네요.

2009-05-20 18: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5-21 0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푸른신기루 2009-05-20 2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공감하는 글입니다.
당일 배송, 총알 배송에 열광하는 그 편리함 이면의 희생을 너무 외면했던 것 같네요.

turnleft 2009-05-21 03:45   좋아요 0 | URL
사실, 몰랐잖아요.

큰 틀에서 보면, 이렇게 불평등한 권력관계가 유지될 수 있는 구조가 문제인 것 같아요. 그래서 노동조합 같은 것들이 필요한건데, 노조라고 하면 일단 때려잡고 보자는 식의 대응이 먹히는 나라가 지금의 대한민국이네요..
 



어제 저녁 서점에 마실 나갔다가 우연히 발견한 책. 지금까지 본 책 중 가장 예쁜 책이었다고 생각이 되네요. 책장 주변도 은색으로 칠해놔서(왜, 그, 성경책 책장 보면 금색으로 칠해 놓은 방식 있잖아요) 진짜 초컬릿 은박지 같더군요. 왠지 부욱~~ 찢어버리고 싶은.. ^^;

뭐, 그렇다고 샀단 얘긴 아니고.. 초컬릿 레서피 따위..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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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09-05-15 1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와. 진짜 초콜렛 같아요. 근데 크기도 엄청 크네요. 찬조출연한 손은 TurnLeft님의 것인가요?

turnleft 2009-05-16 03:44   좋아요 0 | URL
Chocolate lover's "handbook" 이라고 하기엔 좀 크더군요. 한 손으로 들고 사진 찍으려니 부담이 될 정도였으니;; 손은 제 손 맞아요~ ^^;

마노아 2009-05-16 0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책이 맛있어 보여요! 저도 턴님의 손이 먼저 눈에 들어옵니다!

turnleft 2009-05-16 03:45   좋아요 0 | URL
제가 손은 좀 예쁘..쿨럭;;

Kitty 2009-05-16 06:21   좋아요 0 | URL
아 턴레프트님 이 댓글 보고 회사에서 푸하하 웃었네요 ㅋㅋㅋ
정말 손이 여자손차럼 곱고 예쁘시네요. 책도 너무 예쁘구요.

turnleft 2009-05-16 10:03   좋아요 0 | URL
왜 웃으셨을까요. 설마 귀..귀..귀여워서?(퍽!)

마노아 2009-05-16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거기 추워요? 옷이 두터워 보여요.

turnleft 2009-05-17 03:31   좋아요 0 | URL
예, 아직은 저녁 때는 좀 쌀쌀하네요. 그래도 외투 없이 저런 후드티 하나 입고 돌아다닐 수 있으니 많이 따뜻해졌죠 뭐 ^^

hnine 2009-05-17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먹는 것 관련 책들은 대개가 예뻐요. 눈길을 끌지요. 들춰보게 만들고요.

turnleft 2009-05-18 03:48   좋아요 0 | URL
네, 그렇더라구요. 먹음직한 음식들로 표지를 채워 놓으니 일단 집어들어 보게는 되지요. 덕분에 배가 고파져서.. ^^;

무스탕 2009-05-18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남자를 볼때 제일 먼저 손을 봐요.
제가 손이 안이뻐서 손 이쁜 남자가 좋거든요.
그런점에서 턴님은 합격이야요. ㅎㅎㅎ

turnleft 2009-05-19 01:01   좋아요 0 | URL
엇, 사진 보내드린걸로 이미 합격 아니었나요? ㅎㅎ